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소영/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제주대학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ㆍ제주의소리와 함께 국제화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미래지향적 마인드를 키워주기 위해 대학생 아카데미를 마련했습니다. 국내의 명강사를 초청해 매주 화요일 오후 열리는 대학생 아카데미는 11월 26일까지 모두 10개의 강좌와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 현장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마련됐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방송인의 꿈을 안고 무작정 기상캐스터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고기압, 저기압도 모른 채 시작한 탓에 맨 땅에 헤딩하듯 원고를 쓰고 카메라 앞에 서곤 했다. 이후 공부를 거듭해 나만의 색을 입힌 정보 전달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방송이 끝나면 애써 써놓은 원고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쉬워 글을 쓰던 것이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가져다주었다. 지난 2009년에는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그만뒀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해 모자랐던 부분을 채워나갔다. 다시 현역 방송인으로 복귀해 기상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내고자 회사를 설립했다.
 
몸짓 언어라는 게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날씨방송과 몸짓 언어는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을까. 입으로 전달하는 말보다 몸짓 언어가 표현하기도, 받아들이기도 더 쉽다. 감정이 실린 몸의 표현이 진정한 의사소통이다. 방송인 가운데 기상캐스터가 몸짓 언어를 가장 많이 쓰고 있다. 몸짓 언어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효과가 다르다. 기상캐스터의 경우 우선 자세부터 다르다. 카메라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자세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지루하다. 45도로 몸을 튼 상태가 시각적으로 안정된 구도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손짓’이다. 아무런 손짓을 쓰지 않으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힘들다. 하지만 너무 많이 써도 오히려 효과가 반감된다.
 
최근 모 방송사에서 아이돌을 기상캐스터로 내세워 파격적인 방송을 했다. 애교 있게 보일 수는 있지만 집중도가 떨어진다. 여러분 나이에 가장 중요한 건 ‘취업’이고, 다음은 ‘연애’일 것이다. 이성의 몸짓을 파악하면 과연 나에게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여성들은 보통 은근한 미소를 띠거나 머리를 쓸어 올리는 행동, 발의 방향이 이성을 향해 있는 자세, 목이나 손목 등 가냘픈 면을 강조하는 자세로 이성에 대한 호감을 표시한다.
 
반면 남성은 자세를 단정하게 하고 손목시계를 점검한다거나 넥타이를 바로 고친다. 가슴을 활짝 열어 남성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 제스처는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데 있어서도 의식과 무의식이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
 
‘프레젠테이션’은 기상 방송을 하는 것과 굉장히 비슷하다. 보조 자료를 갖고, 호소력 짙은 음성으로 몸짓 언어를 써가며 정보를 전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방송이 시청자를 필요로 하듯, 프레젠테이션도 청중을 필요로 한다. 청중의 귀를 솔깃하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관심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청자를 향한 ‘시선’ 처리가 중요하다. 인간이 동물들과 달리 채집 생활을 하고 사냥을 할 수 있는 건 흰자위의 영역이 넓기 때문이다. 대화나 발표하는 데 있어 시선 처리가 중요한 이유다. 우리가 상대의 눈을 맞추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상대가 내 말에 반응하고 있는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 등의 행동의 의미를 따진다. 상대와 내가 연결돼 있는지는 물론 자신감을 드러내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선 교환을 어려워 한다. 준비는 많이 했으나 무대 경험이 별로 없거나 정보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거나 스킬이 부족한 경우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이유는 청중의 무표정 때문이다.
 
일단 상대와 눈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방법은 기본적으로 마주치되 계속 쳐다보는 건 오히려 위협을 줄 수 있다. 시선의 비율과 방향의 문제다. 70~80%는 눈에 두고, 20~30%는 하관에 두는 게 좋다. 눈과 이마 사이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은 자칫 겁을 주거나 위협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코까지 바라보는 시선은 사교용이고, 턱밑까지 시선을 두는 것은 친밀한 느낌을 준다. 객석에 앉은 사람마다 눈을 바라보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뒤를 돌아 발표하는 경우에는 청중과 커뮤니케이션을 전혀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PPT는 보조 자료일 뿐이다. 주된 시선은 청중에 둬야 한다. 시각 자료를 보지 않는다면 준비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골고루 섞어 쓰는 게 중요하다. 시선은 한곳에 3~5초씩 두면서 천천히 이동하며 시선 배분을 조율한다. 청중이 대규모일 때는 그룹을 짓고 차근차근 시선을 옮긴다. 눈만을 돌리거나 허공을 바라보지는 않아야 한다. 한 편만 바라보거나, 눈에 힘을 너무 주지 말아야 한다. 무의미하게 쓰는 몸짓 언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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