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소미(서양화전공 4)

사실 이 소설은 내가 2학기에 수강했던 김동윤 교수님의 ‘소설 창착론’ 수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첫 시간에 교수님께서는 저희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왜 소설창작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려 하는지, 왜 소설을 쓰려고 하는지. 학생들의 대답은 각양각색이었지만, 그때 한 여학생의 대답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으니까요.’
나는 한 번도 쓰지 않고선 견딜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러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대답이 매우 전투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나서 ‘나는 왜 글을 쓰려고 하는 걸까?’ 하고 자신에 되물었던 기억이 난다. 나는 내가 만들어낸 인물 뒤에서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 내가 만들어낸 소설 속의 주인공 입을 빌어 내 이야기를 하고, 또 사람들은 내가 건넨 이야기에 반응을 한다.
 
이것은 일종의 소통이자, 내가 아닌 타인을 이해하는 방식일 거라 생각한다.
수업을 듣는 동안 나는 나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 살아갔다고 할 만큼 내 소설에 흠뻑 빠져 있었다. 한 학기 동안 '소설 창착론' 수업을 열심히 강의해 주신 김동윤 교수님과, 그 수업을 함께 들으며 서로의 이야기에 제일 먼저 독자가 되어줬던 국문과 3학년 학생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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