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지난 12일 의과대 2층 강당에서 개최됐다.
우리대학 여교수회와 사회과학연구소에서 공동 주최한 이번 세미나에는 한국여성의 대표적 언론인인 장명수 한국일보 이사가 초청되어 강연을 진행했다. 장명수 한국일보 이사는 40여년 동안 언론사에 몸담으면서 겪었던 여성차별과 그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방법을 얘기해 나갔다. 그는 “남들은 내가 40여년 동안 성공가두를 달려왔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수많은 탄압 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여성차별 속에서도 잘 버티고 참아온 것이 지금에 와서는 ‘잘한 일이구나’ 란 생각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버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이 그동안 일을 하며 세우게 된 버티는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은 “세상에는 그냥 기자와 여기자, 그냥 교수와 여교수 같이 ‘여’라는 글자가 앞에 따라다니는 이상 차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라며 “우리는 차별에 손을 잡고 앞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차별로 인한 피해의식으로 여성 스스로를 차별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가 신문사에서 겪었던 경험을 얘기하며 “자기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하고 자신이 일하는 부서 혹은 직업이 요구하는 것을 다 갖출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일의 중심에 설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늘날 여성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댓가를 치러야 했는지 알아야 한다”며 “여성의 성공을 위해서는 스스로 강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진행된 토론에는 이은주(간호학과) 교수, 김정희(음악학과) 교수, 고호성(법학과) 교수가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밝혔다. 이은주 교수는 “여성 스스로 여성 비하적·경쟁적 의식을 버려야 하며, 역사를 움직인 것은 여성과 남성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희 교수는 “‘차별에 손을 잡고 나가자’라는 장명수 이사의 말이 인상깊었다”라며 “한국 여성으로서 가정과 사회,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해내야 가는 것이 참 힘든 것 같다”고 강연의 소감을 짤막히 전했다. 또 고호성 교수는 “우선은 이런 자리에 남성분들이 함께 자리해 서로의 공감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장명수 이사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좌절에 부딪힐 때마다 역사적인 여성 위인들을 생각한다”며 “권리를 주장하면서 여성의 친목과 이해를 도모하는 여교수회와 같은 형태의 모임은 여교수들에게 서로 힘이 되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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