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측은 ‘티끌모아 만든 태산'을 단지 ‘하늘아래 뫼'인양 생각하는 것 같다. 바로 우리대학 발전기금을 두고 하는 말이다.
뜬금없이 웬 발전기금 얘기냐라고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뜬금없긴 하지만 발전기금 조성이 여전히 진행중이고 대학 주체들이 발전기금 혜택을 지금도 누리고 있다면 발전기금을 지금 거론한다고 해서 그리 뜬금없지도 않다. 발전기금이 재원마련과 함께 대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지는 일이라면 오히려 다루지 않는게 이상하지 않나.
뜬금없지도 않은 얘기를 뜬금없이 하는 이유는 물론 우리대학 발전기금 조성방식이 문제가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발전기금 조성목적이 학교 발전을 바라는 이들의 자발적인 기부라고 한다면 현 방식은 목적에 빗나가 있어서 그렇다.
지난 5월 28일 우리대학이 발표한 발전기금 조성현황을 살펴보면 우리대학은 발전기금 모금을 시작한 지난 `96년부터 올 4월말까지 총 2백27억9천여만원을 조성했다. 출연자별로 살펴보면 도외인사가 56.2%로 가장 많고 재일본 인사가 16.8%, 도내 인사 14.6% 등이다. 기타 동문 4.9%, 교직원 3.6%, 학부모 0.6%, 후원의 집 0.1% 등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도외인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학교와 관련한 동문이나 교직원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이는 동문이나 재학생이 참여가 적었다기 보다는 참여가 어려웠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 우리대학 발전기금 참여방식은 요식업체가 참여하는 ‘발전후원의 집'과 발전기금 약정서를 작성하고 참여하는 방식이다. 학교측은 발전기금 출연자들 성명이나 아호를 대학건물내에 각인해 주고 있다. 특히 거액을 기부해 대학발전에 획기적인 발전기틀을 마련했다라고 여겨진 인사는 기념비, 동상건립, 명예 학위수여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거액을 모금할 순 있지만 진정한 발전기금 목적에 충실한 모금에는 한계가 있다. 가까운 예로 전북대나 전남대 경우는 ARS 서비스로 한통화에 5천원씩 적은 액수지만 많은 이들의 기부를 유도하고 있다. 학교사랑 모금이라는 이름으로 ‘추억의 등록금 한번 더 내기' 운동이나 ‘사랑의 저금통'을 제작해 동문이나 재학생들이 진정 학교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많은 이들의 모금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액수라고 치부할 수 없다. 대학홍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차라리 대학 재정확충에만 목적이 있다면 ‘발전기금'이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제주대학 후원모금'이라고 해야 맞다. 티끌을 모아서 만든 태산이 얼마나 높아질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분명히 기억해야 하는 것은 발전기금은 학교사랑이 모아져야 하는 것이지 돈이 모아져서는 안된다. 기부자 액수를 드러내기보다는 기부자의 자발성을 드러내야 한다. 결국 대학은 대학 구성원과 대학과 관련한 이들의 마음이 모여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대학에 대한 작은 관심이 큰 변혁을 만든다.
지난 50년간 무수한 사람이 거쳐갔고, 무수한 역사가 만들어진 곳이다. 대학발전을 위한 마음은 지난 50년간 역사를 기억하는 무수한 사람들 마음속에 스며들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 발전을 위한 일이 거액에 의존한 권위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과감이 버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학존립과 발전은 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이 총 집결해야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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