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두 의학과 교수

우울증은 우리나라 남성의 23%, 여성의 27%에서 그 증상을 경험하고, 치료를 받아야만 할 정도의 심한 우울증은 남성의 4.3%, 여성의 9.1%가 평생 한번 이상 앓고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011년 정신질환 실태 역학조사). 이는 2006년의 5.6%보다 약 19.6%가 상승한 결과이다.
 
심한 우울증 이외에 만성적인 우울증인 기분부전증과 조울증까지 포함하면 평생 7.5%(남성 4.8%, 여성 10.1%)로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다.
 
우울증은 자주 재발하고 자살이나 물질사용장애와 같은 합병증이 잘생기며, 당뇨병과 심장질환과 같은 심각한 만성 신체적 질환보다 더 심각한 일상생활 기능의 장애와 개인의 안녕감을 손상시킨다. 특히, 심한 우울증인 주요우울장애는 개인의 기능을 손상시키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신체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을 높이는 매우 심각하고 끈질기게 반복되는 정신장애로, 세계보건기구는 우울증이 장애(disability)를 일으키는 질환 중 네 번째로 많은 원인이며, 2020년에는 심혈관계 질환에 이어서 두 번째로 많은 질환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최근 몇 년간 OECD 국가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도 평생 자살을 생각한 사람들의 비율은 15.6%, 자살을 계획해본 경우는 3.3%, 자살을 시도한 경우는 3.2%이다. 자살은 우울과는 떼려야 뗄 수가 없는 관계이다.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의 약 70%가 우울증 환자이며, 우울증 환자가 아니더라도 자살을 시도할 때의 환자는 심각한 우울상태이다.
 
이렇게 우울증은 감기처럼 시작해서 종국에는 개인이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우울증은 처음부터 심각한 경우는 별로 없다.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우울한 감정은 생길 수 있고, 치료하지 않은 감기가 폐렴과 같은 심각한 상태의 질병으로 빠지는 것처럼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하면 심각한 우울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울증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인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는 것은 여성, 낮은 경제적 수준, 주요우울장애의 과거력, 뇌졸중, 치매 등이며, 그 외에도 고령, 낮은 교육수전, 이혼, 별거, 사별, 미혼, 낮은 지지체계, 만성질환 등이다. 달리 정리하면, 상실과 외로움이 핵심이다. 상실은 상징적인 측면에서 각 개인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상실감을 이야기 한다. 직업의 상실, 부모의 상실, 경제력의 상실, 직위의 상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모든 질환에서 치료 보다는 예방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막고, 막을 수 없는 것은 약화시키거나 보완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주요 질환 등의 예방이나 적절한 치료, 주변 스트레스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 개발 등이 중요하며,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은 사회가 책임을 지고 환경을 개선 시켜줘야 하는데 주민들의 복지와 적절한 의료지원시스템이 그것이다. 개인과 사회에서 상실과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초기의 가벼운 우울상태에서 심각한 우울상태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예방에 속한다. 수시로 인터넷이나 정신보건센터 등에 마련된 우울 선별검사를 통해 자신의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도 높이고 심하지 않은 우울상태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악화되는 방법을 알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2013년부터 국가에서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모든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신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이 사업은 우울증으로 인한 여러 가지 악영향을 막아줄 수 있는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자신의 마음도 챙기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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