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섭 생물산업학부 교수 ©
인류의 역사가 약 500만 년이라면 그 수억 년 전에 벌써 세상을 뒤덮고 있었던 식물은 이 세상 모든 생명체의 중심 노릇을 하고 있었고, 사람에게도 그간 엄청난 혜택을 안겨다 주었다.

사람은 식물이 주역으로 형성하는 자연 속에서 하늘과 땅 그리고 다른 생물들과의 균형적인 유대관계를 가지며 생존해왔고 이미 오래된 역사 속에서 사람 몸에 자연스럽게 유전인자화 하여 살도록 혜택 받고 사는 것이 당연지사이고 조물주의 뜻인 마냥 여기며 산다.

그러나 사람은 지난 100년 전부터 갑자기 과학이란 힘으로 맹렬한 발전을 이뤄냈다. 수백만 년 가운데 100년, 즉 100년은 수백만 년에 비하면 극히 미약한 시간이나 다름이 없다. 마찬가지로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도 식물에 비하면 그 생존과 생활의 역사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지구는 식물 위주로 존재하였고 그 속에 있는 사람은 극히 미미한 존재였다.

그런데 자연의 큰 넓이를 차지하는 지구상의 숲이 사람들에 의해서 지난 50년간에 50%가 이미 사라졌고 인간이 발전시킨다는 산업을 통해서 배출되는 탄산가스의 증가로 지구의 온난화와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으며 심상치 아니한 현대병의 발생과 그 확대가 인류의 존재를 점차 위협하고 있다. 사람에 의한 자연의 훼손으로 인해 사람이 자연에 순응하고 보전해야 될 본질을 잃어버림으로써 과거에는 몰랐던 환경재해와 무서운 병들이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사실에 직면한 우리 인간들은 자연과 부자연 가운데에서 좌우를 슬기롭게 살펴, 닥쳐오는 100년 또는 미래에 보다 낳은 Wellbeing을 누리기 위해 자연사랑과 환경보호에 각별한 자세와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

원예는 근본적으로 채소, 과수와 화훼 조경식물을 비교적 집약적인 기술과 면적에서 재배·관리하여 이를 유통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자연에서 야생하는 식물이라 하더라도 어느날 그것을 사람이 필요하게 되어 재배하고 이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원예에 해당하게 되는 것이다. 기술 집약적이면서 고소득이 보장되는 작목을 고품질로 생산하는 농업이 원예이다.

원예식물의 재배는 원하는 작목이 주어진 환경에 맞도록 재배·관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식물은 유전적인 특성과 고집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기 위해서는 식물이 원하는 환경을 조성시켜주기 위해서 시설(비닐하우스 같은 것)을 하고 냉풍이나 온풍 그리고 자동관수 등을 하여 상당한 생산비를 들여야 하고 또 고급화한 재배생산기술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으로는 고소득이 보장되는 특수농업이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원예가 사람의 생활속에서 자연을 잃고 사는 것을 회복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져 원예의 또 다른 중요성에 주목하게 됐다.

자연을 잃게 되면 사람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그것을 예방하거나 치유하는 요법으로써의 원예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각종 장애인, 정신계통, 순환기계통, 암관계 질환을 위시하여 요즈음 인류의 존폐를 위협하는 각종 바이러스병(에이즈, 조류독감 등)과 범죄의 증가 등은 근래에 나타나는 자연 상실과 관련이 있다.

대체 의학적 요법으로써 음악, 미술 같은 요법이나 재미를 느끼게 하는 오락이나 좋은 향기를 맡게 하는 아로마 요법도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그것과 더불어 원예활동에서는 다른 요법에 비해서 또 다른 특수성이 있다.

원예는 사람의 오감을 작동시켜 바로 자연을 맛보며 스스로 느끼고 즐기는 것만으로도 다른 요법과 크게 다르다. 이것을 원예요법(원예치료)이라고 한다.

원예는 활동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상이 생명체이고 또 원예 생산물을 섭취함으로써 유명하거나 잘 알려져 있지 않는 근래의 질병을 예방하고 또 치유하는 효과가 있음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는 말하자면 자연을 잃어 앓고 있는 몸에 자연을 불어 넣어주고 자연스레 신체를 소생할 수 있는 방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원예는 사람이 어릴 때부터 몸에 익숙한 활동으로 인식시키기 위한 학습기회와 자연놀이터가 되도록 하고 나아가서 인간 정서 교육의 큰 효과를 내는 것을 기대한다. 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자연이 준 인간성과 지혜가 사회의 복지를 추구하고 가정과 국가발전의 초석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임을 예감하게 된다.

제주를 고향으로 둔 제주인들은 원예에 의한 경제활동, 사회활동 그리고 문화활동을 중시해야 한다. 완전히 인위적인 손길로 형성되고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싱가폴의 센토사 공원과 비교해 봤을 때 제주도는 천혜의 조건에 더욱 차원 높은 관광지로서의 가치와 발전을 기대해 본다.

20세기는 사람이 자연을 지배하고 과학이 발전하므로 지금의 생활수준을 누리고 살게 되었지만 21세기는 거꾸로 자연이 사람을 가꾸고 보전해야만 한다. 자연교육의 원천은 생명이 있는 자연의 주역인 식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지금 인구의 대부분이 자연이 파괴된 복잡한 도시에서 살고 있다. 도시에 살며 항상 접하는 것은 콘크리트와 기계들이다. 자연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 사이에 사람 특히 미래를 책임질 아동들이 자라고 있다. 자연은 아동에게 특히 정서와 인간성, 사회성, 과학성을 심어주고 쉽게 창조적 지혜를 갖게 한다.

산과 바다가 있는 곳이면 더 바랄 것이 없지만 가정집의 방안부터 시작해서 학교 교실내와 작은 정원들, 이 모두가 정원이고 소자연을 꾸밀 수 있는 공간이다.

제주도의 주민들은 자연을 배우고 느끼기에 천혜의 환경이기는 하지만 관광시설로 어린이가 특히 좋아하고 놀이나 배움의 터가 될 시설의 확충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아동들이 직접 자연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유희시설과 공간은 아동들의 미래를 좌우한다. 꼭 미국의 디즈니랜드나 우리나라의 에버랜드가 아니더라도 자연을 파고들고 만져보며 아동들이 자연에 감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삶에 대한 무한한 희망과 환희를 갖게 함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사회는 21세기의 기계디지털문명의 영향으로 생활의 안이함과 허식이 만연한 환경으로부터 건강을 해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질병과 재난을 초래한다.

제주도는 태고 때부터의 자연을 철저하게 보존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연이 바로 경제요, 사람의 Wellbeing이다. 천혜의 환경 속에서 전개되는 원예활동은 제주도의 매력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내 식물이 휘발성 유기물질(VOC)을 어떻게 제거하는지 그 기작을 나타낸 그림이다. ©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