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세간의 환호를 받은 두 명의 젊은 정치인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다. 

두 사람은 여러모로 대비되는 구도를 만든다. 두 사람은 여당과 야당, 남성과 여성, 안티 페미니즘과 페미니즘 등 각각의 가치를 대변하는 정치인으로 자리 잡으며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두 사람의 직책이 전 직책인 이유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두 정치인은 선거를 치른 후 몸담았던 당으로부터 배제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소포모어 징크스가 있다. 이는 2학년(sophomore)과 징크스(jinx)가 합쳐진 말로 첫해 또는 첫 번째 활동보다 두 번째 활동이 부족하거나 부진한 경우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 징크스가 매번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이 징크스를 앓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프로스포츠의 신인왕이 이듬해 부진하거나, 1집 앨범이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았던 가수가 2집 앨범에서 혹평을 받거나, 영화의 속편이 흥행에 참패하는 등 스포츠와 문화ㆍ예술의 세계는 이 징크스가 유난히 자주 적용되는 듯하다.

소포모어 징크스의 원인은 분야에 따라서 달리 분석되지만, 첫해 또는 첫 작품의 성공에 따른 과도한 기대와 심리적 부담이 원인이라는 데에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스포츠에서는 상대의 치밀한 분석과 견제가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문화ㆍ예술 분야에서는 자신에 대한 자만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소포모어 징크스의 원인은 두 번째가 아니라 첫 번째 성공에 있다. 준비되지 않은 성공은 이후의 좌절을 잉태한다. 내면의 힘과 역량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공은 사상누각을 쌓는 일이 되고, 창업보다 수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 

두 명의 젊은 정치인을 보면서 소포모어 징크스를 떠올린다. 정제되지 않은 말, 기존 질서와의 충돌, 감정의 여과 없는 분출 등 겉으로 드러난 부정적 요인은 차치하고 두 사람이 그 직책을 맡을 역량을 키워왔는지 자문해볼 일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중책은 오히려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면 자리가 사람을 거부하기도 하는 법이다.

바야흐로 청년 주권 시대이다. MZ세대가 화두가 되고, 모든 정책의 초점이 청년에게로 향한다. 새 도정이 제주형 청년 주권 실현을 위한 여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책 결정 권한을 갖는 제주청년주권회의, 청년참여예산제, 청년비서관, 청년원탁회의 등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여러 청년정책 모델을 구축하려고 한다.

그러나 제도가 갖춰진다고 해서 청년 주권이 실현되는 것일까. 

청년이 주체로 서는 힘은 결국 청년의 자율적 참여와 역량에서 나와야 한다. 우리 청년들이 내면의 역량을 키우며 굳건한 성공의 토대를 쌓아 올리기를 바란다. 그 토양 위에서 권리를 위한 투쟁과 굳건한 청년 주권 시대를 열어가기를 바란다. 준비된 자에게 징크스는 단지 허구의 관념일 뿐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