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지음
    최민수 옮김
    명진출판사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을 기회가 너무 많다.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로 하여금 화나게 하는 요소들이 널려 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40대에 돌연사가 많은지도 모른다. 혼자 살아나간다면 스트레스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자체 또한 스트레스일 것이다. 우리는 스트레스로부터의 해방을 찾고 있고 일부의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극복방안을 갖고 있을 것으로 안다.

  행정학이라는 특성상 매일매일 지방신문기사를 대충이라도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현안은 무엇인지 도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해결 수 있는 나름대로의 방안들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틱낫한 스님이 지은 ‘화(Anger)’라는 책이었다. 마침 스님께서 한국을 방문한다는 기사도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화라는 책은 복잡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이 화에 노출되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나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수련을 위한 사람들보다 현대사회의 찌들어 있는 사람들이 읽을만한 책이다.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보통 서민들에게 한결 여유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한줄기 안식처의 역할을 할 것이다. 한번 책을 잡자 평이하게 쓴 글이라서 단번에 읽을 수가 있었다. 이 책은 1장 ‘화 좀 내고 살 수 없을까’와 제2장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등 총 205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틱낫한 스님께서 플럼빌리지를 운영하면서 보았던 사례도 간간히 적어 넣음으로써 이해하기가 아주 쉬웠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의 나의 생활태도를 한번 되새겨 보는 자기성찰의 계기도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화라는 것은 외부적 요소보다는 내면적인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된다. 틱낫한 스님은 화라는 것이 상대방이 나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속에 있는 화의 에너지가 자각의 에너지를 초월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 하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즉, 화라는 잠재의식은 상대방에 의해서 자극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에 의해 자극되고 이것이 외부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팃낫한 스님은 내면에 있는 화는 나와 평생을 함께할 실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몸속에 있는 화를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실체를 인정하고 내면에 있는 화가 자극되지 않도록 항상 부모가 어린아이를 정성스럽게 돌보는 것처럼 사랑과 부드러움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쉽지 않고 수련이 필요한 일일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그 방법을 자각적인 호흡과 보행에서 찾고 있다. 그것은 바로 현재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항상 느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 마음속에 있는 화의 실체가 밖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장래를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연일 신문지상에는 청년실업의 심각성이 게재되고 있다. 학생들 역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다. 그 스트레스를 자각의 에너지로 극복하고 환한 미소 속에서 미래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