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환경이 변화되면서 기상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들이 태풍이나 가뭄,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연적인 영향 탓이라고 많은 사람은 인식하고 있지만 기상변화를 단순히 자연적인 것으로 규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산업혁명과 문명의 현대화를 거치면서 자연을 개발하고 이를 돌보지 못한 인간의 책임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에대해 지구의 기상에 대해 진단해보고 한반도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12시 정각 2시간 45분전.’
지구 환경이 나빠짐에 따라 응답자가 느끼는 인류존속의 위기감을 표현한 환경위기시계가 9시 15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는 일본 아사히 글라스 재단이 1백여개 국가의 지방자치단체, NGO, 학계, 기업 등의 환경전문가를 대상으로 매년 설문조사를 실시, 응답을 조사해 시간을 정하고 있는데 1992년 7시 49분 ‘꽤 불안함'으로 시작한 시계는 현재 ‘매우 불안함'으로 변화됐다. 이 시계가 12시를 가리키게 되면 결국 지구는 파멸을 맞게 된다.
이에 대해 환경재단 이충식 홍보실장은 “아마도 전쟁이 지구환경에 영향을 미친것 같다”며 “기상변화에 대해 아직 확실한 규명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불확실한 미래의 변화에 대비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환경이 나빠지고 있음은 지구촌의 기상이변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1990년대의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해의 발생횟수가 1950년대의 5배 이상으로 피해액은 10배 이상 늘어나고 있으며 매년 피해의 규모와 액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U.S PIRG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유럽 같은 경우는 지난해 백년만에 찾아온 대홍수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는 폭염으로 2만명이 목숨을 잃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프랑스의 경우 섭씨 40도를 넘는 살인더위가 계속돼 1만 여명이 숨지는가 하면 스페인은 최고온도 45.5도로 일사병환자가 속출했다. 그리고 지난 5월 인도에서는 기온이 치솟아 1천5백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국은 저녁 기온이 32도를 넘어서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미국과 영국의 연구팀은 현재 지구 기온이 2천년만에 최고기온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그리고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과학자들이 ‘세계기상기구'와 ‘세계기후계획' 조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 1백년간 0.5도가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이 지표면 온도의 상승으로 해수면이 높아져 전 국토가 바다 속으로 잠길 위험해 처해 있는 투발루 공화국을 본다면 이런 연구결과들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시사해 준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해안지방의 침수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위도 지방에서는 2천년대에 산림 황폐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으며, 아열대 지방은 강우량의 감소와 기온상승에 의한 사막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기상이변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98년에 발표된 국립수산 진흥원 한상복씨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백년간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의 수온이 2월달에는 약 2도가 상승했고 8월에는 약 1도가 하락해 전체평균 약 1도가 상승했다고 한다. 8월 한반도 근해의 섭씨 25도 등온선을 보면 해수면의 온도가 백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200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보고서’에서는 2천1백년에 지구의 이산화탄소는 5백40~9백70ppm으로 증가하고 평균기온은 1.4~5도 정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한반도의 여름은 비로 가득했다. 장마가 끝난 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온 비는 강우일 47일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또 늦은 여름에 찾아온 ‘매미’는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냈다. 작년의 ‘루사'의 최고풍속을 갱신하는 기록을 남기면서 말이다.
이것을 단순히 자연의 불가항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던지는 경고의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정예모 연구원은 “지구온난화는 태초의 지구에도 일어났지만 지구평균기온을 본다면 최근으로 올수록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비록 온도의 변화가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지는 않지만 기온이 급하게 변화된다는 것은 자연생태계의 급격한 파괴와 강력한 자연재해를 맞을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역설했다.
이같이 온난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게 된다면 한반도는 사과대신 망고나 바나나가 열리는 아열대 기후로 변화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구는 기후 평형을 잃고 폭염, 폭우, 홍수, 가뭄, 태풍, 회오리바람, 산사태, 해일 등 극단적인 상황에 휩싸일수도 있다.
기상이변이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학계에서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메탄, 프레온 가스(염화불화탄소) 등도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지구촌에는 환경변화의 문제점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상이 주는 고통과 피해를 그저 천재(자연현상으로 일어나는 재난)에서 비롯했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가 버린다. 그 원인이 바로 지구촌을 이루는 개개인임을 망각한 채 안이한 생각으로 자연의 재해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개발을 통한 문명의 편의성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미래의 첨단사회는 이보다 더 큰 편의성을 제공하고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개발의 원리만이 존재하는 미래가 된다면 자연은 인간에게 불안과 고통만을 안겨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자연의 필요성에서 더욱 한발자국 나아가 실천을 해야 한다. 변화를 통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지구를, 더나아가 깨끗함과 밝은 햇살이 가득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이루는 힘은 바로 자기의 조그마한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