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소음공해가 짜증을 넘어 심각한 지경이다. 특히 중앙도서관 내의 소음이 차량이 쌩쌩 달리는 도로에서 나는 소리에 버금간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본사가 토목환경공학 이기호 교수팀에 의뢰해 중앙도서관 소음을 측정한 결과(본지 735호 1면 보도), 열람실은 12시에는 67.8db, 오후 4시에는 81.6db로 측정됐다. 또한 도서관 로비는 12시 76.4db, 오후 4시 76.5db로 도서관 기준 40㏈을 훨씬 초과한 것은 물론 도로변 기준 75db에 이르러 소음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할 수 있다.

  중앙도서관 소음공해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그 정도가 날로 심화되어가고 있는데다 뚜렷한 대책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게다가 캠퍼스 내 다른 곳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귀를 멍하게 만드는 자동차 소음, 각종 동아리 행사와 학생회 행사로 인한 확성기 소음, 학생들의 끊이지 않는 핸드폰 벨소리 등 곳곳에 소음이 넘쳐난다.

  특히 절대 정온이 요구되는 상당수 강의실과 세미나실이 소음으로 인해 수업에 지장을 받거나 강연이 곤란한 지경에 놓인 것은 부끄러운 현상이다.

  소음이 더 이상 공동체의 권리를 침해해선 안된다. 소음은 인간의 정서적 안정을 해치고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집중력을 저하시켜 학업능률도 떨어뜨린다. 심하면 소음성 난청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정신적·신체적 장애를 일으키는 소음을 최근까지는 그다지 심각한 위해로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소음이 우리 캠퍼스 속에 일상적으로 파고들어와 우리의 건강과 학업능률을 위협하는 대상이 되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캠퍼스 소음은 날로 늘어나고 있으나 소음차단 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할 망정, 최소한의 조건이라도 갖춰야 할 대학당국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어섰다고 할 수밖에 없다. 소음공해로 가장 큰 고통을 당하는 이는 바로 학생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음공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우리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심한 공해를 줄이려면 전 대학인의 의식전환이 필수적이다.

  우선 학내 차량수를 줄이기 위해 외부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되도록 캠퍼스 안에서는 차량운행을 피하고 걷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강의실 주변에서 고성 한번, 경적음 한번 자제하는 것이 소음을 없애는 첫걸음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캠퍼스 소음은 소음원이 주변 영역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어 각자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줄지 않는다. 쾌적한 공동체 생활을 위해 각자가 조금씩 편익을 자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대학당국도 이같은 소음을 저감시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음이 없는 쾌적한 공간을 넓혀나가는 것이 대학의 질을 높이는 한 가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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