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소 대나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얼마 전 제주중앙여고 정문 옆에 걸린 현수막 문구에서 그 존재를 알게 됐다.

중국 극동지방에서 자라는 이 대나무는 씨앗이 뿌려진 후 4년 동안 단 3㎝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러다 5년이 되는 해부터는 매일 30㎝씩 폭풍 성장하고, 6주차가 되면 15m 크기로 자라나 그 주위를 울창한 대나무 숲으로 만든다.

모소 대나무에게는 지난 4년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식물 전문가들이 땅을 파봤더니, 이 대나무는 그 기나긴 시간 동안 깊고 단단한 뿌리를 땅속에 내리고 있었다. 엄청난 도약의 힘을 만들기 위해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모소 대나무는 학업과 취직 등에 얽매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사는 대학생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4년이란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공통점도 있다. 인내와 기다림이 있어야 열매가 달기 때문이다.

대학생활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시간적으로는 여유가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사회생활에 앞서 준비 단계로써 인생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이나 식생활을 한꺼번에 바꾸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일을 할 때에 있어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거창하게 계획을 짜다보면 금세 힘이 빠지기 십상이다.

그러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얻는 것은 작지만 성취감은 느낄 수 있다. 이런 작은 계획들이 모여서 삶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 가령 몸짱이 되고 싶다면 하루에 푸시업 100개를 한다거나, 윗몸일으키기 100회를 하는 것도 변화의 포인트(씨앗)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물 한잔을 마시고, 잠이 들기 전에 물을 한잔하는 습관도 몸의 변화를 불러온다.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소소한 일을 꾸준하게 한다는 점이 곧 변화의 시작이다. 대학생이니, 학업에도 충실해야 한다. 여기에 취업과 관련한 자격증 공부는 필수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무의미하게 쳇바퀴 돌듯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 졸업 후에는 사람마다 아주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같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모든 일에는 실현가능한 계획과 집중도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실력 차이가 큰 두 팀 간의 축구경기에서 열세인 팀이 이기는 변수가 종종 생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승리를 위한 열정과 집중력이 좋은 결과를 낸다. 대부분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대학생활도 즐겨보지도 못하고 2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 일상회복을 통해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하지 못한 일들을 한껏 누릴 수 있는 시간이 도래했다.

모소 대나무는 벼과 식물로, 잎이나 줄기, 그리고 성장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대나무인 "모죽"이라고도 불린다.

모소 대나무가 주는 교훈인 인내와 기다림. 남은 대학생활 동안 자신의 실력을 충전하고,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힘찬 도약의 힘을 축적하는 시간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 뿌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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