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열흘 전에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학생들 가르치는 일을 소홀히 하는 서울대 교수들에게 쓴소리하는 내용의 글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었다. 정운찬 총장은 1주일에 심지어 하루만 학교에 나오는 교수들이 있고, 주중에 골프를 치는 교수들, 지나치게 출장을 자주 나가는 교수들이 있다는 비판을 하였다. 그러면서 정총장은 대학은 연구기관일 뿐만 아니라 교육기관이며, 따라서 교수는 전인교육을 하는 선생이 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자주 접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정 총장이 질타하는 대상이 되는 교수는 서울대 뿐만 아니라 우리대학에도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대학의 많은 교수들은 여전히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며 자신이 속한 대학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서 학자와 조직구성원으로서의 본분 뿐만 아니라 스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학생 가르치는 일보다는 정부의 일이나 다른 외부기관의 일에 더 열중하거나, 외부 연구용역에 더 열정을 쏟는 교수들을 우리대학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휴강을 하고도 보강을 하지 않거나 학사일정보다 수업기간을 단축하여 종강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이름을 반도 모르고 학생들과 의무적으로 해야 할 면담 등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교수업적평가시 제출하는 면담 일지는 조교가 대신 작성하는 경우들이 왕왕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자신이 해야 할 기본적인 의무도 수행하지 않은 교수들이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다른 조직의 비효율성, 공무원 조직의 무사안일을 질타하며 고객들에 대한 봉사정신 등 혁신을 외치는 기고를 하거나 실제 그와 관련한 외부 강연의 초빙강사가 되기도 한다.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자신이 급여를 받고 있는 조직에 최대한의 근무시간을 투자하여 봉사하여야 할 교수가 자신의 고객인 학생들에 대한 관심은 뒷전에 두면서, 다른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자신이 하지 못하고 있는 고객에 대한 봉사나 혁신을 외치는 이해되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는 교수들은 없는지 우리 주위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참을 더 일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주 5일 근무시대가 도래하자 대학은 이미 금요일을 반휴일(半休日)쯤으로 생각하고 대학가에는 금요일 강의를 아예 넣지 않고 주 4일 근무를 당연시 하고 있는 풍조가 은연중 퍼져 있다. 이러한 교수들이 대학에 있는 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일반사회 구성원들도 대학교수들을 더 이상 우리 사회의 스승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교수들뿐만 아니라 학교 당국은 학교 당국대로 학생을 가르치는 일들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조사하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엄연한 법정공휴일에도 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짜여져 있는 학사일정을 수정하고, 학생이 수강신청시 이전의 강의 평가를 볼 수 없는 점 등을 이제는 개선하여 고객인 학생들의 권리가 신장되고 교수도 학생 가르치는 일에 보다 더 전념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 정총장의 쓴소리가 우리대학에서도 나오기 전에 교수들이 보다 더 긴장감 있게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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