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문요약 ▣

본 연구는 다문화 사회에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을 설명하는데 목적이 있다.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을 분석해보면 학생들을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 방관자는 대다수의 학생들이며 이들이 집단 따돌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룹이다. 이 글의 관심은 학교에서 나타나는 집단 따돌림에 방관자가 존재하는 이유를 밝히는 데 있다.


분석결과 정치권력 구조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 구조가 유사한 형태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통치자계급은 권력집단으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 집단과 동일시된다. 반항자계급은 통치자계급과 상반되는 입장을 지닌 집단으로 피해자 집단과 비슷하다. 정치적 무관심계급은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며 권력과 직접적인 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 방관자 집단과 같다.
따라서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을 근거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 집단의 행동근거를 파악할 수 있다.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은 현대의 정치과정의 거대화와 복잡화, 각종 분업에 따른 계층성의 형성, 대중소비문화로 인한 비정치적 영역에의 집중화, 번영된 사회생활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 중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의 행동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무력감이 무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분석을 통해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로 구성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조는 방관자의 경우 죄수의 딜레마에 의한 개인의 선택이 집단차원에서는 합리적이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다문화 사회에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예방 및 해결을 위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뿐만 아니라 방관자까지 그 범위를 확대한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 핵심어: 집단 따돌림, 방관자, 정치권력구조이론, 정치적 무관심, 죄수의 딜레마
 
 
목차
Ⅰ. 서 론
Ⅱ. 이론적 논의
1.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원인에 관한 기존의 이론 고찰
2. 정치 권력 구조와 집단 따돌림의 비교
3. 정치적 무관심과 집단 따돌림에서의 방관자
4. 게임이론과 집단 따돌림에서의 방관자
Ⅲ. 다문화 사회의 실태
1. 다문화 사회란
2. 국내 다문화 가정 자녀 현황
3. 다문화 가정 자녀 학교폭력 피해 경험
Ⅳ.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방관자
1.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정치 권력 구조 이론
2.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방관자와 정치적 무관심
3.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방관자와 죄수의 딜레마
Ⅴ. 결론
 
Ⅰ. 서 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리틀 싸이'가 다문화가정의 자녀인 것으로 밝혀지고, 다문화가정의 자녀라는 사실로 인해 학교와 사회에서 겪은 놀림과 차별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전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이라 불릴 정도로 그 거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타국으로의 이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한 지역에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다문화 사회라는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주변에서도 종종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뉴스와 신문에서도 다문화 현상에 관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 한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국내거주 외국인의 증가율이 높다. 즉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다문화 가정의 확대는 다문화 가정 자녀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겪는 어려움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정책을 내놓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만으로 모든 문제를 시정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특히 학교에서의 집단 따돌림 문제는 제도적 접근을 우선시하기보다는 그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가속화되어가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고, 다문화 가정의 겪는 어려움에 대한 논의와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논문들도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특히 이러한 집단 따돌림을 정치권력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그 중 방관자를 중심으로 한 연구들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방관자의 태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집단 따돌림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주제로 한 연구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본 논문의 의의는 다문화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한 학교 내 집단 따돌림 현상을 방관자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이들의 선택을 게임이론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 해결을 도모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 글의 관심은 그동안 다문화 지원 정책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학교 내 집단따돌림의 근본적 원인에 주목하여 집단 따돌림 문제의 해결 근거를 마련하는데 있다. 다문화 사회의 문제점 중에 학교폭력을 선택한 이유는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서 학교폭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다문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학교폭력의 종류 중에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을 선정한 이유는 학교폭력 중에서 집단 따돌림이 욕설에 이어 두 번째로 많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폭력으로 받는 상처는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것이 가장 크다는 것도 그 이유이다.

분석의 대상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의 가해자 집단, 피해자 집단, 방관자 집단이다. 이 중에서 특히 방관자 집단에 주목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방관자 집단은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집단 따돌림 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주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글의 목적은 학교 내 집단 따돌림 문제에서 나타나는 방관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들이 왜 방관자로 존재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본 글의 전체적인 구조는 먼저 Ⅱ장에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의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논의로서 정치권력의 구조와 정치적 무관심이론, 그리고 방관자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한 게임이론을 소개한다. 이어지는 Ⅲ장에서는 다문화 가정 자녀의 현황을 밝히고, 그들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 중 학교폭력의 실태를 논한다. Ⅳ장에서 정치권력의 구조와 학교 내 집단 따돌림 현상에서 학생들의 권력 구조를 비교한다. 또한 방관자를 정치적 무관심의 입장에서 분석하고, 이러한 방관자적 태도의 이유를 게임이론 중 죄수의 딜레마를 통해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Ⅴ장 결론에서는 위의 논의를 종합하고 다문화 사회에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해결방안을 제안할 것이다.
 
Ⅱ. 이론적 논의
 
1.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원인에 관한 기존의 이론 고찰
 
1) 집단따돌림이란
집단 따돌림은 다수의 구성원이 개인 또는 소수의 구성원을 무시하고 배격시키는 행위이다. 한 명의 학생이 다른 한 명의 학생을 따돌린다고 해도 그것은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다. 주변의 친구들이 가해학생을 제지하지 않거나 그럴만한 인유가 있다고 생각해서 괴롭히는 행위에 동조한다면 이 역시 집단 따돌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예방과 해결에 있어서 가해자와 피해자 못지않게 제3자들에 대한 교육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제3자의 행동에 따라 문제가 유지되거나 심화 또는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원인을 설명하는 이론은 몇 가지가 있다. 접근 방법으로 분류하면 구조적 접근과 인간중심적 접근이 있는데, 인간중심적 접근은 다시 심리-성향적 접근, 그리고 의도적 접근으로 나눌 수 있다.
 
2) 구조적 접근
구조적 접근은 집단 따돌림이 가족관계나 경제적 생활여건 등 외부적 환경에 의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가정환경을 집단 따돌림의 원인으로 분석하는 입장에서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를 주장하는데, 이는 자녀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과잉보호, 과잉수용 등을 포함한다. 또한 가정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데서 집단 따돌림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즉, 청소년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정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학교를 원인으로 하는 입장에서는 입시문제, 지나친 경쟁주의, 부족한 인성교육 등을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근거로 삼는다. 학교 교육의 본질적 기능은 지식 전달과 사회화인데, 현대에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제대로 된 사회화와 인성교육이 부재하고 이는 교육병리현상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사회환경을 원인으로 하는 입장은 청소년 유해환경과 대중매체가 학생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쳐서 집단 따돌림을 야기한다는 주장이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도 학생들이 다문화 가정 자녀를 배척하는 태도를 초래하기도 한다.

가정환경과 학교, 사회에서 집단 따돌림을 설명하는 구조적 접근 방법은 가해자 학생과 피해자 학생의 측면에서 주로 설명이 되어있어서 발생 원인을 파악하기에는 유리하다.
 
2)인간중심적 접근 중 심리-성향적 접근
심리-성향적 접근은 집단 따돌림의 원인을 주로 가해자학생의 측면에서 분석하려는 시도이다. 개인적인 특성을 집단 따돌림의 원인으로 보는데, 개인의 성격적 특성으로 폭력성, 충동성, 타인에 대한 강한 지배욕, 피해자에 대한 낮은 공감 등을 그 원인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심리 성향적 접근 방법은 가해자 학생에 대한 설명으로는 적합하다.
 
3) 구조적 접근과 심리-성향적 접근의 문제점과 한계
하지만 이러한 이론들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 대해 주로 가해자 학생과 피해자 학생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을 가해자와 피해자로만 축소시킨다는 한계가 있다. 그 결과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전체적인 분석이 결여되고, 해결방법 또한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은 학생 전체이다. 그 구성을 가해자 학생과 피해자 학생으로만 보는 시각보다는 방관자 학생을 포괄한 것으로 범위를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4) 인간중심적 접근 중 의도적 접근
의도적 접근방법은 인간의 행위가 추구하는 목적이나 의도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는 입장이다. 즉 자유의지와 합리성에 기초한 의식적 동기로 인한 행동을 분석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위를 하는 경우에 그는 자신의 이익을 기반으로 판단하고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이론으로는 정책결정이론과 게임이론, 합리적 선택이론이 있다. 이 중 2인 이상의 게임참여자가 존재하고, 이들 사이에 부분적이나마 이익 대립이 있는 상황에서 전략을 선택하고 그 전략에 따른 이해득실에 관한 이론인 게임이론을 사용하고자 한다. 의도적 접근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학생들이 합리성에 근거해 이해득실을 따져 자신의 입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중에서 게임이론을 선택한 이유는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는 다수가 존재하며, 이들은 자신에게 최선인 전략을 선택한다는 유사성이 있어서이다.
 
2. 정치권력구조와 집단 따돌림의 비교
 
집단 따돌림을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을 전체 학생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치 권력구조와 집단 따돌림의 구조를 비교해본다.

정치권력은 물리적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적인 강제력이다. 정치권력의 구조를 내용적으로 살펴보면 그것은 지배 복종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권력의 핵심인 위정자층이 있고, 피치자층을 지지자층, 무관심자층, 반항자층으로 나눌 수 있다.(이극찬 2004, 168)

리스만(D. Rissman)은 일반대중의 정치참가의 스타일로 네 가지 모델을 제시하는 데, 도학자형(maralizer), 내막정보통형(inside-dopester), 의분형(indignant), 무관심형(indefferent)이 그것이다. 또한 로버트 다알(Robert A. Dahl)은 정치참가의 성층으로서 권세자(the powerful), 권력추구자(the power-seeker), 정치적 관심층(the political strata), 정치적 무관심층(the apolitical strata)의 네 그룹을 제시한다.(이극찬 2004, 313)

본 논문에서는 정치 권력 구조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을 비교하여 그 유형을 분석해 볼 것이다.
 
3. 정치적 무관심과 집단 따돌림에서의 방관자
 
정치 권력 구조와 정치참가에 대한 위의 두 가지 분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정치적 무관심층이다. 그렇다면 정치적 무관심이란 무엇일까?

정치적 무관심(political indifference)은 사회 정치적 상황에 대한 관심이 결여된 것으로, 정치 문제에 대해 주체적인 인식이 없고, 실천적 행동 또한 보이지 않는 태도이다. 현대에는 정치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있음에도 정치를 거부하며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벗어나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정치적 무관심을 연구한 대표적인 이론가는 프롬이다. 프롬은 소외된 인간은 사회적 및 정치적 문제에 올바른 깊은 관심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하면서 정치적 무관심을 발생시키는 소외에 대해 논했다. 멜빈 시만(Melvin Seeman)도 소외론의 분석을 통해 소외의 척도를 무력감, 무의미감, 규범상실감, 고립감, 자기소원으로 제시했다. 이 중에서 자기에게 직면하는 여러 사건에 자신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매우 적다고 느끼는 것인 무력감(powerlessness)과 사회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행동이 그 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거나 한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유지되던 규범이 상실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규범상실감이 학교폭력에서 방관자를 유도하는 원인 중에 하나이다.

핀프터(A. W. Finfter)는 정치적 무력감, 정치적 무의미감, 정치적 무규범감, 정치적 고립감의 네 가지 항목으로 정치적 소외에 대해 설명한다. 이 중에서 정치의 변화에 아무런 영향력도 끼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데서 발생한 정치적 무력감과 일탈행동이 널리 일반화되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에서부터 정치적 소외를 설명하는 것이 뒤에서 논할 방관자에 대한 적실성 있는 설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은 소수의 지배자에 의해 정치가 이루어지며,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말이 있듯이 이들의 지배는 정당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게 될 개연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정치적 무관심이 정치에 큰 위협이 되듯이, 방관자적 태도는 학교폭력 집단따돌림에 있어서 사건을 방치하고 해결하지 않는 것으로써 학교폭력문제의 해결에 위협이 된다.

정치적 무관심은 정치적인 부패를 초래할 수도 있다. 소수 특권자들이 자의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하여 직권남용을 통해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을 견제할 일반대중이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이는 민주주의 반하는 세력을 공고히하게 되고 파시즘 독재의 기반이 될 위험성이 크다.(이극찬 2004, 331)

민주주의의 본질은 참여자에 의한 정치이다. 사회 구성원의 정치참여는 집단적 지혜를 발휘하게 하고, 폭정에 대한 하나의 보루로 작용한다. 올바른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시만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이다. 이러한 시민정신에 토대를 둔 정치는 민주주의의 유지와 발전에 기여한다.(이극찬 2004, 335)
 
4. 게임이론과 집단 따돌림에서의 방관자
 
게임이론은 일정한 조건에서 경쟁자들 사이의 경쟁상태를 모형으로 나타낸 뒤 경쟁자들의 선택을 분석하는 이론이다. 게임과 같이 서로의 선택을 고려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고르는 행동에 관한 연구이다. 정치, 군사,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는 게임이론 중에 하나인데, 게임이론에 등장하는 고전적 사례이다. 이 게임은 두 명의 참여자가 존재한다. 범죄의 용의자로서 각각 격리되어 경찰 유치장에 수감된 A와 B에게 담당검사가 만약 둘 다 순순히 범행을 자백하면 비교적 가벼운 형벌인 징역 3년을, 한 사람은 순순히 자백했는데 다른 사람이 부인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정직에 대한 보상으로 방면해 주려고 하나 부인한 사람은 10년을, 만약 둘 다 부인한다면 둘 다 1년을 구형하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조건에서 A와 B 두 용의자의 전략적 선택을 분석하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이론이다.(이극찬 2004, 752)
 
학교 내 집단 따돌림 문제에서 방관자를 죄수의 딜레마의 용의자에 대입해 방관자가 존재하는 이유를 게임이론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실제의 학교에서 방관자는 다수가 존재하나 죄수의 딜레마 이론에 적용하기 위해서 방관자는 두 명으로 가정한다. 이 이론을 통해 두 명의 방관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선택을 설명할 수 있고, 이를 확대하면 다수의 방관자가 있는 경우에의 적용도 가능하다.
 

상황

 
죄수의 딜레마
학교 내 집단따돌림
대상
두 명의 용의자
두 명의 방관자
취할 수 있는 두 가지 선택
묵비권 행사
집단 따돌림에 개입해 문제해결 시도(간섭)
자백
집단 따돌림에 개입하지 않음(불간섭)

 

 
 
Ⅲ. 다문화 사회의 실태
 
1. 다문화 사회란
다문화 사회는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는 사회로 다양성과 특수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집단 사이에는 언어와 종교 등의 차이로 존재한다. 또한 유입집단에 대한 고정관념이 존재하는데 이는 유입집단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
 
2. 국내 다문화 가정 자녀 현황
 
1) 다문화가정 자녀의 증가-연도별 다문화가정 초 중 고 학생 수
아래의 표는 앞으로 다문화 가정의 초 중 고 학생 수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그 증가치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 동안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21%인 8,276명이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표는 다문화가정의 자녀에 대한 연구와 이들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한 관심과 대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연도

 
2009
2010
2011
2012
2013
다문화가정 자녀(명)
26,015
31,788
38,678
46,954
 

 

 
2) 연도별 전체학생 대비 다문화가정 학생 비율
전체 학생 대비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체 학생 수는 매년 20만명 이상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다문화 학생의 수는 증가하고 있어서 2014년도에는 다문화 가정 학생의 비율이 전체 학생의 1%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연도

 
2009
2010
2011
2012
2013(추정)
2014(추정)
전체학생대비 비율(%)
0.35
0.44
0.55
0.70
0.88
1.10

 

 
3. 다문화 가정 자녀 학교폭력 피해 경험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율은 8.7%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학생의 비율인 1.9%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 중 집단 따돌림의 비율(34.7%)은 말로 하는 협박이나 욕설(66.5%)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집단 따돌림의 해결이 중요한 과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전체 학생의 학교폭력 실태와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부가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률은 1.9%(7만7000명)로 나타났다. 피해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5.3%로 가장 많았고, 집단 따돌림(16.5%), 폭행·감금(11.5%), 사이버 괴롭힘(9.7%), 금품 갈취(9.2%), 스토킹(9.0%), 강제 심부름(5.3%) 등의 순이었다. 학교폭력을 당한 공간으로는 교실 등 학교 안(71.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학생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학교폭력은 집단따돌림(83.5%)이었다. 집단 따돌림이 피해학생의 정서적 고통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다문화가정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경험에서 집단 따돌림이 차지하는 비율과 전체학생의 학교폭력 피해경험에서 집단 따돌림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해보면 다문화 자녀의 경우는 34.7%로 전체 학생의 16.5%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수치이다. 그리고 집단 따돌림이 피해학생의 정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이의 해결이 중요하다.
 
Ⅳ.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방관자
 
1.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정치 권력 구조 이론
 
정치권력의 구조를 위정자(통치자)와 피치자로 분류하고, 피치자를 다시 반항집단과 무관심한 집단으로 분류하듯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에도 이 무관심한 집단에 해당하는 방관자를 포함해야 구조적 분석이 용이하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가해자는 실질적 권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 권력 구조에서의 위정자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타인에게 관철시킬 수 있는 강제력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동조자는 권력 집단에 소속되고 싶다는 경향을 갖고 있으며, 집권자층에 동의하는 성향의 지지자층과 비슷하다. 권력에 순종하면서 이로인해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모습을 보인다.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피해자는 정치 권력 구조의 피치자 중에서 반항자에 비교할 수 있다. 이들은 권력을 소유하지 못하고, 권력에 의해 희생되거나 피해를 입는다. 그리고 현 정치 구조에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이 유사하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는 정치 권력 구조에서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계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신이 권력을 지닌 것도 아니지만, 현 정권으로 인해 막심한 손해를 입는 것도 아니기에, 정치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은 정치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제적 이익 등에 관심을 갖는다. 그 결과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려하는 경향이 있다.

앞에서 살펴본 정치 권력 구조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정치권력의 구조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
 
위정자층
가해자
 
지지자층
동조자
 
무관심자층
방관자
 
반항자층
피해자

 

 
정치 권력 구조에서는 위정자와 반항자보다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계층이 가장 많다. 이 현상은 현대사회에서 가속화되고 있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에서도 정치 권력 구조와 공통적으로 가해자 학생 집단과 피해자 학생 집단보다는 방관자 학생 집단의 비중이 가장 높다.
 
2.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방관자와 정치적 무관심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에서 가해자 학생과 피해자 학생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방관자 학생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방관자 집단은 대다수의 학생이라는 점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다.
사회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과 이들의 행동방식과 정치 권력 구조에서의 정치적 무관심 층의 행태가 비슷하다는 것에서 집단 따돌림에서 다수의 방관자가 존재하는 이유를 정치적 무관심과 비교한다.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으로는 현대의 정치과정의 거대화와 복잡화, 각종 분업에 따른 계층성의 형성, 대중소비문화로 인한 비정치적 영역에의 집중화, 번영된 사회생활 등이 제시된다. 현대 정치가 거대하고 복잡해지면서 일반대중이 무력감을 갖게 해서 이러한 무력감이 무관심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분업으로 인해서 자신의 일과 외부세계와의 연결성이 낮아진다. 그리고 소비문화는 정치보다는 재미에 치중하게 만들며,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안정되면 이에 만족감을 느껴 정치와 같은 문제에는 관심이 적어진다.

이 중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가 취하는 행동을 설명하는데 적합한 원인은 정치에 대한 무력감이 무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서는 일반대중이 정치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으며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이 매우 한정적이라고 느낀 결과 정치에 대해 무관심해진다는 것이다.
정치적 무관심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들과 유사하다. 방관자들은 자신이 집단 따돌림에 개입해도 현 상황이 크게 달라진다고 느끼지 않으며, 가해자 집단에 압도되어 그들에 비해 자신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집단 따돌림에 개입을 해서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낮고, 이에 따라 개혁의지가 거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정치적 무관심 층과 유사한 선택을 보인다. 이들은 정치 권력에의 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현실개혁에 대한 관여를 거의 하지 않으며, 자신의 개인적 이익만을 유지하기 위해 무관심을 선택한다. 이 두 집단은 정치에 대해 갖는 기대감과 능력감을 의미하는 정치적 효능감이 낮다고 할 수 있다.(박종화 2005, 95) 또한 효과적으로 정치에 참여하고 개인이 정치적 주체가 되어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는 발언권을 가질 수 있다고 느끼는 정도가 낮다.
 
3.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방관자와 죄수의 딜레마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상황에서 방관자의 행동을 게임이론 중 죄수의 딜레마에 적용해보면, 방관자를 용의자에 빗대어 볼 수 있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두 용의자는 범죄에 대하여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자백을 할 수 있다. 용의자들은 각각의 경우에 자신과 상대방이 받게 될 처벌의 양을 알고 있다. 단, 두 용의자는 격리되어 있어서 상대의 선택을 알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용의자가 받게 될 처벌의 양을 일종의 점수로 환산하여 표를 만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석방되는 것을 가장 좋은 경우로 생각하여 10이란 수치로 환산하고, 10년 구형을 받는 것을 제일 나쁜 경우로 생각하여 1의 수치를 부여한다. 다음에 징역 3년 구형을 3, 그리고 징역 1년 구형을 7이란 수치로 환산한다.
 

 

 
B
A
 
묵비권 행사
자백
묵비권 행사
A = 7
B = 7
A = 1
B = 10
자백
A = 10
B = 1
A = 3
B = 3

 

두 용의자는 각각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자백을 하는 것 중에 선택을 하게 된다.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이지만, A와 B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다른 결과가 나온다. 두 명의 용의자가 서로 소통을 할 수 없는 단절된 상황이기 때문에, 타인의 선택을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상대의 선택을 가정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결정을 선택하게 된다. A의 입장에서 B가 묵비권을 행사하기로 했다면, A는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자백을 할 수 있는데, A가 묵비권을 행사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7인데 비해, 자백을 하면 10이라는 이익을 얻게 된다. 즉, B가 묵비권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면 A는 자백을 하는 편이 더 낫다. B가 자백을 한다고 가정하는 경우에 A가 묵비권을 행사하게 되면 얻는 이익은 1인데, 자백하는 것을 선택하게 되면 3이라는 이익을 얻는다. B가 자백한다고 가정하는 경우에도 A는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보다는 자백하는 것이 더 효용이 크다. 따라서 B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경우와 자백을 하는 경우 모두 A는 자백을 하는 것이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A는 자백하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B의 입장에서 A의 선택을 가정하고 분석해도 마찬가지이다. 그 결과 A와 B는 둘 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자백하는 것을 택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이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자백을 하는 편이 최악의 경우에 발생할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게 되지만, 이 경우에 얻는 이익은 둘 다 묵비권을 행사할 때 얻는 이익보다는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체적으로 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를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상황에 적용해 보면 죄수의 딜레마에서 두 명의 용의자는 집단 따돌림에서의 두 명의 방관자로 생각할 수 있다. 용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은 방관자가 집단 따돌림에 개입해 문제의 해결을 시도하는 것(간섭)으로, 용의자가 자백을 하는 것을 방관자가 집단 따돌림에 개입하지 않는(불간섭)으로 하는 경우에 방관자의 선택의 경우는 다음 표와 같다.
 

 

 
방관자 B
방관자 A
 
간섭
불간섭
간섭
A = 집단 따돌림의 해결
B = 집단 따돌림의 해결
A =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
B = 직접적인 손해 없음
불간섭
A = 직접적인 손해 없음
B = 피해자가 될 수도 있음
A = 직접적인 손해 없음
B = 직접적인 손해 없음

 

 
방관자A와 B가 둘 다 집단 따돌림에 개입을 한다면 집단 따돌림의 해결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하지만 방관자A만 간섭을 하고 B는 간섭하지 않는다면 A는 피해자가 될 수도 있으나 이때의 B는 직접적인 손해를 입지는 않는다. 방관자 B만 간섭을 하고 A는 간섭하지 않는 경우에는 B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반면에 A는 직접적인 손해가 없다. 방관자 A와 B가 둘 다 간섭하지 않는 경우에는 A와 B 모두 피해를 당하지는 않는다.

이러한 상황을 방관자A의 입장에서 분석해보면 B가 간섭을 선택했다고 가정할 때 A가 간섭을 선택하거나 불간섭을 선택할 경우 모두 A와 관련한 직접적인 이해득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B가 불간섭을 선택했다고 가정하면 A가 간섭을 했을 때는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손해가 있지만, 불간섭을 선택하면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는 방관자B의 입장에서 A의 선택을 가정하고 분석해보아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방관자A와 B는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최악의 선택을 피하기 위해서 둘 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 간섭하지 않는 불간섭의 입장을 취하게 된다. 이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선택인 것은 맞으나, 사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이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된다는 결과를 낳게 된다.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의 합이 사회 전체적인 면에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결과를 낳게 되는 데 작용한 중요한 요인은 두 용의자를 격리시켜 심문하기 때문에 상호 의사전달을 통한 협조(cooperation)가 불가능한 상황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한국사회는 다문화사회로 나아갈 것인데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보다 열려있는 사회로 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다름을 인정하는 자세가 견지되어야 한다. 나아가 문화적 다양성의 장점을 살려 창조의 가능성이 열린 사회로 전진해야 할 것이다.
 
Ⅴ. 결론
 
본 연구의 출발점은 다문화 사회에서 학교 내 집단따돌림의 구조를 분석하고,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 중 방관자의 선택은 어떻게 결정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이 점을 규명하기 위하여 본 글에서는 정치적 권력 구조와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구성원을 비교하여, 집단 따돌림에서의 방관자를 정치적 무관심 층의 차원에서 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결과 정치적 권력 구조의 통치자층, 반항자층, 무관심층은 각각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집단, 피해자집단, 방관자집단과 유사했다. 이 중 방관자집단을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을 적용해보니 정치적 무력감이 집단 따돌림의 방관하게 되는 이유라는 설명이 가능했다. 의도적 접근방법으로 방관자의 행동을 죄수의 딜레마 이론으로 분석한 결과 그들의 선택이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른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한다는 특성은 방관자의 행동에 대한 근거가 되었다. 이러한 특성은 개인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인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결론적으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에서 방관자의 선택이 집단 따돌림의 유지, 심화 또는 약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방관자의 역할이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의 예방 및 해결에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방관자의 행동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더욱 필요하다.

한국이 성공적인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의식의 개선이 진정으로 필요하다.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한국인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을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끊임없는 외세의 침입을 받았던 역사적 경험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다민족 국가가 진정으로 비교우위를 지닌다고 말한다. 이는 한반도의 역사에서도 발견된다. 발해는 고구려 유민이 세운 나라이지만 말갈족 등 이민족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강성한 국가가 될 수 있었고, 통일신라 또한 주변국의 국민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도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그 위상을 높여나갈 수 있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이 다문화 사회는 한국에게 위협적인 요소가 아니다.

다문화 사회는 문화적으로도 다양성을 불어넣어 창조적 문화 계승의 발판을 마련한다. 경제적으로도 코리안 드림을 갖고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은 생산적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 또한 교육의 장에 있어서도 여러 문화의 아이들이 함께 지내면서 세계시민의식과 더불어 나와 다름을 수용하는 관용정신을 체득해나갈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언어를 접하는 기회를 얻음으로써 세상을 보는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자신과 다른 것은 배격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받아들이고 함께 발전해야 할 대상이다. 화이부동이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남과 조화를 이루며 지내되 자신의 중심과 원칙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문화 사회에서 타문화와 조화를 이루며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화이부동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창의적 융합으로 모두가 더불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배척과 편견 속에는 다문화를 가진 이들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다문화의 풍부함을 장점이 아닌 단일성이나 순수성에 대한 침범으로 보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문화의 다양성을 국가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고 풍요로운 자산으로 인정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문화적 배경을 가졌다는 것이 사회상승의 엘리베이터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다문화적 환경을 지닌 사람들이 있는 사회는 그 발전 가능성이 크다. 다문화적 배경을 지닌 아이들은 그 장점을 살려 외교관과 번역가, 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경쟁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은 학교에서 시작될 수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학교 내 집단 따돌림을 방관자를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해 해결을 모색함으로써 한국이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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