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기 (동아리연합회장)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대학생 운동본부 주최로 남북대학생 대표자 회의가 열렸다. 남녘 사람들의 금강산 방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남북 대학생 대표자들이 금강산에서 만나 통일에 대한 생각과 남북 대학생 교류의 새로운 물꼬를 트는 , 만남의 장이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개최돼 주목을 받은 남북 대학생 대표자 회의에는 남측 대학 총학생회장, 단과대 학생회장 등 학생대표 370여명과 북측 조선학생위원회, 평양시 학생위원회, 자강시, 함경남북도 등 지역학생위원회 학생대표 120여명이 참석했고 제주지역 대표단에는 김용기 제주대 동아리연합회장(생명과학과 4)과 문태준 사범대학학생회장(과학교육과 3), 홍자영 제주교대 총학생회부회장(영어교육과 3)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한라산의 흙과 돌, 물 그리고 학우들의 통일 염원이 담긴 엽서를 준비했다.

행사는 통일에 대한 남북대학생들의 드높은 ‘기운’들을 담고도 남을 많은 `장’들이 마련됐다.

먼저, 남북 대학생들이 통일의 과정과 방향을 논의하는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대학생 대표자 회의’는 남측의 조이하나(경희대 총여학생회장)화 북측의 김향(조선학생위원 부부장)의 공동사회로 진행되었다.

각각 3명의 남과 북의 대표자들이 ‘자주, 평화, 민족대단합’이라는 3가지 주제별로 발표를 하고, 합의를 하는 형태로 남북 대학생 대표자들의 공통의 입장을 모아내는 공동결의문 발표가 되었다.

남북 대학생 대표자들은 공동결의문을 통해 민족의 통일과 평화, 대단합을 온 겨레앞에 나선 가장 절박한 과제로 확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에 합의했고 또한,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6·15공동선언을 끝까지 지켜내고 실천해 나갈 것이며 6·15 공동선언 발표일인 6월15일을 ‘우리 민족끼리의 날’로 제정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기로 했다.

분단 세대가 아닌‘통일 1세대’가 되겠다는 남북대학생들의 목소리가 금강산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행사의 최고의 행사는 바로 남북대학생 공동등반과 공동연회. 이것은 남북 대학생들이 함께 삼일포를 등반하고, 저녁식사를 먹으면서 직접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로 참가자들이 가장 고대했던 행사이다.

공동 등반에서는 이북 대학생 대표자들은 먼저 삼일포에 도착하여 남측 대학생 대표자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남측 학생들은 이북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뛰어 달려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달려가면서 그만큼 통일이 우리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으며 우리 청년학생들의 발걸음 소리로 모든 장벽들을 허물고 있었다. 남측의 대학생들에 비해 북측의 대학생들의 수가 적어 북측 대학생들 쟁탈전(?)이 곳곳에서 보이기도 했다. 이북 대학생들과 얘기를 하면서 그동안의 이북에 대한 생각들이 편견이었고,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대학생들이고,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는 우리 민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북 학생들과 얘기를 하면서 이북 학생들이 남측의 시사, 사회, 정치, 문화 등 여러 전반적인 사항들을 알고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되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등반과 연회에서는 대학생들인 만큼 공통의 관심사인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묻고 대학생들이 이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통일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

우리가 남북대학생 대표자회의를 하면서 남측의 일부 언론이 이번 행사를 색깔론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취재도 오지 않으면서 그런 추측성 기사를 쓴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을 일이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청년학생의 힘으로 사상, 정견, 이념, 종교의 차이를 뛰어넘었으면 한다.

마지막 날 북측 학생들과 헤어질 때 버스 창문 밖으로 내민 손을 꼭 부여잡으며 우리 다시 꼭 만나자고, 다음번엔 제주도에서 우리가 한라산 안내를 해주겠다고 서로 다짐을 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번 행사는 무엇보다 남북의 대라학생 대표자들이 모여 통일의 과제에 대해 약속을 했다는 점이 성과로 남았다.

남북대학생 대표자 회의는 우리나라 통일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자리였고 그 자리에 우리 청년학생들이 있었고 우리 제주지역 대학생 대표단들이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후에는 학우들과의 좀 더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 대학 내에서 그리고 제주지역 내에서 통일의 과제와 실천적인 약속들을 만들어 가야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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