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연안과 습지는 지리적으로 동북아시아의 시베리아와 중국의 동북부 등지에서 번식해 남서쪽으로 이동하는 겨울철새들의 주요 월동지 또는 중간기착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습지로는 구좌읍 하도리 창흥동 양어장 및 종달리 해안, 성산읍 성산포구, 한경면 용수 저수지 및 금등리 해안, 대정읍 일과리 및 하모리 해안 일대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수심이 낮고 철새들의 먹이가 되는 소형어류, 연체동물, 저서무척추동물 등이 풍부하여 철새들의 채식장소로 적합하며, 주변에 갈대류 습지 식생이 발달해 있어서 야생조류가 번식하거나 은신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그러나 제주도의 연안은 사람들의 출입이 빈번하고 공유수면 매립, 하수종말처리장 시설 등의 개발로 인하여 서식지의 감소가 불가피해져 월동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섬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종이라도 지리적 격리로 인한 아종들이 많다.
이러한 현상은 제주도가 한반도와 오랜 시기에 걸쳐 격리되었던 특이한 환경에서 오는 것이다. 그것은 모든 동물이 적응현상을 갖기 때문에 시간적, 공간적 격리는 동물 특유의 형상을 구상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한편, 제주도는 지리적으로 보았을 때 동쪽으로 일본, 서쪽으로 중국, 남쪽으로는 오키나와와 타이완, 북쪽으로는 한반도가 있어서 이동성이 많은 조류들은 계절에 따라 종의 다양한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제주도의 조류는 텃새 외에 계절적으로 이동하는 철새가 많아 섬의 면적에 비해 종 수가 많은 편이다. 우리나라에는 435종의 조류가 알려져 있는데, 이중 제주도에서 기록된 조류는 328종으로 한반도에서 기록된 조류의 약 75.4%에 해당된다. 서식장소별로는 산새가 150종, 물새가 178종이다. 서식현황별로는 겨울철새가 97종으로 가장 많고, 통과조류가 72종, 미조 63종, 여름철새 54종, 텃새 42종이다.
겨울철의 제주에는 홍머리오리, 청둥오리, 알락오리, 흰뺨검둥오리 등의 오리류가 도래하고 봄과 가을에는 도요, 물떼새류를 비롯하여 90여종의 물새류가 도래한다. 한국 미기록종으로는 검은해오라기, 열대붉은해오라기, 검은머리흰따오기, 흰가슴숲제비, 청비둘기, 흰점찌르레기, 밤색날개뻐꾸기, 노랑머리할미새, 쇠칼새, 큰부리제비갈매기 등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처음 관찰 기록된 종은 10여종에 이른다. 또한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조류는 먹황새, 황새,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기록된 희귀조류도 60종에 이르며, 특산 아종으로는 제주큰오색딱다구리, 제주동박새, 제주휘파람새, 제주오목눈이 등이 있다.
한라산의 조류상은 식생 분포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조류의 종 구성이 풍부하며 또한 지리적인 여건상 철새의 이동경로 상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여름철새들의 출현이 높게 나타난다. 한라산에서는 8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며, 천연기념물인 소쩍새, 큰소쩍새, 붉은배새매, 새매, 참매, 검독수리, 황조롱이, 매, 팔색조 등 20여종의 보호조류가 서식한다. 그리고 천연기념물인 팔색조를 비롯하여 제주큰오색딱다구리, 삼광조, 흰눈썹황금새, 큰유리새 등 희귀조류가 번식하는 곳이다.
철새들이 기착하거나 월동하는 곳과 번식지의 보호와 관리는 절실한 실정이다. 특별히 보호와 관리가 요구되는 지역을 들면 다음과 같다.
① 남제주군 성산포 양어장 일대: 천연기념물인 황새, 고니, 물수리,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등의 희귀조류들을 비롯하여 가마우지류, 백로류, 물닭류, 섭금류 및 갈매기류 등 제주도에서는 가장 많은 조류가 월동하는 곳이다.
② 북제주군 구좌읍 하도리 창흥동 양어장: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를 비롯하여 왜가리, 황로, 쇠백로, 오리류, 도요류, 물떼새류와 수금류가 도래하는 곳이며, 알락오리는 동아시아에 생존하는 개체수의 10% 정도가 도래하는 곳이다. 남쪽으로 간척지가 있고 갈대밭이 우거져 있어 철새도래지로는 가장 적합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③ 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 다려도 해안: 왜가리, 가마우지, 백로, 갈매기 등의 휴식 및 채식 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며, 겨울철에는 천연기념물인 원앙무리가 도래하여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④ 북제주군 한경면 신창리와 두모리 해안 일대: 섭금류가 도래 통과하는 곳으로 계절에 따라 이동한 종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⑤ 북제주군 한경면 용수리 저수지: 제주도에서는 유일하게 민물로만 되어 있은 곳으로 다른 철새도래지보다 특색 있는 월동조류들이 도래하고 있다. 특히 가끔 천연기념물인 황새, 개리, 재두루미 등이 도래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⑥ 남제주군 모슬포에서 서귀포사이 해안과 계곡: 원앙, 매. 황조롱이 등의 천연기념물 조류와 가마우지류, 수금류, 오리류가 도래한다.
제주도를 찾아오는 귀중한 생물자원인 철새는 서식지의 환경변화와 철새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2002년을 ‘생태관광의 해’로 지정하면서 북제주군 하도리를 탐조여행 코스로 지정하는 등 철새도래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나 철새도래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이나 철새들의 서식공간을 보호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새도 귀중한 생물자원(Bio-resources)의 한 가지이다. 새는 상업적 가치, 수렵동물로서의 가치, 미적 가치, 논리적 가치, 과학적 가치, 생태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철새탐조의 교육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철새 도래지의 서식지 보호를 포함한 월동조류들의 보호관리방안을 마련하고, 철새탐조, 자연학습원, 환경교육 등을 통하여 자연보호 의식을 제고함을 물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주민의 소득사업과 연계하여 생태관광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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