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전 11시경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양영삼(무역학과 07년 졸)학생 이었다.

“교수님, 저 최종합격했어요. 교수님 지도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무슨 합격이냐고? 바로 한국토지개발공사 신입사원 모집에 제주대 출신이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한국토지개발공사라면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할 정도로 전국의 모든 졸업생들이 선망하는 곳이다. “그래, 역시 내 자식은 뭐가 달라도 달라, 넌 해낼 줄 알았어.”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대견해 하는 흐뭇한 미소를 보냈을 것이고, “자넨 학교 다닐 때부터 다른 학생들과 다르다 했더니 역시 해내는구먼. 축하하네.” 교수님들은 또 이렇게 축하의 덕담을 했을 것은 자명할 것이다.

반면 며칠 전 TV 뉴스에는 정반대되는 내용이 보도된 것을 보았는가. 취업을 하지 못해 집에서 빈둥거리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넌 도대체 뭐가 못나서 그러고 있냐.”는 꾸지람에 말다툼을 하던 아들이 격분하여 아버지에게 칼부림을 했고, 결국 아버지는 아들을 경찰에 고발하여 아들이 불구속 기소되는 씁쓰레한 모습이었다.

취업에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극명한 대조의 한 현장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층의 아픔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는 성공하고 또 누구는 실패하는 것일까. 한 사람은 필자의 지도 덕분에 한 사람은 필자가 도와주지 않아서일까. 그건 절대 아닐 것이다. 각각에게 주어진 대학 4년간의 생활을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대학 4년을 다녔다고 다들 말한다. 고교 시절 억눌렸던 자유를 찾아 술도 마시고 이성교제도 마음껏 하고 게임도 원 없이 했을 것이다. 어디 그뿐이었겠는가. 유행이 뭔지 연예인의 모습을 쫓아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였을 것이다. 그 누구의 간섭도 없이 말이다.

하지만 정작 취업을 위한 준비는 얼마나 하였을까. 취업이란 것이 무엇인 줄 알고 있는가.

졸업 후 사회라는 또 다른 조직구성체의 일원으로 결합되는 조건이다.

우리는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바로보고 판단하는 시각이 무뎌진 것은 아닌지 한번 뒤 돌아봐야 할 것이다.

대학은 학업만 하는 것이 아닌 시대이다. 대학생활은 학업의 끝이 아닌 바로 사회 진출을 위한 시작 단계임을 왜 생각하지 않는가.

사회 진출은 사회가 원하는 능력과 경험을 쌓은 자에게만이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왜 모르는지 안타깝다.

위에서 설명한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모습이 졸업 후 여러분의 모습일 것이다.

성공하고 싶은가, 아니면 실패하고 싶은가. 누구든지 다 성공하고싶을 것이다. 하지만 성공은 아무에게나 주는 산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만이 향유할 수 있는 것임을 한번쯤은 자각해 보자.

여러분이 올바른 대학생활을 하면서 졸업 후 누구나 다 “저 최종합격했습니다”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지 않나. 언제인가 ‘나도 열심히 할 것을’이라고 후회하지 말고 남은 대학생활을 설계하길 바란다.

 

 

김일면
한국직업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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