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호춘(수의학과 교수)

 내 강의(성과학)를 수강하였다는 학보사 기자한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주대신문에 글을 기고해 달랍니다. 몇 번 거절하다가 수락하였습니다. 그 날부터 어떤 내용의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풍요롭고 좋은 계절에 사랑에 대한 나의 생각을 두서없이 글로 써보고자 합니다.

 인간은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습니다. 대체 남녀는 왜 사랑을 하는 것일까요. 미국의 저명한 인류학자는 인간에게 있어 사랑의 욕구는 식욕보다 강하며 생존보다 강하다고 했습니다. 좋은 유전자를 물려 줄 배우자를 찾는 여정에서 행복과 불행, 희망과 절망의 족적을 남기게 되는데, 이러한 자체가 인생이라는 멜로드라마인 것입니다.

 조직적합성복합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확연히 다른 남녀가 제대로 된 짝이며 비로소 이를 만났을 때 뇌 속에서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 쏟아져 나오면서 열정적인 사랑에 불을 지핀다고 합니다.

 그러나 도파민은 사랑을 출발시켜 줄뿐 완성은 시켜 주지 않는 무책임한 존재로서 이별의 아픔을 뒤로한 채 끊임없이 사랑을 찾아 나서는 남녀에게 또다시 사랑의 도화선 역할을 합니다. 남녀의 사랑은 사람이 살아가는 힘이고 활력이며 어쩌면 목적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서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그저 좋은 것입니다.”

 원태연의 ‘시‘입니다. “그냥 좋은 것” “이유와 조건 없이 마냥 좋은 것” 이 얼마나 고차원적인 사랑입니까?  나도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은 그런 사랑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 봅니다.

 행복한 결혼생활과 진정한 사랑을 이루려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사랑은 샘물 같아서 줄수록 언제나 넘쳐흐르지만, 받으려고만 하면, 오히려 목이 마르게 됩니다. 사랑은 나누어 줄 때는 보배이지만, 숨겨 두면 세월 따라 없어지고 맙니다. 사랑은 받기보다 아낌없이 주어야 행복해지는 보물입니다.

 그러면, 사랑을 어떻게 주어야 할까요? 내가 보낸 사랑이 상대방에게 갔을 때 내가 원하는 행복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행복이 되도록 주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주고 나서 왜 상대방이 행복해 하지 않는지를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사랑을 주지 않아서 입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는 진정 내 아내가 바라는 사랑을 주고 있는 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내가 32년 전부터 기억하고 있는 ‘시’로서 저자가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이 ‘시’를 기억하는 것은 내가 청춘일 때 만났던 모든 여성들에게 사용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번 음미해 보기기 바랍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지는
  나도 모른다.
  단 한번 당신의 얼굴을 보기만 하면
  단 한번 당신의 눈동자를 보기만 하면
  내 마음 괴로운 흔적 사라지고
  얼마나 즐거운 마음인가는
  신만이 안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지는
  나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사랑이 영원히 변치 않을 방법이 있는데, 정답은 무엇일까요? “상대방이 서로 좋아하는 대로 상대방이 서로 바라고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면…”입니다.
 “Love changes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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