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상의 이해 1 
  폴 슈마커·드위트키엘·토마스 헤일케 지음, 
  양길현 옮김

    "이데올로기로 보는 서양 근대사”

  서구문명의 권위자이자 미국 정치학자인 3명의 저자들이 공동으로 저술한 「정치사상의 이해Ⅰ」이 양길현(윤리교육과) 교수에 의해 번역됐다.

 「정치사상의 이해Ⅰ」는 최초의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는 고전적 자유주의, 민주적 자본주의로부터 20세기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인 공산주의와 나치즘, 파시즘에 이르기까지, 서구 정치사상의 흐름을 지배해 온 정치사상을 새롭게 읽어낸다.

  고전적 자유주의, 전통적 보수주의, 무정부주의,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 파시즘과 나치즘 등의 사상을 각각 분석한 장들을 묶다 보니 필진들의 시각은 정치사상의 지형 속에서 서로 다양하면서도 제각각이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이데올로기적 전망은 항상 변화하며, 아마도 최근처럼 그렇게 극적으로 변화한 적이 없을 것”이라며 “정치학, 사회학 분야에서 보다 명확하고 초점이 잡힌 논의과정을 다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치사상들의 철학적 기반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인 폴 슈마커(미국 캔자스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드위트 키엘(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정치학과 부교수), 토마스 헤일케(미국 캔자스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서양 근대시기의 이데올로기들을 각각의 주창자들의 시각에서 자세히 보여주면서도 숨겨진 세계관의 씨앗을 해독해내는 통찰력을 발휘했다.

  저자들은 “경쟁적인 이데올로기의 비교분석을 통해 서로 어떻게 논리적으로 연관되는지, 철학적 근원 통찰에 따라 학생들의 이해와 분석이 늘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초판이 1996년 발행됐지만, 저자들의 통찰과 비전을 통해 19세기와 20세기 정치사상들을 제대로 정리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하듯 이 책은 교양성과 전문성을 함께 갖춘 수작이다. 역자인 양길현 교수는 이미 2000년부터 이 책을 사회사상연구 강좌 교재로 활용한 바 있는데, 이제 완역해 펴낸 것이다.

  이 저술의 특징은 각각의 이데올로기를 분석함에 있어서 단일의 분석틀을 이용한 점이다. 저자들은 유럽의 역사에 관한 포괄적인 이해를 기초로 정치사상의 주요 쟁점들을 나름대로 일관되며 균형잡힌 시각에서 섭렵하고 있다. 잘 조직화된 이데올로기 설명을 통해 비교론적 분석을 용이하게 했으며, 12개 문항으로 구성된 분석틀을 통해 사상들을 분석하고 평가해 냈다.

  이러한 분석틀을 이용한 이유는 서양사상을 개관하는 일이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다 보면 자칫 사상에 들어 있는 내면적 고민을 놓치기 쉽고, 그렇다고해서 사상가의 개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역사적 맥락과의 연계를 소홀히 하기가 쉽다. 그리하여 이 책의 저술은 이처럼 상반되는 두 방향의 요청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이 1996년에 출간된 이래 미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정치사상사 교재로 널리 사용된 저변에는 그와 같은 균형을 훌륭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사회적 인정이 깔려 있다.

  양길현 교수는 역자 후기에서 “원저의 미세하고 미묘한 늬앙스의 함의까지 어떻게든 담아보려고 노력할수록 번역이 얼마나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인가를 새삼 확인했다”면서 “이 역서를 내면서도 또 두 번째의 역서를 내야 한다는 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인지 이 역서는 완성이라기보다는 중간 점검이자 ‘시작의 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옥스팜과 국제구호의 교훈
  토니 보(Tony Vaux) 저, 장원석·김진호·강경희 공역

     '빈곤•고통없는 세상' 지향하는
          세계 최대의 구호단체

  제주대학교 평화연구소 번역총서 4번째인 이 책은 옥스퍼드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1984년부터 옥스팜(Oxfam)의 국제긴급구조프로그램의 코디네이터로 일한 ‘토니 보’가 직접 쓴 책이다. 에티오피아, 수단, 모잠비크,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주된 활동을 한 저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각 지역의 실상을 그리며 국제구호의 교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는 책의 서론에서 “구호활동가들은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개발하고 누구를 도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월감 때문에 도움의 대상인 상대방의 능력을 간과할 수 있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이 책에는 문제제기와 함께 가설과 문화적 규범의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저자가 “내 자신을 포함해 구호활동 과정에 내재한 숨겨진 편견과 인식을 서술할 것”이라 밝힌 바와 같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구호활동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되짚고 있다.

  이 책의 제1장은 ‘코소보: 공정성의 상실’로 저자는 구호단체보다 공정성이 결여된 정부를 비판하며 직접 경험한 사례를 통해 나토의 공습으로 혼란스러운 코소보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강간, 살인 등 반 인도주의적인 상황 속에서 공정성을 상실한 옥스팜의 문제를 지적하며 공정성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함을 지적했다.

  제2장 ‘에티오피아: 인도주의의 황금기?’에서 저자는 구호단체들이 수십개가 있음에도 기근현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은 에티오피아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16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기근현상이 사라지지 않은 아이러니함을 비판하고 있다.

  제3장 ‘수단: 공정성과 자존심’에서 저자는 전쟁에서의 공정성 문제와 인도주의적 지원이 초래하는 위험에 다루고 있으며 1980년대에 멜빈알몬드가 옥스팜을 대신해 수단남부에서 수행했던 ‘보조수의사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이해를 돕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구호를 선호하는 요원들과 개발을 선호하는 요원들 간의 갈등의 원인과 실태를 설명하고 있다.

  제4장 ‘모잠비크: 약자와 권력’에서 저자는 “구호의 관계가 일방적으로 ‘도움’이나 ‘관심’같은 도덕적인 용어로 묘사된다”며 “서방 국가의 자원과 가난한 사람들의 취약성 간의 잠재적인 불균형이 재난 상황 속에서 힘의 남용 가능성을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제5장 ‘아프가니스탄: 오만과 원칙’에서 저자는 옥스팜 프로그램이 압도적으로 남성들에 의한 남성들을 위한 것임을 지적하고 여성 소외 문제는 단순한 권리의 문제가 아닌 지위의 문제임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어 제6장 ‘소말리아: 감정과 질서’에서 소말리아의 기아에 대한 때늦은 옥스팜의 대응을 지적했으며 제7장 ‘아제르바이잔과 보스니아: 책임과 관리’에서는 저자는 긴급구호작업을 운용하는 관리자들이 그들의 요원들에게 책임의 한계를 설정해 줄 의무가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제8장 ‘르완디의 제노사이드:인간의 비인간성’에서 저자는 수십 년간 집약적 발전을 이룩한 르완디 500만 인구 중 80만이 조직적으로 학살된 사건인 ‘제노사이드’의 무서움에 대해 거론했다.

  마지막으로, 제9장 ‘이기적 이타주의자’에서 저자는 인도주의에 대한 진정한 위협은 ‘사실의 왜곡보도’에서 비롯됨을 지적하고 학술가와 언론의 문제를 지적하며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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