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준(윤리교육과)교수


 우리 한반도가 남북으로 분단된 지 6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통일과 관련된 제 요소들에 많은 변화가 있어 왔고 ‘통일의 주체’의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통일의 주체’인 대한민국 국민은 2011년 현재 90%가 분단 이후 태어났으며, 이들은 분단 이전 상태를 책과 교육을 통해서 배우고 있다.
 이들은 우리 땅의 일부인 북한에 가본 적도 없고, 북한 주민을 만난 적도 없다. 북한사회, 북한주민의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함은 물론,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심지어 세계화시대와 정보화시대 속에서 SNS를 통해 일부 대학생들은 같은 노래, 같은 책, 같은 게임을 하는 일본이나 미국 대학생들에게서 북한의 대학생들보다 더 동질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지속되어온 북한의 대남도발에다 지난해 있었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등으로 북한으로 부터의 안보위협에 크게 관심을 갖는 젊은 P세대까지 등장했다. 또한 최근 국방부가 입대장병선서에서 민족을 빼고 국민을 강조하는 문구를 넣는 배경이 된 다문화가정 출신의 장병들까지 등장할 정도로 다문화출신의 젊은세대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통일 주체들에게는 ‘통일 인식’도 단순하지 않다. 이들은 “통일을 꼭 해야 하나”라는 물음에 “해야 한다”고 대답한다. 이처럼 80%이상이 “무리하지 말고 분단  상태로 그냥 지내자”라는 식의 ‘통일 연기론’을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심도있는 조사들에 의하면 지금의 대학생 세대가 가지고 있는 통일의식은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부정적 통일의식을 살펴보면 무관심, 분단고착(통일연기), 좌편향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중 무관심이 제일 높다. 통일에 있어 젊은 세대의 무관심을 유도한 사건중에서 제일 의미가 있었던 것은 독일의 통일이다.
 같은 분단국이었던 독일의 통일 20주년은 분단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통일이 여러 어려움을 안겨주지만 분단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나 20년전 통합초기 동서독 주민간의 심리적 거리감과 동독 재건을 위한 과도한 통일비용 등은 분단국인 한국인들에게 성급한 통일보다 점진적 통일 이나 통일유보의 생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통일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명목 GDP에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이다. 더군다나 통합이후 구동독지역의 생산성은 구서독의 82%수준까지 상승했으며 도로망과 통신설비 등 인프라도 현대적이 됐으며 환경훼손도 상당히 복구되었다. 첨단산업 분야가 대부분 구동독 지역에 자리잡으면서 각광받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정치와 경제문제에 대한 발언권 강화 등 통일독일이 누리는 정치외교적 수혜까지 고려하면 투입된 통일비용보다도 산출도 통일 편익이 훨씬 높은 걸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통일 필요성의 논리로 ‘단일 민족의 재결합’(단일민족, 단일국가론), 이산가족의 재결합, ‘남북협력론(남북 상호보완주의)’ 등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기존의 통일 필요성 논리로 엄청난 비용과 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들에게 설득하는 데는 적지 않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실리적, 개인적 그리고 실용적 관점에서 통일이 가져다줄 실질적인 이익을 강조하는 논리를 개발하여 설득의 주요한 기반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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