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표현으로 ‘다사다난(多事 多難)’했던 지난해를 보내고 희망찬 을유년(乙酉年) 닭의 해를 맞았다.

  닭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알려 상서로운 새로 여겨져 왔고, 우렁찬 닭의 새벽울음 소리는 한 시대의 시작을 상징하곤 한다. 또 “닭이 우니 새해의 복이 오고 개가 짖으니 지난해의 재앙이 사라진다”는 덕담도 있는데, 이것은 지난해의 불행은 사라지고 행복만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누구나 새해를 맞이하면 지난해의 불행과 후회를 되돌아보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아쉬웠던 일들을 해결하고 올 한해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

  우리대학 역시 지난 2004년을 되돌아보면, 쉴 새 없이 달렸지만 제자리에 머문 것 같다. 대동제를 통해 일만 아라인이 하나됨을 느끼고, 누리사업 선정으로 대학의 위상이 높아지는 등 좋은 일도 있었지만, 매년 속절없이 기다려야 하는 등록금 투쟁과 공무원과 교수들의 기득권 싸움 등은 잊혀지지 않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겉은 번지르르하게 포장되고 있지만 속은 많이도 곪아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제주도내 유일한 국립대학이라는 명성과 함께 지방대라는 꼬리표를 함께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이 우리대학의 현실이다. 학내 구성원이 똘똘 뭉쳐 꼬리표를 숨기고 명성을 높여도 모자랄 판국에 구성원끼리의 불화는 항상 언론을 통해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자랑(?)스럽게 알려지기도 했다. 속이 곪았으니 터지는 것은 시간문제 아닌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는 등록금 투쟁은 학생과 대학당국간 소통이 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며, 교수와 교직원들 사이의 불신은 신뢰를 주지 못하는 언행에 있다. 또한 선거 때 불거져 나온 비리의혹은 구성원간의 과열된 경쟁이 낳은 부끄러운 결과물이다.

  우리대학이 치열한 대학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길은 구성원간의 믿음과 화합이다. 대화가 없고, 불신이 가득하며, 화합하지 못하는 공동체는 발전할 수가 없다. 우리대학도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불행했던 기억들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2005년엔 학생, 교수, 학교 3주체가 서로 믿고 신뢰하는 대학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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