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현(윤리교육)교수

  지난 2월 28일 교직원 연찬회는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어떻게 하면 요식적인 연찬회가 아니라 교직원이 대거 참여하여 건설적인 의견을 주고받을 것인가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세미나 형태로 부처장 중심의 발표와 토론을 갖는 것도 하나의 시도였다. 취업정보센터를 준비한 한 부처장은 잠을 자다가 꿈에 나타날 정도로 열심히 하였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격려의 박수와 함께 안쓰러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제주대 각 처장들이 저마다 의욕적으로 열심히 대학 발전에 임하고 있음에 고맙기도 했다.

  그러나 향후 보다 발전적인 연찬회를 위해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아무리 의욕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연찬회에서는 말을 줄이는 처장들이길 부탁드리고 싶다.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몇몇 질문을 제외하곤 처장들의 업무성과와 계획을 듣기만 한다는 건 여전히 위로부터 주어지는 행사에 불과하게 된다. 처장들의 업무성과에 대한 의욕과 정열은 평소에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본다.

  세미나에서도 가장 싫은 게 발표자가 너무 많은 시간을 써 버리고는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서둘러 끝날 때가 아닌가. 150여명이 넘게 자리한 연찬회에서 모든 참석자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참석자가 제출한 의견과 문의-건의사항을 서면으로 접수하였다면, 그 자리에서 일단 발표를 하는 게 맞다.

  그리곤 그에 대한 대답을 일일이 하기가 어려운 시간을 감안하여 차후에 학무회의나 실-처간의 협의/자문을 거쳐 각자에게 혹은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대답을 주는 연찬회이길 바라고 싶다.

  다음 연찬회는 처장들이 참석자에게서 듣는 자리이길 원한다. 평교수로부터 가감 없이 대학발전에 대한 의견과 제안을 듣고 발전방안을 다듬어 나가는 자리였으면 더 좋았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듣기 위해서 먼저 말을 꺼냈다면, 그 말은 최대한 짧게 요약해야 한다. 제주대 교직원의 수준은 짧게 말해도 다 알아 먹을 만큼은 된다. 대형 홀에 앉아 듣기만 하는 연찬회라면 굳이 큰 호텔에서 할 필요가 없다. 제주대 국제교류센터 대회의실에서 해도 되기 때문이다. 

  풍광 좋은 호텔에서 하는 연찬회라면 사전에 발표 자료를 배부하여 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사람을 신청 받고는 그들에게 의견개진을 하도록 하면 시간을 꽤 줄일 수 있다. 그러면 연찬회 도중 시간을 자주 내어 호텔 로비에서 제주의 자연 풍광을 음미하면서 서로 모처럼 만난 교직원들이 삼삼오오 인사와 의견을 주고받는 그런 연찬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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