>> 당선 소감

김정현

국어교육과 4

제 시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생 실습 마지막 날에 당선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 달 동안 고생했다고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살면서 왜인지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보잘것없지만, 그냥 잊어버리기엔 아까운 그때의 기분이나 감정을 형태로 남겨 놓고 싶어서 시를 써보기 시작했습니다. 언어로 죽 늘어놓고 한 발짝 물러서서 보니 내가 경험한 것들이건만 낯설고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낡은 기억들도 시로 옮겨놓으니 더 선명해지고 애틋하게 여겨졌습니다. 이런 게 참 재미있어서 가끔 쓰는 일기 같은 느낌으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당선작인 <도깨비 이야기>는 제가 어릴 적 아버지가 해주신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습니다. 언제 이 이야기를 해주셨는지는 저도, 아마 아버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잊히지 않고 오래 남아 있는 기억 중 하나입니다. 떠올리면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 시로 옮겼을 때도 애착이 갔습니다. 당선작으로 선정되어 흐뭇한 마음입니다.

또 이 시를 쓸 때는 <불한당들의 세계사>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공 교수님께서 수업 시간에 지나가듯 언급하셨던 책인데, 소설임에도 마치 시를 쓰듯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이 시도 그런 느낌으로 써보고 싶었는데 성공적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선작 외에도 출품한 다른 시에, 또 제 메모장 안에 있는 모든 시에는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은 애틋한 것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 애틋한 것들을 어떻게 언어 속에 잡아둘지 고민하는 게 바쁜 일상 속 하나의 낙이 된 요즘입니다.

이번 당선으로 시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고민하는 즐거움도 배가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입니다. 제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로 그런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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