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이 끝나고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됐다.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선 신입생들에게 지나온 시간은 앨범 속 사진처럼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11월 5일 반나절동안 자신의 모든 기운을 쏟아내고 교문 밖을 나서던 날. 아쉬움과 불안감 속에서도 홀가분함이 눈시울을 적셨을 거다. 20대로 들어서며 주어질 무한한 자유에 뜨거운 피는 몸 속에서 회오리친다. 3년 동안 구속된 자신을 위로하는 마음과 해방을 즐기려는 기쁨에 가득 찬다. 앞에 펼쳐질 시간을 어떻게 보낼 지에 대한 생각은 각자가 남달랐을 거다. 앞날을 위해서 외국어를 익히기도 하고, 여행을 가기도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짬 일을 하든지 혹은 무한정 게임의 공간에서 살았을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 자신이 노력한 결과가 나오는 날이면 몇몇은 웃었고, 다른 몇몇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거나 다음을 기약하며 전의를 불태웠다. 어떤 이들은 이전까지의 자유에 취해 방관하기도 했다. 어쨌든 이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선택해야 할 때가 왔다. 점수에 맞는 곳을 골라 친구나 선배들과 상의하고, 선생님에게도 물어보고, 부모님과 얘기해 결국 세 곳에 출사표를 던진다. 어떤 사람은 시간을 기다려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는 곳에 자신의 뜻을 넣어 보기도 한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새 치열한 경쟁이 끝났다. 전국의 상아탑들은 그들이 선발한 신입생들을 발표한다.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고 봄이 다가오는 그 시절이 어느 누구에게는 한없이 따뜻하고, 다른 이에겐 한겨울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고교 졸업식에는 마냥 웃거나 슬퍼할 수 없을, 알 수 없을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변해버린 친구들의 모습과 입을 기회가 거의 없을 교복에 대한 희소성에 졸업앨범은 따끈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 3월. 우리는 모두 다시 시작한다. 대학생, 사회인 혹은 군인이란 이름으로 이제까지와는 사뭇 달라진 자신을 실감케 한다. 새내기로서 다가올 설렘과 두려움에 혼란스러울 거다. 그렇지만 문득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게되어 웃음 지을 날이 어샌가 찾아올 거다. 그리고 그것은 어른이라는 굳건한 이름이 자신에게 쥐어질 날이기도 하다. 새내기 그 시작이라는 이름으로 알찬 계획과 함께 활기차게 시작하기를 바란다. 한형진(언론홍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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