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걸어 다니는 굴뚝이 참 많다. 하루종일 나는 본의 아니게 걸어 다니는 굴뚝 옆을 지나친다. 그 사이 내 옷에는 굴뚝연기가 잔뜩 벤다. 그리고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이런 일은 비흡연자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쉬는 시간에 잠깐 바람을 쐬러 나오면 밖은 이미 담배 매니아들 천국이다. 그들은 창가에 기대어 담배 한 모금을 피워댄다. 그 곳을 지나가기 위해 비흡연자들은 숨을 가다듬고 호흡을 멈춘다. 흡연자들은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 거리낌없이 문턱을 지키고 서 있다. 교양동 경우, 문턱 앞에서 피워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꽁초를 창 밖으로 아무생각 없이 던져 버린다. 건물 뒷 쪽은 그야말로 신종재떨이(?) 마냥 버려진 꽁초들이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다. 또 도서관은 흡연자들의 낙원이다. 커피자판기가 설치돼 있는 휴게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곳은 더 이상 휴게실이 아닌 흡연실로 통한다. 아니나 다를까 자판기에는 이런 말이 붙여져 있다. ‘담뱃재를 바닥에 떨지 마세요!’라고. 그곳을 가득 메운 담배연기를 피해 비흡연자들은 다른 곳에서 커피를 마신다. 이는 뭔가 바뀌어도 확실히 바뀐 일이다. 화장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여성 흡연자들도 많이 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아직까지는 사회시선이 곱지 않아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운다. 그러다 보니 화장실에 꽁초가 많아졌다. 결국 마지막 칸에는 그들을 위한 재떨이가 마련됐다. 어쩌다 그곳을 사용하게 되면, 숨이 막힐 정도이다. 건물 밖도 다를 것은 없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다 꽁초를 버릴 휴지통이 멀다 싶으면 별 생각 없이 꽁초를 바닥에 버린다. 물론 꽁초와 함께 침, 가래도 한번 뱉는다. 야외박물관, 야외음악당, 한라터 등등은 늘상 버려진 꽁초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와중, 얼마 전 기쁜 소식은 전해들었다. 내년 하반기부터정부중앙청사, 보육시설, 유치원, 초중고교, 의료기관 등이 절대 금연 건물로 지정되고 위반자에게는 최고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보도이다. 이는 간접흡연의 폐해를 어느 정도 최소화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런 법이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라고 본다. 흡연자들이 자신의 흡연권리 행사와 함께 담배연기가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그 뒷 처리에도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유와 함께 책임이 늘 수반된다는 상식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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