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하는 행사 진행 
                  “축제의 낭만은 아쉬워”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아라캠퍼스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아라대동제가 열린다. 학생들 사이에서 대동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가의 대동제 문화를 살펴보는 일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대동제의 주를 이루고, 학생들의 참여가 가장 많은 부분은 바로 ‘장터’이다. 각 학과별, 동아리별, 혹은 개인별로 부스를 열고, 갖가지 음식을 판매하거나, 놀거리를 마련해 놓는 ‘장터’문화는 대동제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라 할 만큼 활성화 돼있다.

‘장터’문화의 우수사례로 손꼽히는 대학으로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들 수 있다. 불어과의 와인바, 터키어과의 터키아이스크림, 아랍어과의 탄두리치킨 등 각 학과별 특징을 살린 먹거리 장터는 타 대학까지도 유명한 모범사례이다. 인천대학교의 ‘꽃마차 부스’ 또한 관심을 사고 있다. 학생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꽃마차를 이용, 이를 타고 퍼레이드를 할 수 있게끔 장터에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먹거리와 놀거리만이 장터를 점령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립대학교의 경우 생명나눔운동본부와 연계하여 사후 장기기증 서약서를 접수하는 부스를 세워 의미 있는 축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학생들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장터 문화’가 대동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면,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분명 특별 프로그램과 공연일 것이다. 단연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경북대학교의 ‘자취생 요리경연대회’이다. 5만원 미만의 재료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승 요건으로, 학생들의 많은 참여가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두 번째인 ‘창조적 파괴’는 서울시립대가 자랑하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작년에는 대운동장 담 철거공사시기와 맞물려 대운동장의 담에 그림을 그리고, 망치 등으로 담을 깨부수는 행사를 치렀는데, 이번 대동제에서도 비슷한 시도로서 폐차 7대를 마련하여 그래피티 후 이를 파괴하는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전북대학교는 많은 학생이 오토바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과, 대부분이 안전의식에 무감각하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오토바이 무상점검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대학 캠퍼스 자체를 프로그램의 대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건국대학교는 학교의 대표적 명소인 일감호에 보트를 띄우는 행사를 한다. 조류독감 등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해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는 건국대학교 대동제만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가수들의 콘서트장이 되곤 하는 공연문화도 점차 학생들의 손으로 이뤄지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북대학교의 경우 대중가수의 초청을 줄이고, 졸업생들이 활동하고 있는 ‘국악합주단’의 공연과, 응원단이나 밴드, 댄스동아리 등의 활동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을 기획중이다. 또한 서울시립대학교의 경우, 연예인 초청 자체를 근절하기는 힘들지만, 서울시립대학교만의 특색있는 공연문화 창조를 위해 ‘클럽 컨셉’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전문 DJ 섭외 또한 이미 완료된 상태이다.

인천대학교의 공연 또한 대학 구성원들의 손으로 이루어진다는 데서 그 의미를 찾을만하다. 인천대학교 교육방송국이 주최하는 가요제와 총학생회에서 주최하는 장기자랑에 대한 호응이 적지 않다.

전북대학교가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의 역할수행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바비큐파티를 준비하는 등 전북대학교의 고민이 적지 않다.

대학 축제로서 대동제가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서는 언제나 이야기가 많다. 한 해에 단 한번 있는 축제인만큼 모든 것을 잊고 즐기는 것이 옳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생으로써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즐긴다면 무엇을 어떻게 즐기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적지 않다.

축제는 즐기는 것이 옳은 법이지만 그 즐김이 소비적이기만 해서는 대학 축제로서의 의미를 찾기 힘들 것이다.

70년대 제주대학교 대동제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우리대학 출신 교수인 현승환교수(국어교육)에 의하면, 당시 대학축제는 학생들의 발표의 장이었다고 한다. 동아리별로 당대의 토픽을 선정하여 동아리 구성원의 전공을 살려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고, 그러한 과정에서 교수와 학생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요즈음 대학가의 축제에서 교수들이 소외되고, ‘학생들만의 리그’로 바라보는 양상과는 많이 달랐던 것이다. 모든 것은 다 변하기 마련이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할 수 없는 문제지만, 대동제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김로마나 수습기자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대동제 내 장터 ‘월드빌리지’현장에서 스페인어학과 학생들이 스페인 전통음식인 빠에야를 판매하고 있다.


건국대학교는 대동제 기간 중 캠퍼스내 호수에서 보트를 탈 수 있는 행사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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