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을 하다 ‘기업에서 명문대학만을 골라 뽑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1차 서류심사에서부터 명문대학과 기타 대학을 구분해 명문대학이 아니면 이력서조차 보지 않고 제외시킨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의 뉴스. 소위 명문대라는 연세대, 고려대의 취업률이 많이 낮아져 이제는 서울대 아니면 취직하기 힘들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대학 학생들은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하다.

  통계청이 지난 18일 발표한 2월중 청년(15~29세) 실업률은 9.1%로 2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자 90만명의 절반이 넘는 46만명이 청년실업자인 셈이다. 이런 최악의 취업률 때문에 취업 준비에 도움을 주고자 지난 16일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 및 이의 실현방안’이란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러나 세미나 취지와는 달리 이 곳을 다녀온 많은 이들에게 실망감만을 안겨줬다. 삼성전자, LG전자, SK, 포스코, 대한항공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을 초청해 국내 대기업이 바라는 인재상과 채용기준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하지만 학생들의 대부분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아니라 기업 홍보 밖에 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우리는 왜 기업에 맞는 인재가 돼야 하는 것인가. 어떤 회사의 간부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과목들이 자기네가 필요로 하는 분야의 교육을 외면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디지털대 김중순 총장은 “이런 식으로 가다가 어쩌면 기업들이 대학에 ‘맞춤식 교육’을 요구할 날도 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대기업들은 명문대학 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현 실태다. 그렇기 때문에 기타 대학의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노력한다해도 명문대학이 아닌 이상 돌파구는 없기 때문이다. 기타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학점을 잘 받고, 토익 시험에 높은 점수를 받아도 기업에서는 명문대가 아니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류조차 보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명문대학과 기타대학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일까. 어느 대학이 더 배우고 덜 배움을 단지 대학의 이름으로 평가 할 수 있을까.

   기타 대학의 취업난은 학교의 문제도, 일자리의 부족 문제도 있겠지만 기업이 명문대만을 선호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기업은 허울 좋은 대학의 이름이 아닌 객관적인 평가 기준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아야 한다. 물론 우리대학 학생들이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조건에서 말이다.  

  또 우리대학 자체 내에서도 기존 대학이 할 수 없는 입학정원 감축, 취업 관련 과목 개설 등 과감한 시도로 다른 대학과 차별화 돼야 한다. 분명 지성인을 양성해야 하는 대학에서 취업만을 고집할 수는 없겠지만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취업을 하지 못한 선배들은 취업 준비를 위해 오늘도 취업 포털 사이트를 뒤지고 수십장의 이력서를 쓰고 있는 현실이 남 얘기같이 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이기 때문이다. 강현주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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