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mputer System ArchitectureM.Morris Mano 지음

 현대 과학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바로 컴퓨터, 정보통신등으로 불리고 있는 IT기술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와 같은 기술의 발전은 현대적 사회 변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관련 분야의 연구 및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힘든 것이 어제의 지식, 기술이 나날이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면서 확장되어 가는 경우 보다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기술, 지식으로 다시 시작하여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는 것이다. 
 서평을 써달라고 하는 부탁을 받은 후에도 가장 고민되는 것은 과연 컴퓨터 관련하여 어떤 도서를 논하여야 할 것인가 고민에 빠져들었다. 오늘의 좋은 도서가 내일은 전혀 무용지물로 아무 쓸모없는 휴지조각으로 바뀌는 환경에서 말이다. 아무리 좋은 도서라도 이 분야의 수명은 보통 3, 4년을 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읽히고 있는 책이 있어 본 서평에 추천하여 보게 되었다. 올해로부터 딱 35년 전인 것 같다. 
 이 책이 처음 출판된 것은 1976년으로,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CSU-LA)의 M. Morris Mano 교수에 의하여 쓰여진 ‘Computer System Architecture’라는 책으로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대분의 대학의 컴퓨터관련 학과에서 모든 학생들이 반드시 봐야하는 기본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컴퓨터 하드웨어 설계분야에서의 바이블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컴퓨터라고 하면 그 안에 수백만개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고 있는 수많은 IC 칩들로 구성되어 있는 매우 복잡한 시스템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것을 만들 수 있을까? 매우 경이롭고 놀라운 기술이라고 단순히 치부하고 그 것을 배우는 것조차 꺼려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본 도서에서는 이와 같이 복잡한 컴퓨터의 전체적인 시스템 설계과정을 마치 어린 아이들이 레고 조각을 갖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만들어 가는 것처럼 쉽고 체계적으로 전개해 나가고 있다. 컴퓨터시스템을 중앙처리장치, 제어장치, 메모리 및 입출력 인터페이스로 나누고 각각을  레고조각 같이 기본적 기능을 하는 회로들을 상호연결해가며 전체적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구체적인 설계과정은 기본적인 연산회로와 이때 필요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는 레지스터를 중심으로 한 정보의 흐름을 바탕으로 연산장치와 제어장치를 설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설계된 이론적인 컴퓨터시스템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Mano Machine 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가장 간단하면서도 체계적인 설계 접근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의 초보자도 쉽게 컴퓨터 시스템 구조와 동작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이렇게 설계된 컴퓨터시스템을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그 동작을 기계어로 나타내고 처리하여야 한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에 속하는 기계어의 구조를 정의하고 이를 이용한 프로그램 기법과 보다 사용자 중심으로 표현되어 있는 어셈블리어 프로그램을 기계어로 변환해주는 로레벨 언어번역기로써 어셈블러의 기능과 설계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컴퓨터시스템의 하드웨어 나 소프트웨어의 구조, 역할의 이해 및 전체적인 설계 및 동작 과정을 하얀 백지에 나무줄기를 그려 가듯이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 시스템의 처리 속도 및 성능 향상을 위한 병렬처리시스템의 기본 개념을 보여주면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후속서의 발간이 매우 아쉽다. 
 필자가 볼 때 물론 이 책은 컴퓨터라는 하나의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을 세부적으로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핵심이 되는 나무줄기의 모습을 기본적인 동작 및 설계 원리를 이용하여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독자들이 완전한 나무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그 밖에 잎, 꽃, 열매에 해당하는 세부적이며 추가적인 설계요소들을 다루어야 하는데 이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처음 컴퓨터 설계의 전체 모습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본도서가 가장 적합하리라 평하고 싶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