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제주도는 지리적인 위치관계상 한반도와는 상이한 기후조건과 식생구조를 가졌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의 지질시대인 제4기에 주로 분화활동에 의해 형성된 화산도로 지형과 지질도 육지부와는 양상을 달리하는 등 특색 있는 자연환경을 지녔다. 

 답사분과는 제2분출기에 형성된 대정읍 무릉리의 자연환경을 토양, 오름, 해안지형, 곶자왈, 습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무릉리의 자연환경을 학술적인 측면과 더불어 환경적·사회적 측면에서도 고찰해보고 학문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중요한 자원이자 생태계의 보고로서 인식되고 보전될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그 기반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본론

 1.위치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무릉2리는 동경 126°15´, 북위 33°12´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부락이다. 이 지역은 남·북군의 접경지로서 본군의 최서단에 위치하며 북군에서 남군으로 진입하는 관문이기도 하다.

 2.토양

 무릉리의 토양은 암갈색토로서 북서해안 암갈색화산토대와 같은 성질을 반영한다. 무릉리의 토양은 토양용적밀도가 높아 공극율이 낮으며, 토양입자가 무거워 풍식에 대한 저항성이 높다.

 현무암등 염기성암에서 유래된 토양이므로 토양산도는 높으며 토양조직이 치밀하여 물빠짐 속도가 매우 느리므로 염기포화도가 높다. 한편 화산회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유기물 분해가 양호하여 유기물함량은 낮다.

 특히 인산흡수계수가 낮으며 유효인산함량이 높아 본 토양의 자연비옥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토양은 대부분 밭으로 이용되고 감자, 마늘, 양배추 등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밭벼도 재배하고 있다. 과거에는 논농사도 이뤄졌으나 수매가 되지 않아 거의 밭으로 개종됐다.

 또한 토성을 반영한 듯, 곳곳에 저수지와 못 등의 습지가 다수 분포하고 있어 농업용수로 이용되고 있다.

  3.오름

 제주도의 오름은 대부분 화산쇄설구에 속한다. 화산쇄설구는 폭발식 분화에 의해 화구 위로 방출된 화산쇄설물이 화구 주변에 떨어져 쌓임으로써 형성되는 원추형의 화산체이다.

 화산쇄설구는 분화양식과 구성물질에 의해 다시 분류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유형이 스코리아콘(scoria cone)이다. 스코리아콘의 구성물질은 현무암질 마그마 기원의 다공질 화산쇄설물인 스코리아로서 제주도에서는 스코리아를 ‘송이’라고 부른다. 무릉1리에 위치한 보롬이 오름(보롬이, 망월봉(望月峰))도 이 원추형의 스코리아 콘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이 오름은 동산이나 다름없는 낮고 아담한 형태를 띠고 있다.

 제2분출기 때 형성된 오름인 만큼 오랜 시간 많은 침식과 풍화작용으로 인해 그 규모가 다른 오름들에 비해 상당히 작다. 보롬이 오름은 표고 49m, 비고 14m, 둘레 446m, 면적 15,171㎡, 저경 147m의 현황을 보이고 있다. 봉우리 부분에는 해송이 오랜 세월동안 바닷바람에 시달려 둥글넓적하고 낮은 모습을 하고 있고, 정상부분을 제외하고는 비고가 낮아 오름 중턱까지 계단식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보롬이 오름의 경우 오래 전에 형성돼 일반적인 화산체의 특징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실제 답사에서도 특징적인 화산지형을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과거 무릉리 주민들의 역사적·문화적 의식의 특징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오름에서 얻을 수 있는 연구적 가치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지질학적으로 제4기에 걸친 화산활동을 비교·연구함에 있어 보롬이 오름은 제2분출기 때 형성된 오름의 한 형태로써 그 연구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오름의 거의 대부분이 경작지로 이용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오름의 자연적 풍화와 침식을 가속화시킬 것이다. 마을 차원에서도 오름의 가치에 대한 인식 하에 체계적으로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4.해안지형

무릉리의 해안은 제2분출기때 형성되었다. 이 지역에는 표선리 현무암이 분포하고 있는데 보통 암석해안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비고 10m 이하의 소규모 해식애와 간조시에는 파식대가 출현한다. 해식애 주변에는 30cm 이상의 거력과 해식애에서 낙하한 듯 보이는 1m 이상의 암괴로 이루어져 있다. 파식대의 규모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인데, 파랑에너지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포트홀과 같은 특수한 해안 지형은 관찰되기 힘든 점이 있다.

 이곳의 해안지형과 관련된 지명으로는 가린여, 거문머리덕, 거문여, 고래통 등이 있다. 무릉리 암석해안에는 주먹 크기의 둥근 돌들이 박혀있는데 이것들은 아아 용암이 흐를 때 생긴 클링커로서 먼거리를 용암에 의해 밀려오는 동안 크기가 작아지고 모양은 둥글게 된 것이다.

 아아 용암은 점성은 크나 빠른 속도로 흘러 표면의 굳은 암석은 쉽게 깨져서 내부의 용암과 함께 운반되는데 암석이 깨지고 뒤틀린 것을 클링커라 한다. 아아 용암이 계속 유동하게 되면 위 사진과 같이 두께가 10m에 이르는 클링커 층이 형성되는 것이다.

5.습지

습지는 육지와 생태계의 전이 지대로서 각종 곤충이나 어류 및 조류의 산란장이며 각종 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무릉리에는 최소 10개 이상의 못이 분포하고 있는데 그 중 총 8곳을 답사하여 조사해 보았다. 손당못의 경우 도로확장공사로 못의 일부분이 매립된 상태에서 최근에는 배수로 공사로 토사가 못으로 유입되면서 점점 그 수위가 낮아지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농약 성분을 비롯한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되면서 그 오염도가 점점 증가되고 있는 상태이다.

 손당못 외에도 대부분의 못에는 배수로가 연결되어 있어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될 수 있는 조건으로 형성돼 있다. 마을 주민들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대부분의 못이 식수로도 사용됐지만 상수도의 보급으로 식수 사용은 중단됐고, 대부분 농업용수로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의 주민이 저수지나 못과 같은 습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음을 파악했다.

 일반적으로 내륙습지의 보존 실태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내륙습지인 못(池)의 경우 규모가 작으며, 주로 농업용수 또는 가축의 급수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용도가 저하되면서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둘째, 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못정비사업으로 습지의 원형이나 습지에 서식하는 수생식물 및 친수성 식물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습지에 생활하수가 유입됨으로써 부영양화 현상에 의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넷째, 농기계의 세척 등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습지 보전을 위해서는 우선 체계적인 현장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습지를 오염시키는 오염물질을 차단시키는 것도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습지의 오염은 생활하수, 농지에서 발생하는 부영양화 물질, 농약성분, 토사 유입 및 폐기물 투기에 의한 것이 대부분으로 이들 오염물질은 습지의 수질을 악화시켜 습지생물의 생육을 저해하거나 원형을 훼손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관리도 필요하다.

6.곶자왈

무릉리의 경우 산1번지에 소재해 있는 수백만평에 이르는 대규모의 곶자왈 지대가 있다. 곶자왈의 입구에서 1km이내에 가축을 방목했던 흔적들이 있었으며, 안에는 거대한 초지들이 곳곳에 분포하고 있었다.

 곶자왈의 중심부에는 많은 덤불과 관목에서부터 교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고 있다. 그리고 오찬이굴과 같은 천연굴도 존재하고 있어 식생 뿐만 아니라 특이하고 다양한 지형들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용암류가 흘렀던 흔적으로 보이는 많은 지형들이 관찰됨으로써 아아용암류의 특성도 현무암과 비교하여 파악할 수 있다. 또 인향동에 소규모의 곶자왈이 위치하고 있는데 이곳은 과거에 옹기터가 존재하고 있던 곳으로 현재는 그 흔적은 찾아볼 수 없으나 가축의 방목지로 이용하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곳으로 이용되고 있다.

 곶자왈의 지형 특성상 밭이나 과수원으로 전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하고 그냥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곶자왈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제주지역 중산간 생태계를 유지하고 한라산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완충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훼손을 막고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무릉리의 곶자왈은 그 규모와 현재 보존 상태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 따라 시급한 보존방안이 요청된다.

   결론

 지금까지 토양, 오름, 해안지형, 습지, 곶자왈을 중심으로 무릉리의 자연환경을 살펴보았다. 제2분출기 때 형성된 대정읍 무릉리의 자연환경은 당시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어 성숙한 화산회토인 고화산회토의 특징을 보이고, 오름 또한 작은 규모로서 그 동안의 오랜 풍화와 침식을 받은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연 경관의 훼손면에서 아직 마을 주민들의 인식이 부족한 관계로 앞으로의 보전방안이 시급하다. 이러한 자연 경관의 학술적가치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중요성을 홍보하고 보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회교육과 답사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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