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순서로 찾아온다.”


이제 모든 컴퓨터와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시대가 온다. 세계는 누구나 편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멋진 세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고도로 네트워크화된 세상에서는 누군가의 실수가 곧바로 범죄에 이용되고, 시스템의 작은 버그는 엄청난 혼란을 야기한다.
크래킹에 의한 정보 유출, 바이러스 유포, 각종 컴퓨터 범죄, 프라이버시 침해, 저작권 침해 등 가상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부작용이 우리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세계가 사회 전반을 어떻게 바꾸는지 서술하고 정보사회의 어두운 면을 떨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유비쿼터스는(Ubiquitous)’는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즉 우리의 모든 일상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물이나 공기처럼 도처에 있는 자연자원이나 신이 언제 어디서나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하며,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이것을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나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처럼 유비쿼터스화 되고 있는 새로운 IT환경 또는 IT패러다임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비쿼터스 통신 또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란 쉽게 말해 컵이나 자동차, 안경, 신발과 같은 일상적인 사물에 각각의 역할에 부합하는 컴퓨터를 집어넣어 사물끼리도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정보화사회에서 컴퓨터의 중요성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고 있으며 발전과 개발 또한 하루가 다르게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세계는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정보 공유가 가능해지고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일상과 사회는 하나의 거대한 조직망을 통해 감시되고 기록, 분석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시대의 도래에 따른 문제점을 지적한다. 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기술의 편익에 도취되어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의 유출이라는 문제점이 심각한 현상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식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경고 하고 있다. 저자는 유비쿼터스를 공유와 감시의 두 얼굴이라 칭하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 어떤 시대가 다가오나?
2001년 7월 플로리다 주의 탐파에서는 범죄자를 색출하기 위해 거리에 무인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36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행인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으며 이렇게 찍힌 사진은 당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범죄자의 사진과 일일이 대조되었다. 이는 법에 의한 감시를 받게 되는 사회가 도래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매년 미국에서는 4만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며, 전세계적으로는 무려 1백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텔레매틱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서비스는 자동차가 외부와 통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는 운전자를 위해 안전과 보안을 담당하며 사고 발생시 반응시간, 부상자를 위한 더 나은 의료지원, 교통 혼잡지역 조기통보 등의 장점을 창출한다.
이에 반해 렌터카 회사의 경우에는 위성을 통해 속도제한을 위반하면 즉시 신용카드에서 벌금을 결제한다. 즉 렌터카 회사가 편리한 통제수단으로 사용한 텔레매틱스 서비스로 인해 고객은 차를 반납하기도 전에 벌금이 청구되어 버린다. 이는 프라이버시의 침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나 이 정보를 경찰에게 넘기는 순간 그것은 증거가 되고 법이 된다. 이런 예들은 현실에서 사생활 침해라는 논란의 여지를 가지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가고 많은 사람에게 인식됨에 따라 사람들은 이를 정당한 것이라 여기게 되고 생각하게 된다.

◈ 정보를 찾아주는 ‘멘텟(Mentat)’의 등장과 정보 민주주의 집단인 ‘네트워크 군대’
컴퓨터의 발달로 현재를 비롯한 미래는 기하급수적인 정보가 생산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지식의 양에 비해 한 인간이 알 수 있는 정보의 양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이런 여건 속에 요구되어 지는 것이 바로 멘텟이다. 멘텟은 저자가 프랑크 허버트의 공상과학소설 ‘모래행성’에 나오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그 효용에 대해서는 정보의 범람과 도덕적 혼돈 속에 멘텟은 대중의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저술하고 있다. 그러나 멘텟은 오히려 정보판단의 독점을 초래할 수 있으며 왜곡을 할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멘텟이 올바른 질문 속에 올바른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멘텟의 부작용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결국 네트워크 군대라는 정보 민주주의 집단을 통해 사회는 올바른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제시한다.
네트워크 군대는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서 연결된, 비슷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단체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특정한 이슈에 대한 관심의 공유를 기반으로 자발적으로 결집되는 집단이다. 네트워크 군대에는 공식적인 조직이나 지휘체계가 없다. 명령을 내리는 상급자가 아니라 영향력이 있는 사람만 있을 뿐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에 맞서는 리눅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운동, 냅스터나 국내의 소리바다와 같은 음악 파일 공유 운동 등은 네트워크 군대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모든 것이 투명한 비밀 없는 세계에서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귀에 들리는 대로 다 믿어버린다는 사실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 속에 사생활의 파괴와 개인정보의 유출이 강력한 문제로 떠오를 것임을 예측하고 있다. 저자는 단적으로 ‘미래는 부자를 제외하고는 프라이버시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던 과거와 비슷해 질 것이다’라고 보고 있다. 여기서 정보를 소유하는 데 따르는 책임감과 그것을 보호해야 하는 중요성에 전 지구적 합의를 보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함께 사람들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임을, 인간이 선한 존재임을 믿는다라고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이러한 변화의 문제점에 따른 구체적인 해결책은 별로 제시하지 않았다. 이는 해결책이라는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우리 인간의 손에 미래가 달려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결국 혼란이 야기될 지 모르는 미래에서 ‘사생활의 불능’이라는 사태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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