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허버트 마셜 맥루언(Herbert Marshal Mcluhan, 1911∼1980)은 ‘미디어는 메시지다’ ‘미디어는 마사지다’ ‘지구촌’ 등의 표현으로 유명하다. 맥루언은 1964년 출간된 ‘미디어의 이해’를 통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더불어 맥루언의 주장들이 현실화되면서 ‘미디어의 이해’는 오늘날 더 높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한 미디어, 콘텐츠, 메시지에 대한 논의를 대중화시키는 데에도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기술결정론적 입장 때문에, 그의 담론이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은유와 직관『맥루언을 읽는다』    적 비유로 가득 차 있다는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균·정연교 지음

『맥루언을 읽는다』(궁리출판)는 지금까지 출간된 맥루언의 저서들을 통해 매체, 콘텐츠, 메시지, 감각, 지구촌, 핫·쿨 미디어 등 주요 개념들과 그의 기술관, 인식론을 다룬 책이다. 저자 김균·정연교는 “맥루한은 학술적인 접근이 쉽지 않은 학자로 유명하다. 그의 매력인 박학다식함과 은유적인 어법이 학술적 연구에는 장애일 수밖에 없다. 산만하고 애매모호한 글쓰기 스타일 역시 요약하고 정리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의 표현대로라면, 이 책은 맥루언을 이해해 보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저자들은 ‘매체가 메시지다’, ‘지구촌’, ‘핫미디어와 쿨미디어’ 등 맥루언 사상의 주요 함의들을 다각적으로 검토, 합리적 이해를 제시하고자 노력했다. 그래서 맥루언의 원저와 논문, 세미나 특강 등을 통해 그의 생애와 사상을 근접거리에서 분석했다.

맥루언의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린 것은 미디어와 대중문화에 대한 일련의 저서들을 내면서부터다. ‘구텐베르크 은하계’(1962), ‘미디어의 이해’(1964), ‘미디어는 마사지다’(1967: 쿠엔틴 피오리와 공저) 같은 책들은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며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맥루언에 따르면 사회는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에 따라 형성되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하는 ‘매체 자체의 성질’에 따라 역사적으로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매체는 곧 메시지이다(The medium is the message)’라는 유명한 말을 통해 역사적으로 인간이 서로 의사를 교환하는 ‘수단’, 곧 매체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해 왔다고 분석했다.

모든 미디어를 인간 능력의 확장이라고 본 그는 감각기관의 확장으로써 모든 미디어들이 그 자체로 우리의 인식 방식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미디어의 내용은 그것을 전달하는 미디어 기술과는 분리해서 생각될 수 없다. 따라서 미디어가 달라지면, 그 메시지도 달라지고, 그것을 해석하는 우리의 인식 방식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미디어 자체가 곧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맥루언 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또 하나의 척도는 핫(hot)미디어와 쿨(cool)미디어의 구분이다. 맥루언은 ‘뜨거움과 차가움’ 이라는 단어로 특정매체가 인간의 의미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했다. 그는 매체뿐 아니라 문명까지도 핫과 쿨로 구분했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매체, 콘텐츠, 메시지, 감각, 지구촌, 핫·쿨 미디어 등에 대한 해석이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을 읽고도 궁금증이 남았다면 테크놀로지의 매체성을 중심으로 인간의 역사, 그리고 세계에 대한 문명사적 통찰을 벌인 ‘미디어의 이해’(맥루언 저, 박정규 역. 1999. 커뮤니케이션북스)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정용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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