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경제학교실』 모리스 리바이 지음/ 이웅 옮김 ©
존 갈브래이스(John K. Galbraith)라는 저명한 경제학자는 “경제학자는 두 그룹이 있는데 한 그룹은 무엇을 모르는 사람들이고, 다른 그룹은 무엇을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경제학이 경제학자에게 조차 그 만큼 어렵다는 의미이니 경제학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경제학이 얼마나 따분하고 어려울 것인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에 입문하는 학생들에게 알기 쉬운 책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야기 경제학교실’(이웅 역, 한울, 1994)을 추천하는데 이 책은 모리스 리바이(Maurice D. Levi) 교수가 1985년에 쓴 경제학적 사고-How Economic Principle Can Contribute to Clear Thinking을 번역한 책이다.

경제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소비, 생산, 교환 활동을 다루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을 자신과는 관계없는 어렵고 따분한 학문으로 생각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가 수학, 도형, 모형 등 복잡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복잡한 기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든 내용을 일상적인 언어로 설명하고 있어 복잡함과 따분함이 대폭 경감된다.

또한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는 경제학 개념 및 이론을 먼저 설명한 후 실례를 드는 반면에 이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매일매일 부딪히는 다양한 예를 먼저 설명한 후 경제학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어떻게 개념화시키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일반인들이 경제학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얻은 결론과 경제전문가가 경제학적으로 사고하여 얻은 결론을 비교함으로써 경제학의 유용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경제학의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함으로써 경제학이 만능이 아님을 상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에서는 경제학의 기본논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관적 사고, 논리적 사고를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미시경제학의 논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수요에 대한 사고, 미래에 대한 사고, 효율적 사고, 생산적 사고, 균형잡힌 사고, 시험적 사고, 기회를 고려하는 사고, 이기적 사고 등을 다루고 있다. 한편 3부에서는 거시경제학의 논리에 대해 설명하면서 명확한 사고, 순환논법, 빠른 사고, 체감적 사고, 합리적 사고, 효과적 사고 등을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국제경제학의 논리인 열린 사고와 경제학적 사고의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인기가 부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학생들이 경제학을 안정된 직장과 높은 보수를 얻기 위한 발판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과 경제학의 법칙들이 에이즈 문제, 비만, 테러 등 세상의 다양한 이슈들에 적용되는데 사람들이 매료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것은 조리법(recipe)을 배우는 것과 같다. 맛 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해 집에 요리책 한두 권 비치해 놓고 조리법을 배우듯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경제학적인 사고로 이해가기 위해서 이 책을 비치해 놓고 참고하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강기춘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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