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공과대 C동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지역 BI활성화에 관한 세미나')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단과대 축제를 통해 학과마다 전시회 및 학술제가 개최돼 학생들이 그 동안 갈고 닦아왔던 실력들을 발휘했다. 학술제란 말 그대로 자신이 연구한 학문을 발표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계발 뿐만 아니라 전공 학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대부분의 전시회 및 학술제는 축제기간동안 ‘보여주는 식’으로 끝이 난다.

  현재 대부분의 학과들은 2·3학년을 중심으로 전시회 및 학술제를 준비하고 기간은 약 한 달에서 두 달 사이다. 주제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현상이나 각 연구 분야 파트를 만들어 파트별로 토론을 거친 후 결정해 논문을 발표한다.

  학술제를 통해 얻어지는 효과는 크다. 학술제를 통해 자기계발은 물론 1학년들에게 학과 정보를 알릴 수 있으며 학과 홍보에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학술제 이후 대회에 출품되거나 학술제를 통해 산업체와의 연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자기만족’으로 끝이 나고마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해 김연희(사회교육 3) 학생은 “학생들 모두 학교행사나 개인생활로 바빠 시간내기가 어려워 참가인원이 다 모이기가 힘들었다”며 “다른 단과대와는 달리 외부 지원금이 없어 학생들이 학회비를 많이 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미(관광개발 3) 학생은 “제주시청 실무자가 와서 보고간 적은 있지만 그것을 반영하는 일은 없었다”며 “아직 실무에 반영될 실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민욱(언론홍보 3)학생은 “영상제가 올해 세 번째이기 때문에 방송관계자와의 연계는 없다”며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들의 실력이 늘어가고 있어 방송매체와의 연계가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화학과의 경우 올해부터 누리사업으로 관련한 학술제를 개최함으로써 학술제를 산업체와의 연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내년 향장품 연계 전공이 신설됨에 따라 ‘제주건강·뷰티 생산 산업 육성 방향’ 세미나와 ‘2004년 가을 메이크업 트렌드’라는 주제로 메이크업 강연회, 향장품 제조 실험, 귀금속 세척, 네일 아트 행사 등을 열었다.

  김대경(화학 3) 학생은 “전공에 대해 1학년들에게 과 정보를 알릴 수 있었고 산업 인력으로서 업계에도 홍보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하지만 향장품 종류를 알기 힘들었고 준비기간이 짧아 사전준비가 부족했던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남호(화학과) 교수는 “화학과라 하면 순수학문만을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학술제를 통해 특화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학술제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두 명의 학생이 현재 산업체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학술제가 계속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효과는 확산될 것”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국대회를 위해 학술제를 개최하는 경우도 있다. 정치외교학과는 ‘전국모의유엔’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학술제를 개최했다.

  유엔한국협회 주최로 개최되는 모의유엔회의는 대학생들의 국제적인 감각을 배양하고 국제기구 예비인력 양성을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다. 각 대학이 유엔회원국 중 한 국가씩 맡아 특정사안에 대한 입장과 의견을 피력하며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치외교학과는 지난 2002년에 전국 50개 대학 412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참가한 3팀 중 2팀이 은상과 장려상을 수상했다.

  무역학과는 ‘전국 모의상사 중재 경연대회’에 참가한다. 대한상사중재원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예비 무역업자인 대학생들에 대해 중재제도의 인식을 높이고 기업체간 산학협동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중재제도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각 참가대학은 직접 작성한 시나리오에 따라 국제상사중재의 심리절차 등 중재의 모든 진행과정을 실제 상황에 맞춰 시연하고 판정까지 내리게 된다. 무역학과는 지난 1999년 장려상, 2000년 동상, 2001년 금상, 2002년 동상, 2003년 장려상을 수상했다.

  화학과와 정치외교학과와 같이 학과들만이 학술제를 개최하는데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닌 ‘기회의 장’으로 만드는 학과는 아직은 극소수이다. 하지만 앞으로 학술제를 통해 학문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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