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은 숙명여대 교수 ©
당신 자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 가령 취업을 준비하거나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면 얼마의 연봉을 받아야 하는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조직에서 목표 달성은 누구와 어떤 인간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취업에서 면접이 강화되는 것도 이를 점검하고자 하는 과정이다. 어떻게 인간관계를 맺고 있고, 그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춘’에서 5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훌륭한 CEO가 되기 위한 자질을 조사한 결과 1위가 총체적인 인간됨이었고 2위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었다. 비즈니스 세계의 중요한 협상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모든 대인관계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시험대이다.

그러면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방송인 김제동,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잭 웰치 전 GE 회장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변이 좋고, 말을 잘해 각자의 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성공하는 리더들은 말을 잘한다. 말을 잘하려면 설득력 있고 감동을 주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들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 말을 잘해야 하는 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11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열린 제주글로벌아카데미 강좌에서 “어떤 기업이나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일방적인 의사소통에서 벗어나 직원들과 대화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는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법이어서 논리와 감성이 다 들어있는 말을 할 수 있도록 내용과 포장이 좋아야 하는 만큼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날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리더십=커뮤니케이션”이라며 “리더는 설득력 있고 감동을 주는 메시지를 담아 상황에 맞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화술’의 문제가 아니라 내용(substance)과 포장(style)의 결합”이라고 말하고, “여기서 내용은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만 구태의연하고 천편일률적인 표현을 쓰면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묻혀버린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듣는 사람을 생각한 말’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유명인들의 커뮤니케이션 비법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배우 황정민이 어느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았다’는 말에 청중들은 크게 감동했다. 다른 배우처럼 천편일률적인 수상 소감을 했다면 금세 잊혀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손석희씨는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듣고 답하는 성실함으로, 개그맨 김제동은 독서 등을 통해 개발한 감성 어법으로 청중을 감동시켰다.

강 교수는 전달 방식에 있어서도 “겸손하게, 열정적으로 말해야 하는 게 필수적”이라면서 “청중을 적대시하거나 무시하며 자기 자랑하는 말을 하는 것을 절대 금해야 하며 힘없는 언어를 사용해서 청중을 지루하게 만들지도 말아야 한다”고 했다.

강 교수는 “다들 말 잘하는 능력은 타고 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갈고 닦을 수 있는 기술인만큼 말을 잘하기 위해선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정용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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