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율’속에 이뤄지는 ‘자율’이란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기사 요지는 ‘자율’이 조직 구성원 책임을 전제로 성립하기에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규율’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조직 운용에 큰 진통이 없다는 것이다.
이 ‘규율’은 ‘리더십’의 중요성까지 동반하는 의미다. 결국 좋은 ‘리더십‘ 조건은 조직을 ‘자율’을 토대로 원활하게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사회가 점차 자율화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의사소통을 시원하게, 개인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효율적인 조직운용을 창출하는 것 또한 ‘리더십‘이 갖춰야할 덕목중 하나다.
올해부터 국립대 ‘자율’에 맡겨 등록금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학측과 총학 ‘리더십’이 필수적으로 중요시되는 시점이다. 개개인 생활능력을 대변하는 ‘돈’문제에 개인 돈을 내고 교육을 받는 학생입장에서 당연히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 할 것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대학과 학생사이에 심각한 신뢰 균열을 촉발할 수 있다.
올해 각 언론사는 국립대 등록금 자율화 결정에 등록금 대폭인상에 따르는 학생들 반발을 우려했었다. 예측에 화답이라도 하듯 각 국립대는 인상안을 내놓았고 각 대학은 총학을 대표로 한 학생들과 협상하느라 방학중 대학은 등록금 문제로 떠들썩했다. 우리대학도 몇 %를 인상하느냐에 7차까지 가는 대장정을 거쳤다. 결국 7%인상으로 마무리해 매년 치러진 등록금 협상 행사(?)는 큰 사고없이 끝났다.
올해 보여준 협상과정에서 총학이 보여준 자세에 대해 굳이 책임을 추궁할 생각은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등록금 산정과정에서, 특히 등록금까지 자율화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자율화하기 위해선 총학생회 ‘리더십‘이 필수요건이라는 것을 제기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등록금 문제를 풀기위해 총학도 쉽지만은 않다. 주로 방학중에 벌어져서 학우들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점, 여기에 협상과정 중 신입생 등록이 겹쳐있어 등록을 시작한 상황에서 총학?요구안을 고수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등록금을 인상하는 학교측을 무조건 비판하기란 무리가 있다. 대학도 등록금 인상에 골머리를 앓는게 사실일 것이다. 등록금 산정과정에 전년 사용실적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고, 새로 시작하는 사업에 쓰여질 자금, 한해 대학을 견실하게 운용하기 위해 어떤 기준, 무엇부터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학생 등록금으로 거의 모든 학교살림을 꾸리는 대학측으로서는 학생들과 갈등까지 준비해야 하니 입장이 곤란하긴 마찬가지다.
새 총학은 물론이고 각 단과대 학생회가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등록금 문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학생회 출범 후 내년 등록금 문제가 발생하는 시기까지 최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무조건적인 학교측과 투쟁형식의 갈등이 아닌 한해동안 꾸려지는 학교살림을 주도 면밀하게 관찰하고, 지속적으로 학교가 제공하는 대 학생서비스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매년 진행되는 소모적인 협상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연례행사 같은 등록금 문제를 지금부터 학생회가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해 학교측과 갈등을 줄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논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품격있는 대화를 했으면 한다. 학생회는 아무쪼록 눈앞에 닥친 정책에 급급하기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할 수 있는 천리안을 가졌으면 한다. 그 시작이 진정 대학구성원이 ‘자율적’ 대학분위기를 누리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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