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칼럼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후원으로 제주대학교 과학기술사회연구센터에서 기획 운영합니다. STS연구센터는 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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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우리 주변에서 과학기술을 이용한 제품을 쓰지 말고 생활하라고 한다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엄청난 불편을 느낄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다른 사람과 연락하고, 정보를 검색하거나 음악을 듣고, 자동차를 타고 편안하게 이동을 하고, 냉난방기를 이용하여 쾌적한 실내에서 생활하는 등 과학기술은 우리 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하지만 이런 과학기술의 편리함을 누리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냉담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수학이나 과학 등의 이과계열 과목에 대한 선호도는 타 교과에 비해서 매우 낮은 편이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인문계와 비교하여 이공계열에 진학하는 학생수도 부족하고 이마저도 대부분 의학, 치의학, 한의학 등 의과계열로 몰리고 있다. 이는 이공계열에 대한 처우문제나 개인의 선호도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학이나 과학 등 이과계열 과목에 대한 인식과 친밀감이 낮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도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년(2010~2012년) 간 제주대학교에서 자퇴한 이공계 학생은 413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만 이공계생 137명이 자퇴해 전년 대비 24.5%나 증가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과학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이미 가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그 지리적, 인문사회적 여건상 최신과학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시범단지로 지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이 사회에 적용된 사례가 풍부하다. 따라서 실생활에서 과학기술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 탈취 장치를 적용한 클린하우스 시설이 제주도에서 먼저 시행되었고, 그린에너지를 위한 풍력발전소, 태양광발전소가 현재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T와 에너지를 접목한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가 제주도내에 있고, 많은 체험센터가 설립되어 있다. 전기자동차도 제주도내를 돌아다니고 있고, 전기자동차 충전센터도 곳곳에 설립되어 있다.
 
이런 기반을 이용한 과학기술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하게 어린 학생들의 체험 교육만이 아니라 중, 고등학생 같은 청소년, 더 나아가서는 중, 장년층에 대한 과학기술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과학기술 기반을 이용한 다양한 과학기술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과학에서 기술로, 기술에서 사회로, 다시 사회에서 과학으로 연결되는 과학-기술-사회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이런 선순환 고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다른 지역이 아닌 과학기술 교육의 기반이 갖추어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시작한다면 제주도가 더 이상 우리나라의 변방이 아닌 과학기술문화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과학기술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제주특별자치도, 그 변화의 바람을 기대해본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STS 과학칼럼> 연재를 마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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