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열정을 디자인 하라”

▲ 오창윤(전임강사)

오창윤 교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공과대학 2호관에 있는 연구실을 찾았다. 그의 연구실은 책 하나, 의자 하나까지 모두 디자인한 것처럼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그의 책상은 학문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듯 다양한 책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요즘 학생들을 보면 공부에 대한 열정이 없다는 것을 느껴요.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학과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았죠.”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학생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학생들을 보며 자신의 어렸을 때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대학교 1,2학년 때 학과 공부를 소홀히 하고 열정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인생의 반환점이 찾아왔다.

“배움에 열정을 느끼기 시작했던 건 바로 3학년 세라믹 디자인 수업을 들으면서였죠. 그때부터 세라믹 디자인은 물론 다양한 분야도 관심 갖게 됐어요.”

오 교수는 인생의 반환점은 우연히 찾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반환점을 만들려면 자신이 흥미로워 하는 분야에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나중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그와 관련해 책을 찾아보고 주변의 변화를 메모하는 것도 배움의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그는 허영만 작가의 만화 식객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허영만 작가는 식객 속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려고 노력했죠. 이렇듯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에 대한 지식을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또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에게 맞는 삶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삶을 디자인 하세요. 학생들이 자신만의 계획을 짜면서 삶을 넓혀 갔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삶을 디자인 하는 것이 바로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요.”

디자인은 계획하라는 뜻도 포함한다. 그는 말 그대로 학생들의 삶을 자신의 방식으로 계획하기를 원했다. 인생을 사는 과정에선 특별한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는 열정을 가지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스스로만의 정답을 찾아 나설 때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주에 대한 관심 또한 가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이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여기서 살 때는 제주를 잘 알지 못했어요. 육지에서 생활을 하다가 제주에 다시 내려왔을 때는 제주만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을 알게 됐죠.”

그는 학생들에게 제주와 디자인을 연결시켜 생각하도록 수업을 진행한다. 그만의 독특한 수업방식이다. 그가 제주문화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제주에 살고 있는사람들로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느꼈던 것 같다.

“제주의 흙도 제주만의 것이고, 현무암도 오직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거예요. 제주의 특수한 것을 살려 산업디자인과 연결시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는 제주만의 고유한 특징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제주를 위해서 끊임없이 연구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이것은 학생들이 졸업을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닌 그와 제자간의 인연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은 그의 소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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