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2000여명 일자리 찾아 ‘북적’
현장면접·정보제공… 취업상담과 함께

▲ 지난 17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자리박람회에 많은 구직자들이 몰려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지난 17일 ‘2010 제주특별자치도 일자리 박람회’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국제컨벤션센터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졸업을 앞둔 4학년생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이었을까? 버스에 오르는 학생들 중에는 양복을 차려입은 사람도 꽤 많았다. 또 그들의 표정과 태도에서도 취업에 대한 설렘과 긴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아직 1학년인 기자에게는 직접적으로 와 닿지만은 않있다.

컨벤션센터에 도착하자 예상대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중에는 대학 재학생· 졸업생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번 박람회에는 채용관, 취업컨설팅관, 취업정보관, 테마·이벤트관으로 크게 4개로 구성돼 현장 면접관(도내·외), 간접 채용관, 이력서 컨설팅관, 면접 이미지 컨설팅관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많은 부스들 중에서 ‘취업 서류 컨설팅관’에서 발을 멈췄다. 이곳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클리닉해주는 곳으로 3~4명의 사람이 자기 차례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한 사람은 순서를 기다리며 자신이 쓴 이력서와 박람회 안내 책자를 열심히 뒤적이고 있었다. 난 양해를 구해 옆에서 같이 얘기를 들을 수 있겠냐고 물으니 흔쾌히 허락했다. 알고 보니 그 분은 졸업을 앞둔 제주대학생 김동호(기계공학 4) 씨였다. 처음에는 당당하게 말을 하더니 이내 컨설팅 해주는 분의 질문을 받고는 이내 말문이 막혀버린다.

이력서를 보는 컨설터의 눈이 빠르게 움직인다.“이력서에는 자기가 가고자 하는 회사의 이름을 써야한다”며 “이런 점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천편일률적인 이력서를 쓰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다”고 조언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던 김씨에게 숨 돌릴 틈도 없이 또 한 번의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진다.

사진에서 얼굴이 너무 크게 나왔어요. 실물보다 보기 좋지 않게 찍힌 거 같은데 이건 왜 이런 거예요? 사진은 이력서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신에 대한 첫 인상이기에 신경을 써야 해요. 또 최근 3개월 이내에 찍은 사진이면 더욱 좋겠죠.

김씨는 기계나 디자인 분야의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었다. 이런 그에게 컨설터는 세심한 부분까지 조언해줬다.

“자기소개서도 회사가 원하는 양식이 있을 수 있다며 확인할 것”과 “기계나 디자인 분야는 미적 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력서 등에도 가미를 해주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컨설터는 “학창시절은 대인관계를 많이 보고, 가령 100만원의 임금을 받는다면 1000만원의 일을 할 것처럼 열정을 보이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으로 내가 찾아간 곳은 ‘면접이미지컨설팅관’ 말 그대로 면접 볼 때의 표정이나 태도, 의상 등을 점검해 주는 곳이다. 거기서 다소 진지해 보이는 표정의 남자와 그의 친구인지 장난기 어린 얼굴을 가진 두명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학생이냐고 물으니 둘 다 제주대 전기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했다. 이윽고 면접컨설팅이 시작되고 장난스럽게만 보이던 그 둘의 얼굴도 진지해졌다.

면접 컨설터는 “면접을 할 때 나는 이 회사에 대해서 이만큼 알고 있다고 애정을 나타내라”며 “아이컨텍(eye contact)을 하며 목소리는 활발한 느낌으로 조금은 높게 해서 말하는 내용이 진실로 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을 주문했다. 또 “헤어스타일과 의상 같은 외형적인 부분도 단정하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쓰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컨설터는 내게 진지한 모습으로 비췄던 그 학생에게 다소 굳은 듯한 표정을 풀라며 한 번 웃어보라고 하며 상담을 끝냈다.

사회봉사 수업 차 일자리 박람회를 찾았다는 박세련(언론홍보 1)씨는 “장래 승무원을 희망하는데 면접이미지컨설팅관에서 상담해주시는 분이 전직 승무원이어서 어떤 마인드를 갖고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막연하기만 했던 것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와서 앞으로의 방향 제시가 된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박람회 참가자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던 곳이 있었던 반면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우선 그 첫 번째가 취업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부스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는 곳을 가보니 ‘타로취업운세관’이나 ‘지문인적성검사관’같은 곳이었다.

송경주(언론홍보 3) 씨도 “진짜로 면접을 보는 곳은 한산하고 타로나 지문인적검사관에만 사람이 몰렸다”며 “흥미·유명세의 기업 위주로 박람회가 진행된 것은 아닌지”하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로 도내기업 면접관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도외기업 면접관들 중 LG이노텍과 블랙야크의 부스에 많은 사람이 면접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또 송씨는 “모의면접관이나 직업심리검사관 같은 경우 줄이 너무 길어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면서도 “취업을 목적으로만 오는 것이 아니고 경험을 하기 위해서도 오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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