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20세기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이었다. 그 이후 국가간의 국경이 사실상 무너지는 세계화 시대가 열려, 세계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계를 상대로 한 냉엄한 경쟁의 시대가 밀어닥치는 것을 경험했다. 이 21세기 세계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서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 바로 ‘앨빈 토플러’의 「권력이동」이다.

 「권력이동」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부부가 25년에 걸쳐 저술한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에 이어지는 장대한 연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작으로 21세기를 선도할 시대의 명작이다.

  앨빈 토플러는 이 책에서, 세계가 산업화 시대에서 정보화 시대로 옮겨가면서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의 원천이 과거의 물리적 힘과 돈에서 컴퓨터로 대변되는 지식으로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분석하고, 이 분석에 따라 다가올 미래를 예측한다. 우선 근력(筋力)과 폭력 또는 동물적인 힘 즉, 물리력이 갖는 가장 중요한 약점은 그 완전한 비융통성에 있다고 분석한다. 요컨대 폭력은 응징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저품질 권력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부(富)는 훨씬 더 우량한 권력의 수단이라고 분석한다. 부는 정교하게 등급을 매긴 현물의 보상(보수)과 뇌물 또는 현금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두 가지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어 물리력보다 훨씬 더 융통성이 있는 중품질 권력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럼 고품질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앨빈 토플러는 이 책에서 고품질 권력은 바로 지식의 적용에서 나온다고 분석한다. 지식 그 자체는 최고품질의 권력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물리력과 부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또한 지식은 가장 민주적인 권력의 원천이며, 우리 생애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에너지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권력이동」은 21세기의 정치·경제학 교과서인 동시에 컨설턴트의 기능을 갖는다. 그는 우리에게 새로운 부와 권력의 창출체계를 만들도록 충고한다. 21세기는 관료주의란 칸막이 방을 넘어 자율적인 탄력적 회사 체제를 갖추고, 정보·지식전쟁에 기꺼이 참전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권력체제를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석기 시대 이후 산업혁명 이전의 농경사회의 근력과 칼과 폭력에 의한 물리력의 권력뿐만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의 돈과 부에 의한 자본의 권력은 20세기와 더불어 서산으로 지고, 21세기는 바야흐로 아이디어와 상상력과 정보와 지식이 권력을 쟁취하는 시대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공장굴뚝 문명의 사양화와 함께 이 체제를 운영했던 관료와 경영자들은 모험적인 투자가와 흥행업자, 새로운 조직가와 경영자들로 구성된 게릴라 부대에 의해 각개 격파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다수가 반 관료적인 개인주의자들이며, 그 모두가 컴퓨터로 시작해서 미디어로 일을 끝내는 지식의 연금술사들이다. 권력 이동은 산업의 교체, 문명의 교체와 함께 결국 엘리트의 교체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정보통신업과 게임산업과 한류열풍이 정보초고속도로를 타고 세계 시장을 상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따라서 우리는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이의 장악이야말로 인류의 모든 조직체에서 전개될 21세기의 전 세계적 권력투쟁에서 승리하는 길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분들은 21세기의 중심에 서서 우리나라를 세계에 우뚝 세워야할 사명을 가지고 있다. 20세기 중반, 대한민국 건국 이후 50여 년 만에 여러분들의 부모가 한민족의 5천 년 가난을 단숨에 몰아냈듯이, 이제는 여러분들이 세계 제일이라는 코리아의 깃발을 휘날려야 한다. 앨빈 토플러는 이제부터 세계는 빠른 자와 느린 자로 나뉘어 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승리의 깃발은 항상 깨어 노력하는 자의 몫일 것이다. 동해에 찬란하게 떠오르는 21세기 태양을 바라보며 부푼 꿈을 꾸고 있는 학생 여러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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