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R기업협회 회장) ©
PR은 마케팅의 첨병이자 시대의 거울이다. PR은 ‘공중(Public)과의 좋은 관계(Relations)를 위해 각종 매개로 물꼬를 트고 이를 유지해 믿음을 전하는 일’이라는 것. 그만큼 급변하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데 주력한다. 특히 UCC, 파워블로거 등의 Social Media의 급부상으로 공중의 주목도는 달라진다. 홍보기업 IPR 이갑수 대표(한국PR기업협회 회장)가 지난달 29일 언론홍보학과(학과장 박경숙 교수)가 주최하는 특강에서 ‘왜 PR이 뜨고 광고가 지는지’에 대해 강연을 했다. 이 대표의 강연을 요약했다.

호주 퀸즈랜드관광청이 시도한 기막힌 PR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퀸즈랜드관광청은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세계 최고의 직업’(best job in the world) 타이틀을 내걸어 퀸즈랜드 내의 해밀턴섬 관리자를 최종선발했다. 관리자는 6개월 동안 섬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일광욕과 수영은 기본이고 번지점프, 스쿠버다이빙, 요트도 타면서 매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사진 일기와 동영상을 올리는 것. 그 대가로 15만 호주달러(약 1억4100만원)와 방 3개짜리 호화 빌라가 제공된다. 세계적 화제를 몰고 온 이 ‘세계 최고의 직업’ 최종 합격자는 영국인에게 돌아갔다. 영국 햄프셔에서 자선기금 모금 활동가로 일하는 서덜은 지난 7월부터 호주 퀸즈랜드 주(州) 북쪽에 위치한 해밀턴섬 관리자로 화려한 변신을 꿈꾼다. 그의 임무는 블로그를 통해 이 섬의 아름다움을 전하면 된다. 내킨다면 물고기에 밥을 주거나 우편물 배달, 수영장을 청소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퀸즈랜드 관광청은 대흥행에 성공했다. 기획한 PR이벤트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대성공을 거두면서 1억1000만 호주달러(약 1037억원)의 홍보 효과를 얻었다. 총 지원자는 약 200개국 3만4684명. 이들 가운데 16명이 최종 후보자로 선발돼 해밀턴 섬 현지에서 치열한 경합을 펼쳤다. 특히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김주원(25)씨가 포함돼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세계적 PR 이벤트에 쓰인 예산은 21억원이었다. 2009 칸국제광고제에서 PR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싱글 고유의 특성과 문화를 이해한 PR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독일 월마트의 ‘싱글타이트’가 대표적이다. 월마트는 혼자 있기 쉬운 싱글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매장 내에서 쇼핑을 하며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행사를 벌여 매출을 대폭 늘렸다.

경영자들이 그토록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광고의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PR의 시대가 오고 있다. 이 두 가지 사례를 통해서도 PR의 승부처는 ‘전략과 아이디어’일 뿐이다. 그동안 광고는 마케팅 활동의 거의 전부인 것으로 취급되었고, 대중 매체를 선도하는 강력한 트렌드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광고가 고유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상실했고 새로운 브랜드를 고객 마인드에 심는 데도 어려워지고 있다. 사실 소비자들은 이미 광고가 제품을 판매하고자 안달이 난 기업이 혼자 내는 목소리에 불과하다며 불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광고는 크게 히트를 해도 해당 제품 판매나 브랜드 인지도는 상승하지 않는 기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객 마인드에 브랜드를 잘 포지셔닝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대안은 PR이다. PR이란 언론 관계를 중심으로 임직원, 투자자, 정부, 시민단체 등 다양한 공중과의 관계를 통해 기업과 공중, 또는 기관과 공중 사이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는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한다.

신제품을 무작정 광고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오히려 PR를 통해 신뢰도 높은 브랜드를 구축한 다음에 브랜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광고가 추후에 실행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대학과 같은 공공기관의 PR전략도 마찬가지다. 홍보 업무는 최고위직의 직속 부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고, 담당자는 그 조직의 대변인이자 창구이기에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홍보담당자들은 최근 매체환경 및 공중 성향의 급속한 변화를 반영해 타깃 분석 업무뿐 아니라 조직 브랜드를 어떻게 이미지화할 것인지, 표적 공중에게 적합한 매체는 어떤 것인지 등 관여하는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공공기관이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을 때 제대로 된 홍보시스템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문제다. 이러한 문제에는 홍보 시스템의 미비와 역량 부족, 조직의 경직성 등이 주원인이다. 공공기관은 대체로 홍보의 개념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홍보가 잘하는 것인지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아 보인다.

PR 업무에 있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고 설득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 기본적으로 언어 장벽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환경에 맞는 외국어 능력도 요구된다.

또 다양한 공중들을 대상으로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이 뛰어나야 하며, 현대사회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날이 변하는 매체환경과 소비자 성향을 앞서 읽어 내는 능력도 갖춰야 할 것이다.

국내 PR은 이제 서서히 전문화되고 틀을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그만큼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과 발전이 있는 분야다. 하나의 새로운 흐름과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싶다는 꿈이 있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할 용기가 있다면 PR 전문가에 도전해 볼 것을 권한다.

정리=정용복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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