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묵인된 사실들로 하여금 피해를 받고 상처를 받은 사건들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학생운동의 주역이라 ‘감히' 말할 수 있는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문제는 계속해서 사회의 이슈가 됐으며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시간이 지나고 정부가 바뀌면서 한총련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변해, 이제는 엉켰던 실타래를 풀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한총련 합법화 논란과 정치수배자 문제가 다시 사람들의 입에 오르고 새 정부의 의지도 함께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는 다른 때 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새 정부에서 한총련을 바라보는 따스한 손길이 느껴질 뿐 아니라 얼마 전 뽑힌 11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정재욱 의장이 그 동안의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가질 부분은 한총련을 바라보는 정부차원의 움직임이 조심스럽게 드러난다는데 있다. 이와 함께 얼마전 한 시사주간지에서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보낸 공개편지 안에는 한총련 자체의 새로운 학생 운동체를 만들기 위해 ‘발전적 해체'까지 고민하고 있다 하니 한총련 내부에서 변화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검찰측은 법의 틀에 벗어나 단순히 대통령의 의지만으로는 모든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라 나름의 논리와 적법한 과정이 필수 불가결하다.
학생운동에 대한 관심과 여러 정황이 이러한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대학에는 학생운동이 사라졌나' 하는 걱정과 우리대학 학생들의 거셌던 목소리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근심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총학생회를 뽑을 때에도 그 후보자들의 정책보다는 후보들의 색깔논쟁에 휩싸여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이 상당수 학우들의 모습이었다.
선입견과 편견에 쌓여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던 시기는 여러 가지 상황이 그렇게 이끌고 갔기 때문이라 치더라도 현재의 '학생운동'을 대면하고 있는 우리대학 학생들의 모습은 학생운동의 필요성까지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학생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며 학생들이 고민해야 할 사항들이 단순히 어떤 노선차이, 색깔론에 휩쓸려 학생운동자체를 외면해 왔던 것은 아닌가.
‘학생운동' 이란 말이 거창하게 들린다면 이 말을 다른 식으로 해석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학생운동'이 학생들의 움직임을 대변하기에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 하에 ‘학생운동'이라 과감하게 내뱉는다.
학생운동의 필요성 자체를 한총련이란 틀 안에서 ‘운동하는 집단'이란 말로 경계를 하면서 과거 지나온 시절을 떠올려서는 안된다. 시대의 주류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흐르고 있는지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학생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학생들만이 누리고 표현할 수 있는 고유한 활동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결코 색안경을 끼고 색깔론만으로 논해서는 안된다.
현재의 흐름을 살피자. 한총련의 움직임, 정부의 반응, 학생들의 시각.
한총련이 학생운동의 선봉에서 다시금 학우들에게 호응을 얻고 진정한 학생 운동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때, 같은 대학생으로서 우리대학 학우들의 작은 목소리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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