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지루하게 계속되던 무더위도 이제는 한풀 꺾이고 새파란 하늘과 서늘한 기운이 우리대학의 교정을 감싸고 있다. 대학 구성원들도 저마다 열심히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그 어느 때보다 대학캠퍼스는 생동감과 활력이 넘쳐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역동적인 움직임과 분위기 속에서도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답답함과 조급함, 심지어 황폐함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내부적, 외형적 환경요인을 점검하고 진단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우리 제주대인들이 추구하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대학캠퍼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한다.

  우선, 조화롭고 아름다운 캠퍼스의 공간적 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일이다. 우리 대학캠퍼스의 외형적인 모습을 조망해볼 때 아쉬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공간적인 조화와 아름다움을 고려하지 않고 시설공간의 부족을 빌미로 마구잡이식으로 무분별하게 들어선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 아무 대책 없어 보이는 자동차주행과 소음문제, 편이적인 발상과 교육환경을 무시하는 주차장시설 등등. 대학당국은 예산과 행정의 집행적 절차의 어려움만을 타령하지 말고 진정으로 먼 훗날의 우리 대학캠퍼스의 외형적 비전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꼼꼼함과 섬세한 실천의지를 보여야 한다. 일예로 녹색의 그린캠퍼스를 만들기 위해 지금은 퇴색돼버린 학과 학년별 나무심기를 전개하는 일, 차가 다니지 않는 “street zone”을 점차 확대하는 일 등등.

  둘째는, 대학의 문화 예술의 공간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학은 교육과 연구시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문화 예술 활동을 위한 공간적 환경의 구축이다. 문화공간은 단지 놀이를 위한 활동장소가 아니다. 오히려 문화공간은 그 대학의 교육적 문화적 수준과 위상을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평가의 바로미터이다. 구태여 다른 대학들의 성공적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루빨리 문화 예술을 위한 공간적 시설과 환경을 확충하고 개선하여,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이고 제주도민들 모두가 다양한 양질의 문화 예술의 향기와 정취를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마음껏 예술적 끼를 발산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연극공연, 음악회, 연주회, 각종 발표회와 전시회 같은 살아 움직이는 활동들의 다양한 숨소리가 주말이면 우리 대학캠퍼스에서 울려 퍼지는 모습을 그려 보는 것은 그저 상상에 불과한 그림일까.

  마지막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대학 캠퍼스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교수, 직원, 학생들 모두의 건강한 정신과 아름다운 마음이다. 학내외의 각종 경쟁으로 빚어진 부정적 요인들, 불신과 미움, 반목과 질시, 비난과 조소, 오만과 불손, 분노와 야유를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무사안일, 무책임, 탁상행정, 무소신도 버려야 한다. 이기심, 무관심, 이타심, 열등의식도 버려야 한다. 그래서 깨끗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양보의 미덕을 실천해야 한다. 책임행정과 봉사정신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솔선수범하는 긍정적 사고와 비전을 가져야 한다. 그렇게 되면 건강하고 아름다운 대학캠퍼스를 만들어 가는 길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꽃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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