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긍정적 파장 일으킬까
8월 11일 서울 국회서 고래 보호 위한 토론회 열려
“비봉이 방류, 인간 중심 아닌 고래 중심으로 이뤄져야”

서울 국회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2년 여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제주 고래들이 직접 언급되면서 고래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드라마에서 수족관 속 돌고래가 처한 현실이 드러나 돌고래 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나서기 시작했다.

◇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현재 상황은

8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를 위한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위성곤 국회의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주최한 토론회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전문가 주제발표와 관계자들의 종합토론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로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장수진 소장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위협요인 및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장 소장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핵심 서식지, 주간 행동 패턴 분포, 출생과 사망 등에 관한 연구를 소개했다. 또한 돌고래에게 위협이 되는 요인으로 해양쓰레기, 돌고래 관광, 선박충돌 등을 꼽았다.

더불어 장 소장은 “특히 관광업체뿐만이 아니라 관광업체로 규정되지 않은 선박이나 해양 스포츠인들이 돌고래를 보면 다가온다. 그런데 이 부분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 단체도 없고 교육이 진행되지도 않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돌고래에게 과도하게 접근하는 것은 돌고래가 먹이 사냥, 섭식 활동, 사회활동에 쏟는 시간을 줄어들게 한다”며 이와 관련한 규제와 모니터링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이에 해양환경공단 황인서 처장은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지킴이 운영 현황’을 주제로 현재 이뤄지는 규제 상황을 발표했다. 황 처장은 작년 10월쯤 제주에서 돌고래를 지키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현장에 배포했으며, 현재는 남방큰돌고래 생태 지킴이를 선발해 선박 운영업장, 지역 주민, 관광객 등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지킴이’는 돌고래 선박 관광을 활성화하면서 국내 유일의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올해부터 시행한 제도다. 지킴이들은 현장의 개선점을 제시하거나 실제 관광 선박에 탑승하며 점검 활동도 수행한다. 지킴이뿐 아니라 해양환경공단의 자체 점검 또한 진행된다.

황 처장은 생태지킴이가 점검한 결과를 바탕으로 “특정 업체에서 선수파 타기를 유도하고, 접근 제한 거리를 넘거나, 속도를 위반하는 사례가 성수기에 많이 발견됐다. 이는 관광업체뿐 아니라 승선객들에 대한 고래 관람 교육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리플릿, 매표소 앞 포스터, 방송 등을 제공해 관련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김병엽 교수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해양방류 계획’ 발표가 이어졌다. ‘비봉이’는 2005년 제주에서 포획된 남방큰돌고래이며, 포획 당시 5세로 17년이 지난 23세에 수족관에서 나왔다. 비봉이가 방류된다면 2013년 제돌이를 시작으로 전국 수족관에 있던 모든 남방큰돌고래 개체 8마리가 모두 방류되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비봉이는 가두리 안에서 활어 섭식, 다른 돌고래와의 교감 등 야생 적응 훈련을 하고 있고, 8월 말에서 9월 초에 서귀포시 대정읍 바다에 방류될 예정이다. 비봉이가 있는 가두리 주변에 CCTV를 설치해 가두리 주변에 오는 다른 남방큰돌고래, 선박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 교수 또한 적응 훈련을 위해 대정읍 신도리 어촌계에서 24시간 대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과거의 경험을 미뤄 ‘비봉이’ 방류해야

주제발표에 이어 비봉이 방류 훈련과 관련한 종합토론 및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육근형 실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 △국립수산과학원 손호선 연구원 △고래연구센터 이경리 연구사 △해양수산부 이재영 해양생태과장과 앞선 발표자 3인이 참석했다.

특히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대표는 2017년 방류했으나 생사 확인이 되지 않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금등이, 대포를 언급하며 과거 방류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과거의 금등이, 대포 방류 작업 때 돌고래 중심이 아니라 인간 중심에서 방류 계획을 세웠다. 2017년에 서울대공원이 돌고래 쇼장을 폐쇄하고 ‘돌핀 프리’를 선언하면서 급하게 야생 방류 결정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봉이는 방류 날짜를 미리 특정하지 않고 충분한 적응 기간을 갖게 하고, 비봉이가 야생 무리와 교감하고 소통하는지 긴밀히 확인할 것이며, 인간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박 접근을 막고 야생 적응 훈련과 방류를 모두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며 비봉이 방류는 고래 중심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밝혔다.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입니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일 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 제도예요. 평균 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합니다.”

위 내용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온 돌고래에 대한 언급 대사 중 일부다. 주인공 우영우는 돌고래에 관심이 있을뿐더러 돌고래 환경을 위해 앞장서는 인물로 등장한다. 

해당 드라마의 시청률이 약 15%를 기록했고 SNS에서도 지속적인 언급이 이뤄지면서, 대중들의 관심이 드라마 속 자주 언급되는 돌고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서도 토론회를 통해서 보호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각종 언론에서도 고래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돌고래 및 해양생물 환경 개선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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