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지아주립대 박사과정 입학한 고은주씨

▲ 고은주씨

“지방대라고 해서 포기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어요. 뭐든지 자기 하기 나름이죠.”
 
수의과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오는 5월 미국 조지아주립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당당히 진학하는 고은주(27)씨의 말이다.
 
지난해 8월 졸업한 고씨는 같은해 12월 미국대학원 박사과정에 지원했다. 그리고 무려 3개 대학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가 택한 대학은 조지아주립대, 박사과정 전 기간에 필요한 학비 전액과 건강보험료를 지급받으며 연간 3000만원 수준의 급여도 받는다.
 
“지원할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렇듯 좋은 결과가 나오게 돼서 정말 기뻐요. 열심히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고요. 타지 생활은 해본 적이 없어서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데, 잘 적응해 가면서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합니다.”
 
서울에서 석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제주대에서 곧바로 미국대학으로 박사과정을 밟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정보도 없고, 도움을 받을 선배도 없었다.
 
“서울은 스터디 그룹이나 학원 같은 것을 통해 미국대학원 시험(GRI)을 준비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어요. 반면 제주도에는 그런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죠.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맨몸으로 부딪치기를 감행해야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씨는 박사과정 선발 과정에서 상위 10% 안에 드는 놀라운 성적을 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학업과 연구, 자료 수집에 몰두한 결과다. 그는 수의학과 입학과 졸업시에도 당당하게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더욱이 석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6편의 국제저명논문과 다수의 국내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혼자 공부 해야 잘 되는 편이어서 주로 집에서 공부하곤 했죠. 체질이 아침형이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공부 했어요. 아무래도 미국에서 외국 학생을 받으려고 하면 객관적 지표를 볼 텐데, 꾸준하게 유지된 우수한 학점이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가 전공할 분야는 신종플루를 포함한 바이러스의 분자발병학과 백신 개발이다. 병균을 주입해 질병을 예방하는 예방접종 시 위험도는 줄이고 효과는 키우는 방안을 끊임없이 개발해, 사람들이 더 좋은 백신을 안전하게 맞을 수 있도록 기여하려고 한다.
 
“죽은 상태 혹은 산 상태의 병균을 넣어 예방접종을 하는데, 산 병균을 넣게 되면 죽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도가 커져요. 대신에 죽은 병균을 넣게 되면 위험도는 줄어들지만 그만큼 효과가 떨어지죠. 죽은 병균을 넣어도 살아 있는 병균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혹은 산 병균일지라도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분열을 못하게 하도록 하는 등 더 좋은 백신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 해나가려고 해요.”
 
그는 열심히 연구해서 이후 이 분야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박사 학위까지 따고 난 다음에는 후배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다들 대학생활을 너무 취업 위주로만 신경 쓰며 보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젠 지원 받을 길이 많으니까 연구나 공부를 더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면서, 그는 특히 연구환경은 지방대학이 더 나은 사실도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얼마만큼 열심히 하느냐에요. 지방대라고 해서 남들보다 뒤쳐진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해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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