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대학을 구성하는 주체는 어떻게 구성되는가에 대한 질문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그 안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학의 주체를 ‘학생’이라고 자연스레 답한다. 물론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 교수, 교직원 어느 한쪽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냐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만큼 대학 역할과 기능은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음이다.
하지만 우리대학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한 결정권은 학생들을 배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이야 대부분 4년이란 시간만을 학교에서 보내야 하나 대학의 행정제반을 결정하는 위치의 사람들은 장기간 대학에서 머물며 오랜 경륜을 통해 대학의 발전 방향과 비전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학생들의 등록금과 국고보조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에서 학생들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가.
우리대학의 모든 행정과 운영의 최고 결정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총장이며 그 바탕은 학무회의 위원들과 주요 보직교수들에 의해 논의된다. 물론 지금은 평의회가 최종 심의기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긴 하나 이렇게 폐쇄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자체로는 학내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수회가 지향하고 있는 ‘대학사회의 민주적 의사결정’ 취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다.
대학의 위기는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감소하고 있는 신입생 자원과 그들이 우리대학을 지원할지도 정확치 않아 말 그대로 긴장상태다. 또 졸업을 앞두고도 마땅한 취직자리가 없어 졸업 즉시 ‘실업자’가 되는 것이 현재 당면한 대학의 현실이다. 이는 대학을 ‘취업 양성소’쯤으로 생각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점을 단적인 예로 든 것일 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존의 구태의연한 인습들을 답습하지 말고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 교수, 교직원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학의 발전을 위해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대학운영의 모든 기득권을 갖고 있는 교수들이 변해야 한다. 또 대학의 발전을 위한 협의체가 교수, 학생, 교직원의 모든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로 기능해야 한다. 이렇게 하나씩 변화하고 달라지다 보면 수직체계처럼 보이는 대학사회도 천천히 변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대학의 교수활동 및 행정지원 등의 교육체계가 학생 지향적인 관점에서 설계, 운영되고 학생들의 의사반영의 기회가 커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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