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취임 1주년 맞은 허향진 총장

▲ 허향진 총장은 “평소 머리를 채웠던 구상을 현실로 옮기느라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겠다”며 “교수님들의 동의와 함께 학생들과의 소통구조가 갖춰진 만큼 앞으로 손에 잡히는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제주대에서 조용한 ‘도전과 변화’가 진행 중이다. 대학운영의 질적 기반 구축을 위한 시스템 정비를 시작으로 상당한 재정지원을 가져오고 있는 국책사업 유치, 국제화 저변 확대, 취업지원 시스템의 전문화, 발전기금을 비롯한 외부자원 유치의 다변화와 수익사업 모형의 지속적 개발…. 그 내용 하나하나가 ‘지역의 대학현실에서 가능한 일인가’ 싶을 정도의 일들이다. 이처럼 혁신적인 일들이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도 않은 채, 교수진과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의 공감과 동의 아래 진행되고 있다.
 대학개혁과 혁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허향진 총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향후 제주대의 비전과 1년여 간의 조용히 전개해온 일들을 풀어놓았다. 허향진 총장은 “평소 머리를 채웠던 구상을 현실로 옮기느라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겠다”며 “교수님들의 동의와 함께 학생들과의 소통구조가 갖춰진 만큼 앞으로 손에 잡히는 성과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우선 취임 1년을 회고한다면.
 “지난해 2월 17일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교수님과 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총장 취임 후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대학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대학 사회가 요구하는 수준도 달라졌고, 전반적으로 대학을 둘러싼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에 기본 틀을 바꾸는데 취임 후 1년을 주력했다. 과거의 틀을 갖고는 무한경쟁 체제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음을 실감하고 있다.
 취임 후 대학 역사를 새롭게 쓴다는 각오 아래, 대학 정상화와 이미지 제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교육시장 개방과 더불어 국립대학 법인화 등 대학의 생존과 발전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워왔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개혁 작업을 추진했지만, 구성원 모두의 대승적인 협력과 양보에 힘입어 원만히 해결해 낼 수 있었다. 이제는 진정으로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발전 방향 및 비전을 제시하는 ‘제주대학교 선진화 정책 실천 로드맵’이 완성됐습니다.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우리 대학의 비전을 ‘글로컬 시대의 뉴리더, 혁신하는 명품대학’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전 지구적인 시야를 갖되 지역발전에도 앞장 서는 새로운 리더십을 지향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통해 세계 속의 명품대학을 만들겠다는 약속이었다. ‘선진화 정책 실천 로드맵’은 총장 임기 동안 역점적으로 시행할 6대 선진화 전략과 10대 중점 아젠다를 실천하기 위한 프로세스로서 각 부서별로 추진해야 할 세부 추진과제가 175개에 이른다. 그 만큼 대학 미래를 좌지우지할 방대한 과제로서 대학구성원들의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또 각 부서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되는 전략적 사업들은 ‘미래발전연구단’과 ‘법인화 연구위원회’ 등에서 정책과제로 따로 추진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대입정원 역전시대’를 실감하고 있을 만큼 대학진학 예정자의 감소로 우수 신입생 유치가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종전에는 신입생들의 언어·수리·외국어 등 수능성적 등급이 평균 4.5등급 수준이었다. 그런데 작년 신입생인 경우 3.8등급으로 급상승했다.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에서 입학하는 학생들도 늘어나 작년 24명에 달했다. 우수 신입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그만큼 교육의 품질을 향상시켜야 하는 책임도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과정을 개편 중이고, 강의 책임시간 총량제와 강의 평가결과 공개제도 등 새로운 제도도 도입했다. 
 하지만 도민이나 내국인 학생들로 우수 신입생을 유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오는 2020년까지 재학생의 20%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다음 입시때부터 입학사정관제도를 본격 도입한다. 지속적인 입시제도 개선과 다양한 입시홍보 활동 강화, 우수 신입생 유치기반 구축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신입생 등록률 최상위를 계속 유지하겠다.”


-제주대는 이 지역 유일의 국립종합대학입니다. 기업과의 산학협력 노력과 제주특별자치도와의 협력 등 지역사회에서의 제주대의 위치는 아주 중요하다고 보아집니다.
 “우리대학 구성원 수가 교직원 938명, 학생이 1만8373명으로 현재 1만9311명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민 인구수가 57만7천여명이라면 도민 30명당 1명꼴이다. 여기에다 동문과 재학생 가족을 감안하면 제주도민은 제주대학교와 어떻게든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제주대의 발전이 곧 제주도의 발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 내부의 사고도 중요하다. 우리가 지역사회를 위해 싱크탱크로서의 역할과 우수한 인재 양성을 해왔는지 되돌아 볼 때다. 우리대학이 지역사회 발전의 견인차 역할은 물론 지방분권 시대에 걸맞는 역량과 비전을 갖춰야 한다. 대형 국책사업 유치나 산관학 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대학을 뛰어넘어 제주특별자치도와 협력하고 공동보조를 맞춰야 하는 시대이다. 일본 국립대학이 특수법인화로 전환된 이후 산학협력이 제대로 이뤄진 대학이 부쩍 성장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우리도 지난 한 해 국책사업 유치나 산학협력을 통해 우리 대학에 들어 온 외부 재원과 실적 또한 상당하다.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사업선정에서 방사선응용과학연구소가 추가로 선정됐고, 광역경제권 연계협력사업에 유배문화스토리텔링 사업단과 증강체험형 관광상품 개발사업단 등 2개 사업단이 선정된 것도 값진 성과다. 지역연고진흥사업 신규 사업단에 제주조릿대파크사업단이 포함됐고, 교수님 개개인별 외부학술연구용역 건수나 금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인 경우 전국 18개 대학이 신청한 가운데 우리 대학을 포함 8개 대학만이 선정됐다. 우리 대학처럼 중점연구소를 2개 이상 보유한 대학은 서울대·포항공대·울산대 등 전국적으로 10개 대학에 지나지 않음으로써 우리 대학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높였다.”


-대학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항상 열악한 재정사정이 걸립니다. 앞으로 자율적 재정기반 확대를 위한 발전기금 모금 방안과 대학 경영수입 증대를 위한 획기적 방안은.
 “대학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원’이 중요하다. 국립대학은 이 재원의 대부분을 국고에 의지하고 있다. 우리 대학교 발전기금 누적액은 현재 724억8천여만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서는 안된다. 제주대학교 발전기금 1,000억원 시대를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야 한다. 그렇기 위해 총장의 권위는 벗고 돈 모으는데 발벗고 뛰어다니고 있다. 최근에 제주대와 관계없는 가정주부도 멀리서 성금을 보내주시는가 하면 기업하시는 분들도 많이 도와주시고 기부의사도 밝히고 있다. 다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지만 앞으로 목표치를 달성할 자신이 있다. 특히 올해 기술지주회사 설립 등 자립적 수익창출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을 위해 취업전략본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어 학생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도란 한정된 고용시장을 극복하기 위한 학생들의 경쟁력 강화와 취업 향상을 위한 방안은.
 “총장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바로 취업 경쟁력이다. 특히 졸업생 취업은 대학경쟁력의 핵심이다. 교수의 연구성과 지표와 함께 학생 취업률은 대학평가의 기본지표일 뿐 아니라, 대학 정보공시제도가 시행되면서 대학 평가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즈음 기업 채용 패턴이 매우 다양하며 빠른 대응이 필요해 취임 직후 종전 직업능력개발원 조직을 격상시켜 취업전략본부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진로교육 및 취업지원 기능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작년 전국 국립 25개 대학 중 취업률이 48.9%로 17위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인 52%를 달성하면 25개 대학 중 중상위권에 진입하게 된다. 제주상공인대회, 취업박람회 등 지난해의 값진 경험을 살려 취업률만큼은 전국 국립대학 가운데 중상위권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대학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 전문성을 위해 신설한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를 통해 리더십 훈련과정을 강화하고, 우리 학생들의 꿈과 큰 포부를 가질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대학은 학생들로 하여금 폭넓은 시야와 함께 어디에 견줘서도 뒤처지지 않는 외국어 실력,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 도전정신, 창의성 등을 겸비할 수 있도록 길러내야 한다.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업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는 만큼 학생들도 자신의 학업에 열심히 매진했으면 한다.” 

                    개교 60주년 계기로 경쟁력 키워 국내 20위권 대학 만들 것
                    학생들은 인간성·도전정신 바탕에 진정한 실력 길러야  
                    강의평가 공개는 학생만족서비스… 재학생 20% 외국인 충원


-어려운 서민경제와 정부의 물가안정화 정책에 동참키 위해 3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인건비 상승과 경직성 경비 확보, 국제화 사업 추진, 개교 60주년 기념사업 등에 따른 재원확보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모든 대학이 세 가지 난에 봉착해 있는데, 취업난, 재정난, 입학자원난이 그것이다. 특히 등록금 동결여파로 재정난으로부터 자유로운 대학은 아무 곳도 없다. 올해는 특히 3년 연속 등록금 동결로 심각한 재정난이 우려되고 있다. 올해 기성회비 예산이 이월금 축소와 인건비 등의 경직성 경비 상승으로 작년 대비 24억원이나 감소했다. 우리 스스로 예산을 절감해 활용하고, 산학협력 등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과정 속에서도 대학 브랜드를 높여야 한다. 하지만 대학이 제대로 기능과 역할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지역거점대학 평균 정도의 등록금은 맞춰야 한다고 본다. 제주대의 경우 학생 수가 적으니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오히려 교육비 수요가 더 든다. 우리가 우수한 교육 서비스를 받으려면 학생들도 대학이 등록금을 조금 올리는 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원칙적으로 국립대 법인화에 반대하지만, 정부가 거세가 밀어붙여 법인화가 시행되면 등록금 인상이 불 보듯 하다. 현재 제주대에 자생적 자산이 없기 때문에 대학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주대학교가 법인화로 가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은 자치단체처럼 수직적 구조를 지닌 곳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과 집단이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이들을 다 아우르기 위한 리더십은 뭐라고 보십니까. 또 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점은.
 “지난 1년 동안 대학 구성원 모두의 협력 속에 내부 개혁작업과 대외 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가면서, 우리대학에 잠재되어 있는 혁신역량에 깊은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학운영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분명히 있었다. 단과대학 또는 학과, 각 부처별 이기주의는 분명이 존재하고 있음을 강하게 느꼈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면 이러한 내부 집단간의 이기주의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 단과대학, 학과 간 이기주의와 서로를 막는 내부의 장벽이 무너지지 않으면 대학의 발전은 없다. 대학 집행부가 훌륭한 계획을 세워도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고, 내부 갈등으로 관련 정책이 힘을 얻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그보다 먼저, 내 자신이 대학 운영에 있어서 소통하고 설득하며 가슴을 열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
 직원들도 대학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채널이 아닌 교육서비스 및 행정서비스 조직으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직원 개개인이 서비스맨으로서 대학은 최대 수요자인 학생과 공급자인 교수를 위한 최고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직원들은 스스로의 근무 자세나 친절 마인드를 다시 점검해봐야 한다. 또한 근무태도에 문제가 있는 직원들은 예외 없이 관계 규정에 따라 징계를 함으로써 일벌백계를 하겠다. 대학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자신의 책무와 공직자의 본분에 걸맞은 충실한 복무태도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내년이면 개교 60주년 및 종합대학 승격 30주년을 맞습니다.
 “올 한 해 우리 대학 구성원들의 저력과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분야는 개교 60주년 행사에 대한 준비이다. 이는 단지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의미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정신을 새로 세우고, 높아진 대학의 위상을 널리 알리면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 등 9개의 대학원, 11개 단과대학에 1만1천여명이 재학하는 전국 30대 대학으로 성장했다. 또 창의성과 자율성을 뒷받침하는 학사행정, 다양성에 기반을 둔 분권화, 각 교육단위의 자율적인 변화 풍토를 만드는 게 궁극적인 대학 발전의 모습이다. 내년 개교 60주년 및 종합대학 승격 30주년을 계기로 우리 대학의 위상과 자긍심을 드높이고, 국내 2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만천하에 천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나가겠다.”


-전국 20위권 대학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총장님이 큰 틀에서 정책과 방향을 정하면 실제 각 부처 책임자와 직원들이 일을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조직이 비대해지고 보직교수 숫자가 많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취임후 취업률 확대와 기초교육 강화를 위해 종전 조직을 확대개편했고, 이에 따라 보직교수가 임명되면서 마치 전체 보직교수가 증가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종전 직업능력개발원장이 취업전략본부장으로,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이 기초교육원장으로 기구가 개편됨에 따라 부서장 이름이 바뀌었고, 여성커리어센터장의 경우는 국가 법령에 따라 임명이 이뤄졌다. 오히려 조직의 군살을 빼기 위한 개편을 통해 일반대학원 행정실을 없애면서 부원장직은 폐지됐다. 아울러 본부 교무처나 기획처, 학생처의 부처장제는 각 부처의 업무와 기능, 역할이 종전과 다르게 크게 확대된 만큼 여전히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대학재정 위해 발 벗고 뛰는 총장될 것
                                        직원은 최고의 행정서비스 제공해야 
                                        대학운영 비판하되 대안도 제시했으면


-구성원들의 참여 동기는 정책이 완전히 결정되기 전에 정책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때 높아집니다. 구성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시는 점이나, 구조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제주대학교가 지금처럼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데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실과 강의실을 묵묵히 지키며 고생하시는 교수님과 대학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도와주시는 교수님, 직원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총장이라면 구성원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세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총장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하고 사람들을 부리길 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기 색깔로 모든 색깔을 제압하라는 것인데, 이게 저는 싫다. 색깔이 획일화되면 밖으로는 잘되는 것 같아도 속으로는 아주 굳어버린다. 구성원들이 제각기 색깔을 내면서 공존하도록 하는 게 제 임무라고 생각한다. 학교 정책을 만들거나 시행할 때 구성원간의 소통과 설득을 기본으로 삼겠다. 당면한 현안인 교육과정 개편과 대학구조조정 사업, 법인화 대비 문제를 개별 차원이 아닌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해 풀고,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나가겠다.”


-대학 현안 해결을 위한 대정부 활동과 발전기금 유치, 교육 수월성 확보를 위한 산관학 협력 등 무척이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시간을 내주어 고맙습니다. 제주대학교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더욱 힘써주시고, 취임 1주년을 맞는 소감과 지난 한 해를 회고하면서 대학 구성원들에게 한마디.
 “우리 제주대학교는 분명 역량 있는 대학이다. 지금대로라면 제주대의 명실상부한 미래를 확신한다. 대학 위상도 과거보다 훌쩍 높아졌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문제는 제주지역 사회나 우리대학 구성원들도 우리 스스로의 역량과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데 있다. 우리 자신을 믿어야 한다. 희망은 그런 믿음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대학의 발전은 단순히 우리 직장의 발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발전, 나라의 발전에 직결된다. 대학인의 자긍심은 그런 공공적인 자각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새로움을 추구하고 화합하지 않으면 대학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이다. 학생들에게도 한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지방대라는 한계를 두지 말고 인간성·도전정신을 바탕에 두고 진정한 실력을 길렀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신이 선택한 학교가 자랑스럽도록, 제주대학교 출신이라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자부심이 되도록 행동하는 총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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