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 표류 350주년 기념을 맞은 하멜과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성공신화를 만들었던 히딩크 감독을 통해 네덜란드와 제주간의 관계를 증진시키고 보다 활성화적인 교류, 협력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멜 표류 350주년 기념 제주-네덜란드 국제학술회의'가 지난달 18일 칼호텔에서 열렸다. 우리대학 평화연구소와 네덜란드 사회연구원이 주최하고 제주도, 남제주군이 후원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하멜의 재발견: 제주-네덜란드 협력'이라는 주제로 발표가 있었다.
행사에서 김동전(사학과) 교수는 ‘하멜 일행의 제주표착에 대한 역사적 의미와 현재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유럽과 네덜란드의 아시아 진출을 통해 하멜이 제주에 표착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으며, 하멜의 제주표착을 통해 한국과 네덜란드 관계에 미치는 하멜의 유산을 조명했다.
하멜과 조선과의 관계에서 “하멜은 제주와 조선에 대해 너무나 많은 사실을 가져갔지만, 우리는 하멜 일행으로부터 서양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 이상을 받은 것은 별로 없는 조금은 불평등적 관계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네덜란드와의 교류에서 제주가 서양 세계와 접촉하는 중심에 있었다는 점과 하멜에 의해 조선이 서양세계에 널리 알려졌다는 점에서 하멜 전시관이나 자료관 등의 시설 및 역사문화 활용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역사적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용머리 해안 등에 우리 자신의 중요한 문화유산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를 뒤로하고 이국적인 자원만을 활용한다는 것은 제고 되야 한다"고 우려목소리를 높였다.
유철인(철학과) 교수는 ‘도서성과 제주국제자유도시:하멜과 히딩크의 교훈'을 주제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바다에 의한 격리와 한정된 토지라는 도서성을 가지고 있는 제주의 지형적 요건을 설명하며 “하멜이 탄 ‘스페르베르호'는 난파되었지만 히딩크가 이끈 ‘히딩크호'는 성공적인 항해를 끝마쳤다"며 “두 사람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국제자유도시를 건설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외부에서 전파된 문화요소를 제주문화에 맞게 재해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폐쇄적이고 외부에 대해 배타적인 의식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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