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찾아오는 따스한 봄은 생각만 해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눈꽃같이 활짝 핀 벚꽃은 겨울동안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펼 수 있게 만들며,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은 콧등을 간지럽힌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은 봄의 특별한 색깔에 젖어 따스한 햇살을 만끽한다. 하지만 불청객 ‘황사’가 이런 봄날의 흥취를 무참히 깨뜨려 버린다.
황사는 중국 북부의 황토지대에서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불어 올라간 수많은 미세한 모래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서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내려오는 모래 먼지를 말한다. 근대 기상용어로 먼지폭풍, 모래폭풍이라고 불리는 황사는 중국 최대의 사막 타클라마칸 사막을 비롯해 고비 사막, 바다인자란 사막, 텐켈 사막 등의 건조 사막에서 시작된다.
이런 황사는 건조한 사막의 지표면이 뜨겁게 가열되면서 생기는 대류현상으로 공기가 상승할 때 모래 먼지를 품고 올라간다. 이렇게 부유된 모래 먼지가 상공에서 부는 강한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것이다.
황사는 발원지에서 배출되는 황사량을 100%라고 할 때 보통 30%는 발원지에 다시 쌓이고, 20%는 주변지역으로 수송되며, 50%는 장거리 수송되어 한국, 일본, 태평양으로 날아간다.
황사가 발생해 우리나라에 오게 되면 평소 대기 중의 먼지 농도보다 4배 가량 증가한 먼지 입자는 사람의 폐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먼지가 기도를 자극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가래,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기관지에 직접 작용해서 기관지 벽을 헐게 하고 협착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눈에 접촉해 결막염, 안구 건조증 등의 질환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더구나 황사의 작은 모래입자에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중금속이나 아황산가스, 산화질소, 탄화수소 등이 공해물질이 다량으로 달라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위협적인 황사 등의 입자가 호흡기에 지속적으로 접촉되면 기관지염이 유발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황사가 인체에 주는 피해를 예방하려면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자제한다.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쓴다. ▲귀가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한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고 실내의 습도를 적당히 유지한다. ▲집안청소를 자주 하는 등의 생활주변에 방치된 먼지나 토사를 제거한다. ▲장독대 뚜껑이나 창문은 닫아두고, 집 주변에 식물을 가꾼다. ▲면역력이 약한 유아들이나 노인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황사는 인체에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다. 황사는 태양 빛을 차단, 산란시키고 농작물이나 활엽수가 숨쉬는 기공을 막아 이들이 자라나는데 장애를 일으킨다. 이런 황사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 농작물이나 산림 등에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작은 먼지에도 치명적인 컴퓨터 모니터나 TV 브라운관, 유리, 반도체, 항공기 등 정밀기계 작동에도 문제를 일으켜 적지 않은 손상을 입히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황사가 자연현상에서 유익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 예로 황사가 동아시아의 온난화를 막는 역할을 해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동아시아의 경우 대기중에 부유하며, 냉각효과를 발휘하는 에어로졸 층에 황사가 포함되어 있으면 태양 빛이 이를 투과하지 못하고 우주 바깥으로 반사된다는 것이다. 또한, 에어로졸은 구름을 만들어 지구 표면으로 들어오는 열 에너지량을 감소시킨다.
우리나라의 삼림과 토양이 산성화 돼 있는데 이런 현상은 낙엽이 잘 썩지 않고 토양 속 미생물의 분해 활동 등을 둔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황사는 이런 산성을 중성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다.
일상적인 생활을 함에 있어 많은 사람은 무의적으로나 의식적으로 자연을 파괴하며 살고 있다. 다량의 중금속, 아황산가스 등이 포함된 황사 또한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이 만들어 낸 인재이다. 우리는 앞으로 자연에서 무엇을 얻고 어떻게 관리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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