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본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지금은 통역대학원 한영과에 재학 중이다. 나는 해외에 나가 본 적이 없다. 어학연수나 배낭여행도 가보지 못했다. 이건 자랑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소위 ‘외국 물 못 먹어봤다’는 것으로 글의 서두를 장식하는 이유는 혹시 외국에 나갈 형편이 못 되는 학생이 있다면 국내에서도 영어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최근 정규 TOEIC 시험에서 만점인 990점을 받았다. 결코 요령으로 받은 점수가 아니다. 꾸준한 공부가 밑거름이 되었다. 후배들에게 영어공부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말하기부터 시작하라. 영어회화를 처음 시작할 당시 나의 회화수준은 거의 벙어리 수준이었다. 그래서 좋은 표현을 많이 암기하고 입으로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연습했다. 강의 시작 직전이나 출석체크하는 시간, 그리고 강의실 이동하는 시간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하루 20 문장은 외울 수 있었다. 이렇게 1년 동안 책 3권을 외웠다. 그러저럭 영어로 대화를 할 정도의 수준은 됐다.  

청취는 쉬운 것부터 시작해라. 처음부터 어려운 CNN 등으로 도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TOEIC, TOEFL, EBS 방송 등을 적극 활용하라 권한다. 나의 경우 청취에 하루 2시간 이상 할애했는데 3년 동안은 CNN보다는 TOEIC, TOEFL, EBS 방송 자료를 가지고 기본을 확실히 다진 후에 CNN을 받아쓰기 시작했다. 1주일에 3번 3분 분량의 뉴스를 녹음하고 받아썼다. 이렇게 2년 정도 하니까 조금 들을 만 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CNN을 켜놓고 그 앞에 앉아있는 것은 별 도움이 안된다. 처음에는 적은 분량이라도 반복해서 듣고 받아써보는 것이 좋다.
 독해력을 꾸준히 늘려가라. CNN 등을 뉴스 방송을 듣고 이해할 수 있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독해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읽고도 이해 못하는 걸 어떻게 듣고 이해할 수 있겠는가? 궁극적으로는 연음현상 몇 개 안다고 청취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나의 경우 독해는 Newsweek와 영미소설로 했다. 사실 전공이 영어영문학이었다 보니 전공서적 다 원서고 그걸 꼼꼼히 읽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독해력이 향상되었다. 전공서적은 수업 전에 다 읽고 수업을 들었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시사영어를 보충하기 위해 Newsweek를 읽었다. 다 읽지는 못했고 하루에 기사 하나 정도를 정독했다.
 마지막으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라. 스터디 모임은 아침에 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대학 4년 내내 아침 7시에 스터디 모임을 가졌다. 아침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는 연습이다.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는 함께 연습하는 것이 좋다. 통역대학원 학생들도 몰려다니면서 꼭 파트너와 통역연습을 한다. 그리고 청취, 독해 학습 분량도 엄청나다.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도 해야 실력이 향상된다.
 학습방법을 일일이 제시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다. 방법론을 일일이 제시할 필요도 없다. 정작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한 걸음씩 내딛다보면 각자에게 적합한 방법이 생긴다. 영어공부는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오르듯이 하라고 권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만일 연어가 강물의 흐름보다 더 힘차게 헤엄치지 않는다면 늘 제자리에 있거나 강물에 쓸려 내려 갈 것이다. 영어공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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