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향후 국제화·첨단화를 선도하는 동북아 거점대학 도약을 가늠할 ‘대학 발전정책 실천 로드맵’이 그 윤곽을 드러냈다.

  우리대학은 14일 오후 본관 회의실에서 고충석 총장과 각급 처장, 본부 실무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대학교 글로벌 혁신 정책 로드맵’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서 3대 전략(ABC) 프로젝트 실천과 10대 혁신과제를 이끌기 위한 55개 아젠다, 이에 따른 210개 세부추진과제 등 새로운 대학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제주대가 향후 추진할 중장기 대학발전방향 및 비전을 제시하는 ‘대학 발전정책 실천 로드맵’이 완성됐다.

  따라서 로드맵에는 교육·연구활동의 국제화(Asia 프로젝트), 자율적 재정기반의 확충(Business 프로젝트), 지역 연구역량의 통합(Cluster 프로젝트) 등 ABC 프로젝트와 함께 교육프로그램의 혁신, 대학 연구역량 강화, 대학 특성화 강화, 신 취업 촉진체제 구축 내용 등 혁신과제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이번 대학 발전정책 로드맵의 요체는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특별자치도 추진에 따른 변화와 대학진학예정자의 급격한 감소, 교육시장 개방, 대학 재정난 악화 등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하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2000년 태평양시대 지역거점 대학으로의 도약을 위한 ‘제주대 비전 2001’이라는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한 지 5년여가 지났지만, 취약한 재정과 대학구성원들의 동참 부족으로 사실상 계획 자체가 미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백한 대학경영 비전과 목표를 밝히고, 이에 따른 추진전략을 통한 세부추진과제를 설정했다는 것은 진취적인 발상으로, 진정한 대학 발전정책의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안에는 전략목표와 세부추진과제에 대해 크게 강조돼 있을 뿐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도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과 추진부서에 대한 사후 점검 방안, 성과달성에 따른 당근책은 보이지 않는다. 대학발전을 이끌기 위한 정책과제 제시와 전담부서의 지정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감시·감독 기능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당국이 이번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종래의 행정에서 탈피해 대학구성원들이 동참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일관성 있게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우선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추진과제를 실행하기 위한 재원확보 방안과 행정시스템의 구축 등 좀 더 치밀한 준비와 확고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학당국은 앞으로 대학 발전정책 과제의 추진상황을 각종 학내 회의와 매체를 통해 대학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의견도 수렴키로 했다. 향후 대학구성원들과의 협의와 토론 과정은 대학경쟁력을 전제로 한 슬기로운 과정이 돼야 한다.

  그럼에도 고충석 총장 취임 6개월여 만에 이같은 대학 발전정책 로드맵을 만들어 낸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대학경영의 비전과 대학발전의 목표가 작금의 가장 시급한 대학의 현안과 과제라는 점에서 제주의 국제화·첨단화를 선도하는 동북아 거점 대학을 지향하는 이 새 로드맵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방안을 포함시키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로드맵이 워낙 많은 사안을 ‘균형적으로’ 담다 보니 지향점이 뚜렷하지 않은 취약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전략과 목표가 제시됐으면 추진일정에 어긋남 없이 조속히 과제를 성사시키는게 관건이다. 대학당국은 결코 대학 발전정책 실천에 있어서 다소 비켜선듯한 인상을 풍겨선 안된다. 추진일정과 세부내용을 보다 분명히 밝히고 합의를 통한 실천적 로드맵을 이끌어내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새 로드맵은 개별적인 정책프로그램을 분야별로 조율해 보다 입체적이고 다중적인 정책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로드맵이 완성된 만큼 이제부터는 대학 책임자와 실무부서, 그리고 모든 대학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학발전이라는 공통된 파이를 함께 키울 수 있는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과거처럼 계획만 있고, 실천은 없는 식의 접근방식이 되풀이돼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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