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바다 정화 봉사활동 시작해
“자신의 쓰레기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

>>인터뷰-한주영 세이브제주바다 대표

한주영

세이브제주바다 대표

세이브제주바다는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바다정화 봉사활동을 하고,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하고 있는 비영리법인이다. 

▶바다 정화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나는 제주도 북동쪽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매일 바다를 놀이터 삼고 온 동네 바닷가를 휘젓고 다니곤 했기에 바다는 나의 일부였다. 그러다 2014년에 발리로 서핑을 가게 됐다. 하루는 비 오는 날에 서핑하다가 쓰레기에 둘러싸인 적이 있다. 그때 충격을 받아 처음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후 2017년에 고향으로 돌아왔고, 여기도 해양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왜 정부와 동사무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안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우연히 테드 토크를 보게 됐다. 발리에 사는 두 명의 자매가 ‘Bye Bye Plastic Bags’이라는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하는 내용이었다. 이 친구들이 캠페인을 시작했던 나이가 10살과 12살이었는데, 이것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전에는 환경운동이라고 하면 무언가 대단하고 완벽한 사람들만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영상을 통해 ‘환경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 실천하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한 달에 한 번 바다 정화 활동을 위해 무작정 친구들을 모아 활동한 것이 그 시작이다.

▶많이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의 종류는.

거의 플라스틱이다. 말통, 그물, 밧줄, 비닐봉지, 페트병, 스티로폼, 부표 등 엄청나게 많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버려진다. 종류로 따지자고 보면 어업 폐기물과 일반 생활 쓰레기로 나눌 수 있다. 어업 폐기물은 무게도 많이 나가고 해류에 따라 겨울에는 제주 북쪽 해안에서 많이 발견된다. 양식장에서는 플라스틱 부표 같은 어업 폐기물이 많이 몰려온다.

여름 같은 경우에는 일반 생활 쓰레기가 많고, 그중 제일 많은 것인 생수병이다. 여름에는 피서객, 해수욕객, 캠핑족이 많이 오는데 바다 근처에 버려지는 일반 생활 쓰레기가 엄청나다. 아무래도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쓰레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바다 정화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고민이 있는지.

환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이 많아진 건 사실인데, 아직 관심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우리의 모습을 누군가가 보고 같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매일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람들의 눈에 단순히 쓰레기 치우는 사람으로 보인다. 

특히 해변 쪽으로 가서 청소하다 보면 사람들은 여기를 지나가면서 예쁜 바다를 바라보는데, 우리는 바다를 등지고 돌 사이에 쓰레기를 꺼내고 있다. 이 광경이 되게 신기하다고 생각한다. 선을 하나 사이에 두고 한쪽의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팔아먹고, 한쪽의 사람들은 그 더러운 것을 치우며 아름다움을 지켜주기 위해 행동한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시선만 조금 돌리면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이 아닌, 이 아름다운 바다를 지켜주기 위해 우리가 뭘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제주 바다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쓰레기는 자신이 책임지기, 책임지고 싶지 않다면 만들지 않기. 여행을 왔다가 육지에 있는 자기 집으로는 쓰레기를 못 가져가지만, 숙소로는 가져갈 수 있다.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어디 가서 함부로 버릴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실제로 상자 비슷한 것만 보이면 사람들이 이게 쓰레기통이 아님을 알면서도 계속 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상자가 없어도 누군가가 버리기 시작하면 이걸 치워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고, 계속 그 위에 쓰레기를 버린다. 쓰레기를 본인이 생각하는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장소가 아니라 실제 쓰레기통에 잘 버리는 것만 지켜도 깨끗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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